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어록이 화제다. 주요 현안마다 내놓는 특유의 ‘똑 부러지는’ 화법에 열광하는 사람도 있다. 24일에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특검 주장에 대해 “수사 당사자가 쇼핑하듯 수사 기관을 선택할 수 있는 나라는 민주 국가 중 없다”고 했다. 관련 기사의 …
“하느님과 왕 중 어느 한쪽을 거역하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12세기 영국 성공회 수장인 캔터베리 대주교를 맡게 된 토머스 베킷이 한 말이다. 왕 헨리 2세는 교회를 장악하려고 가장 총애하던 신하 베킷을 대주교로 임명했다. 하지만 베킷은 성공회의 책임자가 된 이상 왕의 뜻을 받들…
여론은 존재할까? 아니면 만들어질까? 독일 나치의 선동가인 괴벨스는 “여론조사라는 것은 대상을 누구로 잡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거짓말도 100번 하면 진실이 된다”고도 했다. 1세기 전 그는 이미 여론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21일 현재 선…
“시진핑의 부상은 다름 아닌 ‘이념적 인간’의 귀환이다.”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는 최근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문 ‘시진핑의 세계관(The World According to Xi Jinping)’에서 이렇게 단언했다. 이 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머릿속에 견고하게 자리 잡은…
“단단히 (대통령실에) 밉보인 것 같다.” 국립대 사무국장 파견 금지로 발칵 뒤집어진 교육부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해석이다. 지난달 국립대 사무국장으로 파견됐던 교육부 공무원 10명이 일제히 대기 발령이 났다. 공석을 제외한 나머지 6명은 국정감사가 끝나면 교육부로 복귀한다고 한다. 국…
최근 1년 사이 집값 판도가 확연하게 달라졌다. 억대 하락 거래가 나오고 주간 아파트값 통계에서도 ‘10년여 만에 최대폭 하락’이라는 수식어가 이젠 익숙해졌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 공무원들조차 “집값이 이렇게 빨리 떨어질 줄 몰랐다”고 말할 정도다. 집값 급등 피로감이 컸으니 이제…
“넷플릭스 등 빅테크의 망 무임승차가 국내 통신사 투자 여력 떨어뜨리는 악영향을 미친다.”(7월 12일, 더불어민주당 빅테크 갑질대책 태스크포스) “통신사 보호하려 애국 마케팅 하다가 국내 콘텐츠 사업자 폭망 불러올 위험천만한 일이다.”(9월 30일, 정청래 민주당 의원) 넷플…
윤석열 대통령은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라며 “저부터 앞으로 더욱 분골쇄신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두 달 가까이 진짜 분골쇄신하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대선후보 때 못지않게 매일 일정이 빼곡하다. 각종 현안을 챙기느라 퇴근 시간도 늦다. …
‘여인들은 남자의 위안물로 창조되었다’ ‘유리와 처녀는 항상 위험하다’ ‘여자의 아량 중 하나는 허락하는 것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문장을 동서양의 ‘금언’이라며 정부 관보 자투리 지면에 소개하던 말도 안 되는 시절이 있었다. 1990년의 일이다. 32년이 지난 지금은 여성가족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일 ‘달러 마이너스 통장’인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에 대한 진실 한 조각을 꺼냈다. 이 총재는 미국이 나서려면 “전제조건인 글로벌 달러 유동성이 위축되는 상황이 와야 한다. 적절한 때가 오면 깊이 있게 논의하겠다”고 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나 코로나19 …
지난달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은 여러모로 곱씹어볼 대목이 많다. 집권 여당의 세력 지형을 가늠할 만한 시사점이 드러나서다. 무엇보다 친윤 핵심인 권성동이 주도한 ‘주호영 추대론’ 득표율이 겨우 60%에 그친 것이 충격이었다. 상대가 민주당 계열로 지난해 갓 입당한 이용호여서 여파는 더…
“정말 외환위기가 다시 오는 거야?” 최근 지인들로부터 이 질문을 자주 받는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지난달 말 경제 전문가를 인용해 “엔화가 달러당 150엔을 돌파하면 1997년 같은 아시아 외환위기가 올 수 있다”고 보도한 다음부터 특히 그렇다. 시간을 과거로 돌려보자. 1997년 …
“노벨이 9·11테러를 설계했다. 이런 황당한 소리가 국민의힘에서 나오고 있다.” 작년 10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는 “이 (대장동 개발) 설계는 제가 한 것”이라는 과거 자신의 발언을 근거로 제기되는 의혹에 이렇게 반박했다. “노벨이 화약 발명 설계를 했다고 해서 알카에…
역대급 비호감 대선의 여파가 이런 식으로 이어질지는 몰랐다.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 순방 발언 논란에 대해 보여준 대처와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더불어민주당의 대응은 대선 못지않게 비호감이다. 어쩌다 한국 정치가 이 지경이 됐을까. 여러 원인이 작용했겠지만, 일단 야당이란 변수를 빼고 …
박진 외교부 장관은 요즘 밤잠을 못 이루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는 취임 4개월 만에 이른바 ‘외교 참사’를 이유로 해임건의안이 통과되는 굴욕을 당했다. 그것도 핵심 외교상대국인 미국의 2인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방한 당일에 당한 일격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해임 건의를 받아들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