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국의 역사, 조선을 읽다’(돌베개)를 쓴 재야 사학자 김기협은 경기고 이과를 수석 졸업하고 서울대 문리대 수석 입학으로 물리학과에 들어갔지만 역사 연구로 방향을 틀어 사학과를 졸업했다. 그의 부친은 6·25전쟁 때 인민군 치하의 서울에서 숨어 살던 3개월을 생생한 일기(‘역사 앞에…
그는 참 자상한 아버지였다. 작년 5월 미국 출장을 갔을 때 공교롭게도 유학 간 아들의 졸업식과 겹쳤다. 그래서 졸업식도 참석하고 아들 친구를 불러 모아 한 끼에 1000달러 넘는 돈을 법인카드로 긁었다. 9월 뉴욕 출장은 공교롭게도 가족여행이랑 겹쳤다. 그대로 묻힐 뻔한 가족사는 마…
골프에서 파(par)보다 하나 적은 타수인 버디(birdie)는 버드(bird)에서 왔다. 미국 애틀랜타시티CC에는 1903년 버디란 말이 기원했다는 홀이 있다. A 스미스란 사람이 이곳 파4홀에서 거의 홀에 붙이는 세컨드 샷을 친 후 스스로 감탄해서 ‘a bird of shot’이라…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연구팀은 다양한 연령대의 자녀를 둔 2200여 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어머니로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물었다. 그 결과 중학생에 해당하는 11∼14세 자녀를 둔 어머니들이 공허감, 낮은 인생 만족도, 자녀들의 어머니 거부, 자녀들의 부적응과 긍정적 행동 부족, 부정적…
“지카 바이러스에 걸리면 머리 작은 아기 낳는다며?” “그러게. 머리 작은 아기 낳으면 얼마나 좋을까.” 20대 여성들이 엘리베이터에서 나누는 대화를 들으며 헛웃음이 나왔다. 그들은 소두증(小頭症)을 연예인처럼 작은 얼굴을 갖는 걸로 이해하고 있었다. 소두증에 걸린 신생아 머리 둘레는…
바둑은 동양, 체스는 서양을 대표하는 보드게임이다. 바둑은 돌을 두는 착점이 361개다. 첫수를 주고받는 경우의 수만 12만9960가지다. 체스는 첫수를 주고받는 경우의 수가 400가지다. 바둑 한 판의 경우의 수는 수학적으로 단순히 계산해도 700자리 수가 되어 계산이 불가능하다고 …
“무엇을 입어야 할까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가 육아휴직을 끝내고 출근하는 날 회색 티셔츠와 진회색 후드 티로 가득한 자신의 옷장을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하며 물었다. 저커버그가 티셔츠와 후드 티를 즐겨 입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똑같은 옷이 여러 벌 걸려 있는 모습에 고개…
‘글로벌 인재(Global talent)’라는 저서를 낸 미국 스탠퍼드대 사회학과 신기욱 교수는 “미국 사회를 이끄는 혁신의 힘은 ‘다양한 국적의 인재’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실제로 실리콘밸리 회사 설립자 절반이 외국 태생이다.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처…
영어에 업스커트 포토(upskirt photo)라는 말이 있다. 스커트 아래에서 위로 올려 찍는 사진을 말하지만 스마트폰으로 몰래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찍은 사진을 일반화해서 이렇게 지칭한다. 이런 사진을 불법으로 볼지 확립된 기준은 아직 없다. 미국 텍사스 주와 오리건 주, 워싱…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다. 그가 공직을 맡기 훨씬 전인 2006년 12월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낙동강 전선’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한강 전선이 아니라 낙동강 전선에서 용이 나온다. 역사의 해안가에서 지금 날개 달고 날 채비하는 사람이 많다…
어릴 적 ‘이등박문 같은 ×’이라는 욕이 있었다. 이등박문을 그냥 ‘안중근 의사가 쏘아 죽인 나쁜 일본인’ 정도로 알았다. 나중에야 그가 고종과 대신들을 겁박하고 회유해 을사늑약을 체결한 뒤 초대 한국 통감에 오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임을 알게 됐다. 뒷날 이토가 메이지(明治) 내…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20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한 장의 사진이 화제다. 대구지역에 출마한 예비후보 6명이 이날 아침 대구 남구의 해장국집에서 ‘총선 필승’을 외치는 모습이다. 정 전 장관은 사진과 함께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행동을 같이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썼다. …
요즘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미셸 판은 흙수저였다. 그의 부모는 달랑 20달러 쥐고 미국에 이민 온 베트남계였다. 넉넉지 않은 살림에 하도 이사를 많이 다녀 늘 외톨이 신세였다. 혼자 노는 데 익숙했던 그는 어머니한테 배운 화장법을 바탕으로 2007년 골방에서 나 홀로 찍은 메이크업 영상…
소설가 이대환이 쓴 평전 ‘박태준’을 읽었을 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은 구절이 있다. “이 돈은 우리 조상님들 피 값이다. 공사를 성공 못하면 우리 모두 다 우향우해서 저 포항 앞바다에 빠져 죽자.”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로 일본에서 받은 무상자금 3억 달러, 유상자금 2억 달러를 …
신영복의 첫 책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 나왔을 때 무기수가 감옥에서 그런 맑은 생각을 끌어낼 수 있다는 데 놀랐다. 소주 ‘처음처럼’이 나왔을 때는 정겨운 글씨체가 신영복의 것이라는 데 대해 다시 놀랐다. 그의 ‘강의’나 ‘담론’을 읽으면서는 동양 고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신선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