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껏 잘 피해 다녔다고 생각했는데 며칠 전 코로나19 확진자가 되었다. 병원을 찾을 때만 해도 열이 전혀 없어 식도염이겠거니 여겼지만 결과는 코로나였고 의사는 놀라는 내게 “처음이세요?” 하고 물었다. 내가 그렇다고 하자 의사는 요즘은 한 번도 걸리지 않았던 사람들이 많이 병원을 찾…
한국전력 적자가 한국 경제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전쟁 탓에 연료 가격이 폭등했는데 소매가가 원가보다 한참 낮게 고정돼 전기를 만들어 팔면 팔수록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올 한 해 적자만 30조 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의 탈(脫)러시아 의지가 강해서 특히 천…
슬리퍼를 신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 사이에 벌어진 설전의 여파로 헌정사상 처음 시도된 대통령의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속칭 ‘도어스테핑’)이 중단됐다. ‘도어스테핑’을 통해 언론과의 직접 소통을 늘리겠다던 의욕적 약속은 지키지 못하게 되었다. 자신들은 해 보지도 않은…
올해 가을은 꽤나 길다. 11월 말인데도 낮 기온이 14, 15도를 오르내린다. 지구온난화가 걱정되지만 솔직히 좋기도 하다. 가을은 늘 잠깐 얼굴을 보여주곤 바로 내빼는 ‘나쁜 연인’처럼 짧아서 아쉬움이 컸다. 만약 계절을 골라 태어날 수 있다면 가을을 택할 만큼 나는 이 계절을 좋아…
지난주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졌다. 올해도 수험생들은 극한의 긴장과 설렘을 겪으며 수능을 치르고 몇 번의 관문을 더 거친 뒤 대학에 입학할 것이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대학에 입학한 이들에게 과연 대학은 어떠한 가치를 주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지금의 대학은 4차 산…
9월 22일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자 엔-달러 환율이 145엔을 돌파했다. 그날 오후 일본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했고 환율은 142엔으로 떨어졌다. 일본은행이 시장에 개입해 달러를 팔고 엔을 산 것은 24년 만의 일이다. 한 달 뒤 10월 21일에는 엔-달러 환율…
김연수의 근작 ‘난주의 바다 앞에서’에는 아이를 잃고 혼자가 된 엄마 은정이 등장한다. 그는 차를 몰고 낯선 지방을 정신없이 떠돌다가 육지의 끝인 남쪽 바다로 향한다. 그곳은 200년 전 천주교도 박해로 가족을 잃고 갓난아이인 자기 아들 또한 관노가 될 처지가 된 정난주의 이야기가 전…
금리 인상과 실물경기 침체의 여파가 자금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대기업과 공기업마저 채권 발행에 실패하는 ‘돈맥경화’ 사태가 발생했다. 경제 위기란 것이 본래 부실을 정리하라는 시장의 신호이기도 하지만 이러다 건실한 기업까지 단기 유동성 문제로 무너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갤럽의 주간 국정운영 지지율 조사가 이루어진 23주 중 20%대 지지율을 11번, 30%대 지지율을 5번 기록했다. 여당 지지율도 상황이 비슷하다. ‘태블릿PC 사건’(2016년 10월) 이후 정권 교체 여론이 비등해진 작년 7월 2주 차에야 무려 245주 만에 처…
젊은 친구들에게 많이 듣는 얘기 중의 하나가 선배가 없다는 말이다. 세상의 그 많은 선배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인지 내가 젊었을 때 했던 푸념을 요즘 세대도 여전히 하고 있다. 세상은 굉장히 많이 변한 것 같지만 어떤 것들은 별로 그렇지도 않은가 보다. 우리는 언제 선배를 찾을까? 고민…
15일 일어난 카카오톡 사태로 떠들썩한 한 주가 지나갔다. 14일과 16일에 카카오톡 사용자 수는 4112만 명에서 3905만 명으로 줄어든 반면, 라인은 43만 명에서 128만 명으로, 텔레그램은 106만 명에서 128만 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이 수치는 3일 만에 회복되어 18일…
안식년이 끝나고 일본에 돌아가면 전기차를 몰아 볼까 하고 도요타나 혼다 등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홈페이지를 둘러보았는데 사고 싶은 차가 없다. 성능은 둘째 치고 디자인이 이게 뭔가 싶어 일본에서 현대차를 사야 하나 고민이 된다. 그야말로 상전벽해의 변화다. 30년 전 미국에서 유…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지난 토요일에 열렸다. 매체에서 들었을 때만 해도 그다지 관심이 없었는데 막상 당일이 되자 마음이 달라졌다. 인파가 너무 많아 한번 휩쓸리면 오도 가도 못하고 휴대전화도 안 터진다는 글을 보고는 처음에는 큰 고생을 하겠구나 싶었지만 나중에는 그렇게 사람들이 모인 광경…
필자는 언론에 기고하면서 ‘정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필자의 전문 분야가 아닌 주제에 대해서는 안 쓰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 왔다. 그러나 이번 한번은 예외적으로 필자가 몸담고 있는 서울대 얘기를 쓰려고 한다. 서울대는 법인화 이후 ‘잃어버린 10년’을 보냈다. 너무나도 많은 관료주의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 인상)을 단행하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달러 대비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 치웠고, 한국 원화,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가 줄줄이 금융위기 수준에 근접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