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 러시아를 몰락시킨 1917년 2월 혁명의 원동력을 무산자(無産者)의 계급투쟁으로 설명할 수도 있지만 황제로부터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한 군부가 혁명군을 저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1981년부터 30년간 철권통치를 편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몰락도 마찬가지다. …
미국 뉴욕 맨해튼 남부의 소호는 고급 브랜드 매장과 맛집이 밀집한 지역이다. 오늘날은 뉴욕에서 가장 잘나가는 세련된 동네로 꼽히지만 원래 이곳은 버려진 공장지대였다. 지금처럼 활기 넘치는 지역으로 탈바꿈한 것은 예술의 힘이다. 뉴욕의 제조업이 쇠퇴해 빈 건물이 하나둘 생겨나면서 196…
올 7월 16일 야후의 새 최고경영자(CEO)로 머리사 메이어가 낙점된 일은 여러 가지 면에서 화제를 모았다. 첫째는 메이어가 구글의 부사장 출신이라는 점이었다. 업계 1위인 구글의 핵심 20인 중 한 명인 그가 무엇이 아쉬워 위기에 빠진 경쟁업체 야후 CEO로 이직했는지 뒷말이 무성…
한 지인의 고교생 딸이 추석 연휴에 혼자 집에 남겠다고 선언했다. 대외적 명분은 ‘중간고사 대비’였으나 친척 어른들의 잔소리와 과도한 관심을 피하기 위해 ‘잠수’를 타려는 것이다. 어릴 적엔 지방에 있는 본가와 외가를 돌며 인사를 다니고 용돈을 챙기는 것을 큰 기쁨으로 여겼지만 커가면…
책사(策士)는 예로부터 자기를 써주는 사람을 찾아다니는 법이다. 맹자는 추나라 사람이지만 위나라에서 혜왕의 멘토 역할을 하다가 그 아들 양왕이 도무지 임금답지 못하자 제나라로 떠나 거기서 선왕의 멘토 역할을 했다. 그 전에 공자도 마찬가지였다. 공자는 노나라 사람이지만 제나라로 가서 …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MBC TV ‘100분 토론’을 진행할 때 박원순 당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가 물었다. “저와 1956년생 동갑인데 젊어 보이는 비결이 뭔가요?” 손 교수는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도 동갑”이라고 친절히 알려주면서 “제가 동안(童顔)이라기보다 박 이사님이 노안(老…
우리나라에선 나이에 따라 투표 스타일이 다르다. 대개 50대 이상 연장자들은 아침에 일찍 투표를 하지만 젊은층은 오후에 투표소를 찾는다. 연장자들은 ‘아침잠’이 없어 투표를 일찍 하고 올빼미 체질의 젊은이들은 휴일에 늦게 일어나 오후에 투표를 한다. 선거 전문가들은 투표 시간대별 투표…
유상준 씨는 1998년 9세 맏아들을 데리고 탈북했다. 아내와 차남이 굶주림으로 세상을 뜬 뒤였다. 유 씨는 일단 혼자 한국에 들어온 뒤 중국에 남겨둔 아들을 데려오려고 백방으로 손을 썼다. 탈출하던 아들 일행은 2001년 중국-몽골 국경 근처에서 공안에 발각돼 흩어졌고 아들은 사막지…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대중음악계의 최고봉인 ‘빌보드핫100’ 정상을 넘보는 비결에 대해 AP통신이 ‘덜 세련된’ 이미지 덕을 봤다는 분석 기사를 썼다. 미국인들은 슈퍼주니어처럼 잘생기고 멋진 스타일의 동양 남자는 불편하고, 브래드 피트나 키아누 리브스만큼은 아닌, 적당히 생긴 사람을…
세계 최고의 제조업 국가 독일의 힘은 마이스터(meister)에서 나온다. 중세의 장인(匠人)제도를 근대식 교육시스템에 접목해 육성하는 현장전문기술인이다. 시원(始原)은 1897년 빌헬름 2세 당시 결성된 마이스터 연합에서 찾을 수 있다. 독일은 인문계 학교인 ‘김나지움’에 진학하는 …
사업을 막 시작한 A 씨(50)는 대기업 최고경영자로 일하는 선배를 만났다가 “당장 피부 관리부터 하라”는 면박을 당했다. “요즘 세상에 푸석푸석하고 피곤에 지친 얼굴로 돌아다니는 사장과 누가 거래를 하겠느냐”는 얘기였다. 면도를 하고 난 후 스킨로션도 잘 바르지 않던 A 씨는 선배와…
17일 낮 미국 뉴욕 맨해튼의 골드만삭스 본사 앞. 서너 명의 건장한 경찰관들이 짧은 치마 차림의 가냘픈 여성을 꿇어앉힌 뒤 우악스럽게 팔을 꺾어 수갑을 채웠다. ‘월가 점령’ 시위 1주년 시위 참가자였다. 경찰은 보도로 행진하던 시위대까지 “보행자를 방해한다”며 잡아들였다. 그날 밤…
1997년 1월 20일 부산교도소. 감방 화장실 환풍구의 쇠창살 2개가 뜯겨 있고 죄수 신창원이 사라졌다. 탈옥 준비는 치밀했다. 교도소 작업장에서 쇠톱 2개를 신발 밑창 고무에 홈을 내 숨긴 뒤 감방으로 들여왔다. 창살 절단 작업은 소음을 숨기기 위해 음악 방송이 나오는 오후 6∼8…
문재인 의원이 민주통합당 대통령후보로 선출되던 그제 통합진보당도 당원결의대회를 열었지만 내홍(內訌)으로 당이 두 동강 난 탓인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다음 날 언론에 보도된 한 장의 사진과 동영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통진당에 잔류한 구당권파 이정…
경북북부교도소(구 청송교도소)에 복역 중인 한 성범죄자가 얼마 전 경찰관에게 편지를 보내왔다. 제목은 ‘성폭행 피하는 방법’. 그는 요즘 성범죄가 너무 창궐해 피해자가 그만 나오길 바라며 편지를 썼다고 했다. 그는 ‘지하주차장에서 자동차 리모컨 키를 멀리서 누르지 말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