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성동구의 한 뷔페식당이 기자들로 들썩였다. 고문으로 악명을 떨친 이근안 씨(74)의 회고록 ‘고문기술자 이근안의 고백’ 출판기념회가 열리고 있었다. 고문죄로 징역 7년 형기를 마치고 2006년 출소한 이 씨가 6년 만에 공개된 자리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행사 주인공인 이…
36년 전, 차가웠던 감방 안에서 꾹꾹 눌러썼던 편지. 간첩으로 몰려 재판에서 무기징역형을 구형받은 뒤 선고를 앞두고 절망감에 빠져 있던 재일동포 2세 김종태 씨(62·당시 26세)는 누군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리라는 마지막 희망을 담아 재판부에 최후진술서를 써서 보냈다. 한 줄 …
21일 오전 3시경 전남 고흥군 도덕면 한 흙집. 주모 씨(60) 부부와 외손자(6)가 이불을 두 겹으로 덮고 체온으로 추위를 견디며 잠을 자고 있었다. 15만7740원의 전기요금을 내지 못해 지난달 30일부터 전기가 끊겨 난방을 하지 못한 채였다. 주 씨 부부는 형편이 어려운 딸이 …
아내를 잃은 남편은 ‘살인마를 사형시키라’고 요구했다. 손은 떨렸지만 의지를 보이려는 듯 증인석에 꼿꼿이 앉은 채였다. 8일 오전 10시 서울동부지법 1호 재판정에서 제12형사부(부장판사 김재호) 심리로 열린 서울 광진구 중곡동 주부 살인범 서진환(사진)의 결심 공판. 박모 씨는 증인…
“어머니 모시느라 결혼도 미룬 효자였는데….” 인천 부평구 청천동 물류창고 이랜드월드 지하 2층에서 2일 발생한 화재를 다음 날까지 진압하던 도중 숨진 김영수 소방경(54·부평소방서 갈산 119안전센터 부센터장)의 빈소가 마련된 인천 중구 신흥동 인하대병원 영안실. 4일 기자가 찾은 …
30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별관 인권교육센터에서 열린 ‘여성 승무원에 대한 용모·복장 제한과 인권’ 토론회장. 항공사가 여승무원에게 적용하는 두발 및 복장 규제의 인권 침해 여부를 놓고 같은 회사 여승무원끼리 찬반토론이 벌어졌다.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인 권수정 씨(39·공공운…
‘검경 갈등의 희생양인가, 법원의 오판(誤判)인가….’ 19일 이철규 전 경기지방경찰청장(55·사진)에 대한 선고공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425호 형사합의23부 법정. 재판장인 정선재 부장판사가 판결문을 읽어 내려가자 이 전 청장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돈을 줬다는 유동천…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랑하는 이에게 짐이 되어주지 않는 것일까. 떠난 사람을 향한 남겨진 사람의 사랑은 어떻게 해야 할까. 13일 오후 3시 40분경 부산 강서구 대저동 낙동강 하구 습지에서 익사로 추정되는 50대 남자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 남성의 발목에는 찢어진 비닐봉지가…
“보고할 일이 있어 회장실에 갔는데 테이블과 바닥에 100만 원짜리 뭉칫돈이 가득 쌓여 있었고 회장님(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과 비서가 돈다발 띠지를 고무줄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수억 원은 돼 보였습니다. 저는 보고를 하며 작업을 도왔습니다.”(미래저축은행 김모 전무) …
“전남 부안의 내변산국립공원에 월명암이라는 유명한 암자가 있습니다. 피고인에게 그곳에 있는 글귀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무엇을 들었다고 쉽게 행동하지 말며 그것이 사실인지 깊이 생각하여 이치가 명확할 때 과감히 행동하라.’ 이 말을 새겨 다들 지혜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기 바랍니다.”…
28일 오전 8시 18분경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의 L물류센터 1층 화재 현장. 화재 진압에 나섰던 김성은 소방위(45·화도안전센터 2팀장·사진)가 현장에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그는 전날 오후 11시 34분경 발생한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 화재는 1시간여 만인 밤 12시 45분경…
24년 전 조산원에서 아이를 낳았을 때 조산원 측의 사산이라는 말을 믿고 지내온 한 부부와 그때 죽은 것으로 알려졌던 딸이 상봉했다. 호주의 민영방송사 SBS는 18일 ‘영아 매매’를 통해 입양된 한국계 호주 여성 에밀리 윌(가명·24) 씨의 기구한 인생을 소개했다. 방송에 따르면 현…
20일 ‘산부인과 의사 시신 유기 사건’의 첫 공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525호. 피고인석에는 두 명이 앉아 있었다. 30대 여성에게 수면제 주사를 놔 숨지게 한 뒤 유기한 의사 김모 씨(45)와 그의 부인 서모 씨(40)다. 서 씨는 남편이 내연녀의 시신을 유기하는 데 도움을 준 혐…
13일 오후 7시 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 상습절도 혐의로 피고인석에 선 배모 씨(44)에게 담당 재판부(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설범식)는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배 씨가 법정에 선 것은 이번이 8번째다. 취객의 지갑을 훔친 죄에 비해 중형이 내려졌…
“어디서 많이 봤는데….” 지난해 1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는 임모 씨(35)는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이모 씨(33)가 중학교 후배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정신지체 1급 장애를 갖고 있는 이 씨의 중학생 시절 모습이 어렴풋이 겹쳤다. 경찰 단속이 심해져 업소는 매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