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포스코는 흔히 ‘민영화한 공기업’으로 불린다. KT는 2002년, 포스코는 2000년 정부 지분을 모두 매각해 민간기업으로 변신했다. 한국전력 같은 공기업을 제외한 재계 서열은 포스코가 6위, KT가 11위다. 이석채 KT 회장과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2009년 최고경영자(CE…
“‘승자독식’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중산층이 소비를 못하면 기업도 소비자를 잃습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요즘 미국 전역을 돌며 국민을 대상으로 경제 강연을 한다. ‘중산층을 위한 더 나은 계약’을 내걸고 지난달 일리노이 주 녹스대에서 시작한 첫 연설에는 ‘중산층’이라는 단…
영국에서 은퇴한 노인들이 인도의 낡은 호텔로 모여든다. 적은 비용으로 인생의 황혼기를 멋있게 보낼 수 있다는 과장 광고에 속은 사람들이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 저마다 다른 사연과 목적으로 인도행을 선택했지만 막상 와보니 기대와는 영 딴판이다. 하지만 그들은 온갖 우여곡절 끝에 풍부한 …
대학교수들은 학기 말만 되면 학생들의 전화와 e메일로 곤욕을 치른다. 학점 좀 올려달라는 요청이 대부분이다. “집이 어려워 장학금을 받아야 하는데 선생님만 B학점을 주시면 된다”거나 “유학 가려는데 학점이 조금 모자란다”는 말은 애교에 속한다. “시험을 분명 잘 봤는데 채점 기준이 뭔…
경남 합천 해인사, 경남 양산 통도사, 전남 순천 송광사를 3보(三寶) 사찰이라 부른다. 이 중 해인사는 부처님 말씀인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다고 해서 불(佛) 법(法) 승(僧) 3보 중 법보 사찰이라고 한다. 팔만대장경은 고려 때 몽고의 침략을 받아 강화도에 천도하고 있던 무신 정…
1969년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필립 짐바르도 교수는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슬럼가의 한 골목에 차량 두 대를 세워 뒀다. 차이라면 한 대는 보닛만 열어 놓고, 다른 한 대는 보닛도 열고 유리창을 조금 깼다는 것. 1주일 뒤 보닛만 열어 둔 차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유리창이 깨진…
전북 전주와 광주, 서울의 법정을 오가며 재판만 7번을 받았다.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법 선거자금을 받은 혐의였다. 대법원이 두 차례나 파기환송을 해 결과는 예측불허였다. 검찰의 기소로부터 2년 7개월. 임기 내내 재판을 쫓아다니며 절치부심(切齒腐心)했으나 결국 그제 대법원이…
CJ그룹은 지난달 이재현 회장이 만성신부전증과 함께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CMT)를 앓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내놨다. 수천억 원대 비자금을 차명 운용하면서 546억 원의 세금을 포탈하고 국내외 회사자산 963억 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수감 중일 때다. 이 회장은 28일로 예정된 신장…
‘점핑 예! 점핑 예! Everybody.’ 멤버 5명이 번갈아 제자리 뛰기를 한다. 자동차 엔진 실린더의 피스톤 운동이 떠오른다. 그래서 붙은 이름이 ‘직렬 5기통’ 춤. 별 의미 없는 가사가 귓가를 맴돌고 괜히 어깨가 들썩여진다. 전혀 섹시하지 않은 ‘털털 코드’ 의상도 이채롭다.…
“누가 저를 좀 입양해 주세요. 외국인이나 재벌이면 더욱 좋겠습니다.” 2002년 한 여중생이 입양홍보단체 홈페이지에 깜찍한(또는 발칙한) 글을 올렸다. 피아노 전공이 꿈인데 집안이 어렵다며 “단지 부모라는 이유로 무조건 사랑해야 하는 게 너무 싫다”고 했다. 다행히도 담임교사가 “잘…
“이 넓은 우주에 우리만 존재한다면 그것은 엄청난 공간의 낭비다.” 천문학자이자 과학저술가인 칼 세이건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과 같은 지적 생명체를 우주에서 찾고자 하는 호기심은 외계지적생명체탐색(SETI·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배우 톰 행크스가 젊었을 때 출연한 ‘빅(Big·1988년)’이란 영화가 있다. 열두 살 난 개구쟁이 소년 조시는 어느 날 순회 곡마단 구경을 갔다가 소원을 들어주는 기계를 발견한다. ‘어른이 되고 싶다’는 소원을 빈 다음 날 아침, 소년은 30세의 어른이 되어 깨어난다. 이 영화의 …
부메랑(미국), 패러사이트 싱글(일본), 키퍼스(영국), 네스트호커(독일), 탕기(프랑스), 캥거루족…. 성인이 돼 집을 떠났다가 취업난 등을 이유로 다시 부모의 집으로 돌아와 사는 젊은 세대를 뜻한다. 우리나라에선 신(新)캥거루족까지 등장했다. 국립국어원의 ‘2012년 신어 기초 자…
올해 7월 일본 도쿄 국제도서전에서 일본의 석학 가라타니 고진과 대담을 한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는 “한국은 일본에 비해 전통문화가 훨씬 많이 파괴됐다”고 말했다. 국내 인문학 분야의 권위자로 꼽히는 김 교수의 지적은 정확하고 타당하다. 선인들의 지혜와 경험이 농축된 고전 문헌들은 활…
‘그동안 많은 총애를 받았사옵고 또 적지 아니한 폐를 끼쳤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오늘 먼저 갑니다. 여러분, 부디 안녕히 계십시오.’ 1974년 2월 8일자 동아일보에 색다른 부음 광고가 실렸다. 5일 전 향년 80세로 타계한 언론인 출신 진학문 씨가 미리 작성해 놓았던 자신의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