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시대에도 내리는 게 있다. 9월 소비자물가가 5.6% 올랐는데, 쌀값은 17.8% 떨어졌다. 지난해 풍년이 든 데다 올해도 25만 t의 쌀이 초과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낙엽처럼 떨어질 쌀값 걱정에 농민들의 시름이 깊다. 한국 쌀 시장은 만성적 공급과잉 상…
인공지능(AI)은 알고 있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심복들로만 채워진 중국공산당 최고지도부(상무위원)가 공개되기 한 달도 훨씬 전이다. 이종혁 싱가포르 난양공대 국제대학원 조교수는 AI 머신러닝을 통해 시진핑 지도부를 예측했다. 1982년부터 올해까지 공산당 주요 간부 5000여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해 “측근이라면 정진상, 김용 정도는 돼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대장동 게이트에 주변 인사들이 계속 거론되자 선을 긋는 차원이었다. 대장동 사업을 실무적으로 총괄했던 유동규에 대해선 “측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장동 일당이 “유동규 말로는 정진상이…
“경기도 뜨거워지고 물가도 안정시키는 해법은 경제학에 없다. 물가도 안정시키고 경기 후퇴도 막아야 한다고 하면 스탠스가 꼬인다. 당분간은 물가 안정에 방점을 둬야 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한 말이다. 동의한다.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 모든 국민이 불행…
반쪽이 텅 빈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할 때 윤석열 대통령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극단적으로 둘로 쪼개진 나라에서 0.73%포인트 차로 대통령이 된 만큼 각오를 단단히 했다고 해도 속이 편치는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국정철학이 담긴 첫 예산안을 들고 연단에 올랐는데 헌정사상 첫 …
요새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어록이 화제다. 주요 현안마다 내놓는 특유의 ‘똑 부러지는’ 화법에 열광하는 사람도 있다. 24일에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특검 주장에 대해 “수사 당사자가 쇼핑하듯 수사 기관을 선택할 수 있는 나라는 민주 국가 중 없다”고 했다. 관련 기사의 …
“하느님과 왕 중 어느 한쪽을 거역하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12세기 영국 성공회 수장인 캔터베리 대주교를 맡게 된 토머스 베킷이 한 말이다. 왕 헨리 2세는 교회를 장악하려고 가장 총애하던 신하 베킷을 대주교로 임명했다. 하지만 베킷은 성공회의 책임자가 된 이상 왕의 뜻을 받들…
여론은 존재할까? 아니면 만들어질까? 독일 나치의 선동가인 괴벨스는 “여론조사라는 것은 대상을 누구로 잡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거짓말도 100번 하면 진실이 된다”고도 했다. 1세기 전 그는 이미 여론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21일 현재 선…
“시진핑의 부상은 다름 아닌 ‘이념적 인간’의 귀환이다.”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는 최근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문 ‘시진핑의 세계관(The World According to Xi Jinping)’에서 이렇게 단언했다. 이 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머릿속에 견고하게 자리 잡은…
“단단히 (대통령실에) 밉보인 것 같다.” 국립대 사무국장 파견 금지로 발칵 뒤집어진 교육부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해석이다. 지난달 국립대 사무국장으로 파견됐던 교육부 공무원 10명이 일제히 대기 발령이 났다. 공석을 제외한 나머지 6명은 국정감사가 끝나면 교육부로 복귀한다고 한다. 국…
최근 1년 사이 집값 판도가 확연하게 달라졌다. 억대 하락 거래가 나오고 주간 아파트값 통계에서도 ‘10년여 만에 최대폭 하락’이라는 수식어가 이젠 익숙해졌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 공무원들조차 “집값이 이렇게 빨리 떨어질 줄 몰랐다”고 말할 정도다. 집값 급등 피로감이 컸으니 이제…
“넷플릭스 등 빅테크의 망 무임승차가 국내 통신사 투자 여력 떨어뜨리는 악영향을 미친다.”(7월 12일, 더불어민주당 빅테크 갑질대책 태스크포스) “통신사 보호하려 애국 마케팅 하다가 국내 콘텐츠 사업자 폭망 불러올 위험천만한 일이다.”(9월 30일, 정청래 민주당 의원) 넷플…
윤석열 대통령은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라며 “저부터 앞으로 더욱 분골쇄신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두 달 가까이 진짜 분골쇄신하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대선후보 때 못지않게 매일 일정이 빼곡하다. 각종 현안을 챙기느라 퇴근 시간도 늦다. …
‘여인들은 남자의 위안물로 창조되었다’ ‘유리와 처녀는 항상 위험하다’ ‘여자의 아량 중 하나는 허락하는 것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문장을 동서양의 ‘금언’이라며 정부 관보 자투리 지면에 소개하던 말도 안 되는 시절이 있었다. 1990년의 일이다. 32년이 지난 지금은 여성가족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일 ‘달러 마이너스 통장’인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에 대한 진실 한 조각을 꺼냈다. 이 총재는 미국이 나서려면 “전제조건인 글로벌 달러 유동성이 위축되는 상황이 와야 한다. 적절한 때가 오면 깊이 있게 논의하겠다”고 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나 코로나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