건축가 김석철과 모스크바 취재를 간 것이 꼭 20년 전이다. 말(言)과 걸음이 머리 회전만큼 빠른 그와 다니는 건 중노동이었다. 눈보라 치는 밤에 또 성 바실리 사원을 보러 가자기에 “낮에 실컷 봤다”며 손을 내저었다. 김석철은 빙그레 웃으며 혼자 나갔다. 그리고 동아일보 ‘천년 건축…
현대자동차가 1976년 1월 내놓은 포니는 한국의 첫 고유 자동차 모델로 꼽힌다. 하지만 포니에 탑재된 엔진은 기술제휴 파트너였던 일본 미쓰비시차의 1238cc 새턴 엔진이었다. 당시 한국은 자동차 핵심 부품인 엔진을 독자 개발할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 1982년의 스텔라, 1985년…
올 4월 인도 북부 하리아나 주에 사는 70대 할머니가 결혼 46년 만에 첫 아들을 낳았다. 초고령 산모는 출생신고서도 없어 정확한 나이를 모르는데 남편(79)보다 대여섯 살 적은 것으로 추정된다. 손주 볼 나이에 몸무게 2kg의 갓난아기를 품에 안은 엄마는 “신이 나의 기도를 들어주…
1989년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의 다바오 시. 교도소에서 벌어진 폭동사건 와중에 호주 여성 선교사가 집단 성폭행 끝에 숨졌다. 당시 시장이 그때를 회상했다. “그녀(선교사) 얼굴이 너무 예뻐서 내가 먼저 (강간) 했어야….” 당장 호주와 미국 대사가 항의하고 외교문제로 비화됐다. …
고국 떠난 파키스탄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이 영국이다. 최근 파키스탄 이민 2세 사디크 칸이 런던시장에 선출되자 이역만리 파키스탄 정계가 들썩인 이유다. 노동당 소속 칸은 득표율 57%로 집권 보수당 후보를 제치고 첫 무슬림 시장이 됐다. 그는 버…
미국 대통령 가운데 최악의 골퍼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라고들 한다. 클린턴은 재임 시절 400여 회나 라운딩을 했던 골프광이었지만 실력은 형편없었다. 기자들이 물으면 멀리건을 남발하고 OK(컨시드)를 넉넉히 받아낸 이야기는 빼고 스코어카드에 적힌 숫자만 말했다. 한 홀에서 두 번 이…
영국 시인 윌리엄 어니스트 헨리(1849∼1903)는 열두 살 때 결핵균이 뼈 속에 침투한 사실을 알게 됐다. 어린 나이에 왼쪽 무릎 아래를 절단하는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이 고통과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이 ‘인빅터스’란 짤막한 시의 소재다. 라틴어에서 유래한 ‘인빅터스’는 정복되지 …
‘영국 신사 같다’는 말은 매너가 좋다는 의미도 있지만 옷을 잘 입는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영국 신사의 의복 철학은 검소하고 평범해 ‘남의 눈을 끌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만 특정 목적을 위한 옷을 입을 땐 반드시 격식을 갖춰야 한다. 영국에서는 사교클럽이나 고급 식당에 초대받았…
헌법 13조 후반부는 ‘모든 국민은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했다. ‘이중 처벌 금지 원칙’으로 일사부재리 원칙이라고도 한다. 동일한 범죄로 거듭 두 번 처벌받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이태원 살인사건’에서 이미 무죄 판결을 받았던 에드워드 리가 1월 진범 …
영국 왕실예법에 따르면 여왕이 말을 걸기 전까지 입을 열어선 안 된다. 신체 접촉도 금지다. 2009년 버킹엄궁 리셉션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가 미국식 친근함의 표시로 여왕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가 결례 논란으로 번진 것도 그 때문이다. ▷이란을 국빈방문 중…
건국대 산학협력단 정의준 교수는 2000여 명의 청소년과 부모를 심층 분석해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부모가 많이 간섭할수록, 고등학생은 부모의 기대가 높을수록 게임에 몰입하는 경향이 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부모가 주는 스트레스가 게임 과(過)몰입의 원인이라는 얘기다. 요즘 아이들은 …
‘빼어난 가는 잎새 굳은 듯 보드랍고/자줏빛 굵은 대공 하얀 꽃이 벌고/이슬은 구슬이 되어 마디마디 달렸다.//본디 그 마음은 깨끗함을 즐겨하여/정(淨)한 모래 틈에 뿌리를 서려두고/미진(微塵)도 가까이 않고 우로(雨露) 받아 사느니라.’ 가람 이병기의 시조 ‘난초’ 중 마지막 두…
5년 전 이란 테헤란에 출장 갔을 때 대기오염으로 악명 높은 매연을 온몸으로 느꼈다. 무역 제재로 인한 만성적 부품 부족 탓에 폐차장에 가야 할 중고 자동차들이 거리를 휘젓고 다녔다. 박물관과 현대미술관에는 페르시아의 위대한 유물이 초라한 유리 진열장 속에 웅크리고 있었다. ▷이…
3월 미국 대통령으로는 88년 만에 쿠바를 공식 방문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가 에어포스원에서 내릴 때 동행인들이 눈길을 끌었다. 두 딸과 장모 메리언 로빈슨이 우산을 쓰고 오바마 대통령 부부의 뒤를 따랐다. 대통령의 해외출장에 장모가 동행하는 장면은 낯설었다. 장모는 사위가 쿠바에…
대통령의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오찬 간담회가 열린 26일,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박지원 의원에게 “박근혜 대통령이 양적완화가 뭔지 모를 것 같은데요? 하하하. 아유 참…” 했다고 한다. 천정배 공동대표에겐 “너무 경제를 모르는 사람이 청와대에 앉아 있어 가지고…. 경제도 모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