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진심으로 사죄합니다.” 비가 오락가락하던 5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앞. 지나가는 시민을 향해 연신 허리를 굽히는 일본인 여성 20여 명이 있었다. 이들은 우산도 비옷도 챙기지 않은 채 약 2시간 동안 길가에 서서 군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저축은행 사건으로 국민들이 피눈물을 흘렸습니다. 나이와 건강을 이유로 선처를 바라는 게 떳떳하다고 생각하십니까?” 4일 오전 서울고법 403호 법정.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72·구속 기소)에게서 청탁과 함께 3억9000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1…
캐나다에서 36년간 생활한 교포 진승섭 씨(63)는 사업차 한국에 들른 지난달 11일 오전 8시 가판대에서 산 동아일보 1면 기사를 보고 놀라 곧바로 택시를 잡았다.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의 ‘탈북자는 변절자’라는 폭언을 들은 여명학교 청소년들이 큰 충격에 빠져있다”는 기사였다. 2…
지난달 30일 오후 2시 50분경 광주 남구청 앞 도로. 앞을 분간하기도 힘들 정도로 쏟아지는 폭우 속을 달리던 금남59번 시내버스가 고갯길 가장자리에 멈췄다. 승강장이 아닌 곳에서 버스가 멈추자 승객 10여 명은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 시내버스 운전사 최석준 씨(45)는 …
19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1가 영등포광장에서 만난 ‘털보 형님’ 박희돈 목사.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일방적으로 찍은 사진을 액자에 끼워 보내고 돈을 부치라는데…. 난감하네요.” 결혼이주여성 A 씨의 남편은 10일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한숨을 쉬었다. A 씨 가족은 ‘LG와 함께하는 동아 다문화상’을 받으려고 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했다. 행사장에서 낯선…
12일 서울 동대문구 휘경2동 주민센터에 작업복 차림의 60대 남성이 들어섰다. 그는 팽팽히 부푼 검은 비닐봉지를 든 채 두리번거렸다. 주민센터 직원이 용무를 묻자 그는 “어려운 곳에 써 달라”며 검은 봉지를 내려놓고 사라졌다. 봉지 안(사진)에는 1000원짜리 지폐와 동전이 한가득 …
“요즘엔 주말에도 일을 나가셨어요. 말씀은 안 하셨지만 아마도 제 대학등록금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던 것 같아요. 평생 고생만 하셨는데….”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되새기는 고등학교 3학년 김소은 양(18)의 눈시울은 금세 다시 붉어졌다. 패…
“두 달밖에 안 지났는데 벌써 잊은 건가요?” 2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 사병 3묘역. 지난해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김오복 씨(51·고 서정우 하사의 모친·광주 남구 진월동)는 당국의 무성의한 처사에 성묘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아들의 묘 앞은 땅이 …
21일 오후 3시경 광주 대성여고 진학실.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로 전사한 서정우 하사(21)의 어머니로 이 학교 교사인 김오복 씨(50·사진)가 한 학부모와 진학상담을 마쳤다. 김 씨는 며칠째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해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아들이 전사하지 않았다면 만기제대를…
“엄마, 사회 시간에 댐을 배우면서 선생님이 연천 사고 이야기를 했어. 그때 옆에 있던 어떤 애가 ‘저, 이 사건 알아요. 예전에 다니던 학교에 그런 친구가 있었어요’라고 했어.” 아이의 말에 A 씨(37·여)는 가슴이 서늘해졌다. 2009년 9월 6일 ‘임진강 참사’로 남편(당시 3…
“여기, 고 민평기 상사 댁이죠? 심부름 왔는데요.” 2일 장대비를 뚫고 택시 한 대가 충남 부여군에 있는 천안함 46용사인 민평기 상사의 시골집 앞에 도착했다. 어머니 윤청자 씨(67)가 서울아산병원에 검진을 받으러 가 집을 비운 사이 혼자 집을 지키고 있던...
“할머니. 20만 원만 내시고 우리 선교회에 들어오시면 25명이 가입할 때마다 130만 원씩 드릴게요.” 지난해 6월 서울 관악구 낙성대역 근처 이웃사랑봉사선교회를 찾은 이모 씨(74·여)는 자상한 목사의 설명에 마음이 움직였다. 자식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생계를 유지하는 이 씨에게 …
“오늘 법원에 재판을 받으러 왔다고 생각하지 말고 친구들이 널 도와주러 왔다고 생각하렴.” 16일 오후 5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가정법원 소년법정. 소년3단독 신한미 판사의 따뜻한 목소리에 법정에 들어올 때까지만 해도 굳은 얼굴로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있던 재훈이(가명·16)의 표…
“200% 매출 성장을 축하합니다.” 2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대 정문 인근에 위치한 펍 ‘바플라이’에서 특별한 파티가 열렸다. 파티의 주인공들은 이 가게의 ‘컨설턴트’였던 연세대 경영대 학생들. ‘바플라이’의 임천재 사장(37)은 ‘매출 200% 성장’이라는 글자가 크게 새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