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800여 편 가운데 뜻하지 않게 가장 널리 읽히는 작품이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시해된 해에 나온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이다. 이 시는 4·19 세대의 만가인데, 같은 맥락에서 발표한 시가 ‘부끄러운 월요일’이다. ‘1987.4.13.’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시는…
국회는 교섭단체 간 의사일정 및 주요 사안 합의에 따라 운영된다.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정당만이 국회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셈이다. 새누리당을 나온 비박계 의원들이 27일 개혁보수신당이라는 당명으로 교섭단체 등록을 하면 교섭단체가 4개가 된다. 13대 국회에서 1990년 민자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중 관계와 관련하여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대선 기간 중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공세는 시작에 불과했다. 대선 후에는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과의 전화 통화를 포함해 ‘하나의 중국’에 대한 미국의 기존 입장을 흔들었다. 트럼프 당…
대통령 탄핵이라는 어수선한 정국에 국민의 불안감을 더해 주는 소식이 전해졌다. 작전계획 5027의 후속 계획인 작계 5015의 훈련계획 자료 일부가 해킹당했다는 것이다. 작전계획의 상당 부분을 바꾸어야 할 정도로 중대한 기밀 유출이라고 한다. 2014년 원전 설계도 유출이나 금년의 사…
박근혜 정부가 시민들에 의해 마지막 무대로 끌려가고 있다. 정치권이 ‘꼼수’를 부리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 속에서도 시민들은 매주 기록을 세우며 촛불 민심으로 무게중심을 잡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언제 어떠한 모습으로 마지막 무대에 서게 될지 아직은 베일에 가…
한류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확실히 인정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한류는 대중문화 현상이라는 것이다. 한류가 주로 드라마에서 시작해 케이팝에 이른 점을 떠올리면 이해할 수 있다. 아직도 한류가 대중문화 현상이 아니라며 부정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이제 진짜 한류를 보여줘야 할 때”라는…
인류 문명의 수수께끼를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내는 미국의 석학 재러드 다이아몬드 박사는 ‘총·균·쇠’라는 명저에서 한국과 일본을 ‘유년기를 함께 보낸 쌍둥이 형제’로 비유했다. 그는 지난 1만3000년간 지리적 조건이 세계사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한국의 지리적 위치는 한국의 운명을 …
현직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가 임박했다. 현행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국가의 존폐와 관련된 중대한 범죄에 이르지 않는 한 현직 대통령은 소추의 대상이 아니며, 이를 독점하는…
금융위기는 정책 실패로부터 올 수 있다. 1997년 외환위기는 그 대표적 예이다. 당시 위기는 장기성장률 하락에 정부가 과도한 경기부양 정책으로 잘못 대응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1992년 김영삼 정부는 ‘신경제 5개년 계획’이라는 이름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실시한다. 건설경기 부양…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났다. 새로이 제정된 법을 평가하기엔 짧은 기간이기는 하지만 그 파장을 생각해 보면 반드시 그렇다고만 할 수는 없다. 우선 전 국민이 매일 시시각각으로 자신의 행위가 법 위반이 되는지를 고민하면서 …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지하철에 ‘불안’이라는 객차가 붙어 다닌다. 22일 분당선 왕십리행 열차가 갑자기 멈춰 승객들이 한 시간 넘게 갇혀 있다가 철도로 대피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일어났다. 며칠 전에는 서울지하철 김포공항역에서 젊은 시민의 생명을 앗아간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가 …
서해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이 우리 해경 고속단정을 두 차례에 걸쳐 들이받아 침몰시키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이는 명백한 살인미수 행위이며, 대한민국의 주권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중국 어선의 서해 불법 조업 문제는 이미 올 6월 한강 하구…
최근 대규모의 한미약품 주식 공매도를 계기로 주식시장에서 기업정보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하루 동안 10만4327주 규모의 한미약품 주식 공매도가 이루어졌는데, 이는 평소 하루 평균 공매도 규모의 약 22배에 달한다. 특히 이날 공매도의 절반가량이 특정 기…
우리나라 경제성장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런 여건에 아랑곳하지 않고 파업들이 여기저기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노동시장 양지(陽地)인 대기업-정규직은 고임금에 과보호를 받고 있다. 반면 음지인 중소기업-비정규직은 저임금에, 고용불안까지 중첩되고 있으며 청년실업은 역대 최고 수준의 고공…
1987년 직선제 개헌과 더불어 국정감사가 부활되었을 때만 해도 국민들은 민주주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그 후 30년 가까이 국회의원들의 경험과 전문성 부족, 정책에 대한 무지 등으로 정쟁이나 일삼는 ‘정치’ 감사에 그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국정감사 폐지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