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몰랐나.” 정부의 한 관계자는 전북 부안 새만금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막 전까지 “총체적 부실 상황을 대통령실 정부가 미리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다. 물론 파행의 1차적 책임은 전라북도다. 전북도지사가 잼버리 집행위원장이다. 부지 선정부터 잘못됐다. 나무…
얼마 전 외신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북한산 122mm 다연장로켓(방사포) 포탄을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980, 90년대 생산된 이 포탄에는 한글로 ‘방-122’라고 찍혀 있었다. 전장의 우크라이나 병사들은 ‘우호적 국가’가 한 선박에서 압수해 넘겨준 것이라고만 했고, 우크라이나 국…
지난해 여름 방영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스펙트럼 장애인에 대한 시각을 바꿔 놓았다. 천재적 발상으로 사건을 통쾌하게 해결하는 우영우를 보며 ‘자폐 장애인은 이상하다’는 편견을 버리게 됐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만 드라마다 보니 실제 그런 변호사가 나오기 힘든, 녹록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가 보강 철근이 대거 빠진 채로 지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자 건설업계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올 들어 이미 이번 조사의 계기가 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있었고, 경기 성남시 분당에서 정자교를 걷던 40대 여성은…
“너, 내가 공문을 얼마나 잘 쓰는지 모르지? 내가 공문을 겁나 잘 써서 교감이 나만 시켜. 근데 왜 너만 (연봉이) 몇백억이야?” 올해 큰 인기를 모은 드라마 ‘일타 스캔들’에서 고등학교 수학 교사 전종렬(김다흰)이 대학 동기인 ‘일타 강사’ 최치열(정경호)과 소주를 마시며 자조…
초등교사의 죽음을 계기로 교사들이 쏟아내는 ‘괴물 학부모’ 경험담을 들으며 “학부모와 교사는 천적”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교육사회학의 고전인 ‘가르침의 사회학’(윌러드 월러)에 나오는 구절로 교사와 학부모는 원래 교육관이 달라 적대감으로 경쟁하는 관계라는 뜻이다. 옛날엔 교사를 어…
지난달 타계한 재즈의 거장 토니 베넷은 1963년 ‘아이 레프트 마이 하트 인 샌프란시스코(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로 올해의 레코드 상을 받았다.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베넷은 고독한 맨해튼보다 케이블카가 밤하늘의 별을 향하듯 가파른 언덕을 오르고 …
2017년 10월 31일. 문재인 정부와 중국이 사드 3불을 거론하며 한중 관계 개선에 합의한다. “사드 문제가 (더 이상 불거지지 않도록 이번 합의로) 봉인됐다고 보면 된다.” 그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이후 당시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우리는 (사드는) 일단락된 것으로 이…
퀴즈 하나.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2.3%를 기록했던 1987년, 수출 증가율이 30.3%였던 1995년, 제조업 성장률이 7.3%를 보였던 2011년 등 한국 경제가 잘나갔던 3개 연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답은 ‘엔화 강세’다. 1980년대 이후 한국 경제가 호황을 보일 때는 …
국회 1, 2당이 이념 양극단을 달리는 한국에 살다 보면 미국 정치에 좌우가 있다는 사실을 종종 잊게 된다. 작년 8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학자금 대출 탕감’ 카드를 꺼냈을 때 “맞아, 미국에선 민주당이 좌파였지”라는 느낌이 확 와닿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올해 4월 “미국…
요새 정치권에서 사라진 것 중 하나가 어록이다. 막말은 넘쳐나지만 인사이트가 담긴 언어는 별로 없다는 것이다. 요즘 접하는 정치 언어는 대개 이런 것들이다. “서울로 달려간다고 (수해 피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었다”(윤석열 대통령 우크라이나 순방 중 귀국 여부에 대한…
천안함이 북한 어뢰에 폭침됐다는 걸 민주당은 왜 믿게 됐을까. 이래경 혁신위원장 파문이 빚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북한의 소행이 맞다”고 했다. 공개발언을 해야 할 정도로 민주당은 의심받았다. 당직자들도 TV에 나와 “북한이 그랬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어떤 팩트 또는 정황 때문에…
15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지하차도 참사 발생 직후 충북도는 “매뉴얼상 지하차도 중심에 물이 50cm 이상 차올라야 교통 통제를 하는데 제방 붕괴 전 그런 징후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제방이 무너지고 순식간에 강물이 밀려들면서 미처 통행을 제한할 수 없었단 취지였다. 나중에야 50cm…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흐린다.” “희대의 농간을 부렸다.” 문재인 청와대 특별감찰반에 있었던 김태우가 당시 청와대 비리 의혹을 폭로하자 쏟아진 인신공격이다. 청와대 내부에서 오간 은밀한 보고서 내용이 공개되자 후폭풍은 거셌다. 먼저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김은…
요즘 북한 김여정의 등판이 부쩍 잦아졌다.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전후로 미군 정찰기 활동을 트집 잡아 세 차례나 나서더니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를 앞두고도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를 비난하는 장황한 담화를 냈다. 난데없이 ‘남조선’ 대신 “대한민국”이라 칭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