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후회되는 게 많지만 가장 큰 후회는 글을 쓰지 않은 것이다. 실은, 늘 뭔가를 쓰긴 했다. 광고회사 시절엔 카피를 썼고 기획서를 썼고 프레젠테이션 스크립트를 썼다. 책방을 연 후엔 콘텐츠 기획서를 쓰고 출판사와 저자에게 보낼 e메일을 쓰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릴 피드를 썼으며…
자국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중국의 성장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법에 이어 최근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높다. 북미에서 제조·조립된 전기차에 대해서만 세액이 공제된다는 내용이 포함돼 국내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가 빠르게 대응하고 있기…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일본인 경제학자 노구치 유키오 교수의 칼럼이 한국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일본이 선진국에서 탈락할 위기에 처해 있으며 한국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그의 질타는 일본을 위한 걱정이었지만 일본보다 오히려 한국에서 화제가 되었다. 전직 대장성 …
추석날 직전까지 마감 원고를 쓰다가 반찬가게에 예약해놓은 음식을 찾으러 갔다. 손이 많이 가는 전이나 부침은 사서 놓자는 내 오랜 권유를 어머니가 드디어 받아들이신 것이다. 이번 음식이 괜찮아야 다음에도 이 방법이 통할 텐데 약간 걱정이 들었다. 안 되면 추석 직전 성균관에서 발표한 …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100일도 안 돼 20%대로 곤두박질치며 정부와 여당이 대혼란 상태에 빠졌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입법부의 주된 기능은 국민들을 대표해 행정부를 감시하는 일이다. 함량 미달 정치인들의 작태를 보다 못한 국민들이 정치와 입법 경험이라곤 전무한 행정부 엘리트를 행정부의…
지난달 12일 미국 연방 하원이 미국 내 생산 전기차와 수입 전기차를 차별적으로 대우하는 세제 혜택 조항을 골자로 하는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이하 인플레법)을 통과시켰다. 안보의 차원에서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획기적으로 지원하는 반도체법에 이은 제2탄이다. 심지어 미 상무부는 삼성전…
나는 늘 새로운 아이디어에 목이 마르다. 그런데 일부 특별한 사람을 제외하면 새로운 생각은 나이와 반비례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일수록 새로움에서 멀어질까 걱정이 컸다. 십 년 전, 회사를 졸업하고 자유인이 되었을 때 한 달간 북유럽 여행길에 나섰다. 회사에 다…
최근 과학기술에서 국제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팬데믹과 기후변화같이 전 세계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하는 과제가 증가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미중 갈등같이 과학기술 중심의 국가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경쟁(competition)과 협력(cooperat…
오다 노부나가의 부하였던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오다의 사후 시바타 가쓰이에와 일본 열도의 패권을 다투었다. 임진왜란 9년 전의 전투에서 도요토미에게 패한 시바타는 자결로 생을 마감했다. 오다의 누이이기도 한 시바타의 아내는 이전 결혼에서 얻은 세 딸을 남기고 남편을 따라 자결했다. 전국…
얼마 전 부탄 영화 ‘교실 안의 야크’(2020년)를 봤다. 부탄이라고 하면 아마 가장 행복한 사람들의 나라로 알려져 있을 것이다. 히말라야 고산지대에 위치해 1인당 국민소득이 3000달러가 못 되지만 삶의 만족도가 높은 나라, 실제 부탄에서는 국가 단위에서 관리하는 국민 총행복(Gr…
우크라이나 전쟁이 글로벌 에너지 전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유라시아 가스관을 통해 유럽 국가들로 향하는 천연가스 공급량을 평소 수준의 20%로 낮췄다. 이 가스관을 통해 대(對)러시아 가스 의존도가 50%에 육박하게 된 유럽은 그야말로 최악의 에너지 위기를 맞았다. 난방 …
한국갤럽이 매주 발표하는 ‘데일리 오피니언’을 기준으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24%까지 하락했다. 지지율 하락 초반에는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겠다”던 윤 대통령도 “부족한 면을 채우겠다”며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필자가 이명박 대통령 이후 한국갤럽의 ‘데일리 오피니언’ 주간 조사…
가끔 경기 파주시 헤이리에 위치한 고전음악 감상실을 찾는다. 여러 일을 쉴 새 없이 해낸 몸과 마음에 고단하다 신호가 오면 이곳이 생각나고, 그러면 그곳에 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오디오로 음악을 들으며 그간 마음에 내려앉은 먼지를 씻어낸다. 엊그제는 근처 식당을 먼저 찾았다. 맛있…
최근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주인공 우영우는 서울대 로스쿨을 수석 졸업하고 변호사시험에서 매우 우수한 성적을 받았음에도 자폐스펙트럼을 이유로 어느 로펌에도 입사하지 못했다. 만약 우영우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에 의해 면접을 봤다면 조금 더 객관…
서울 강남구와 곧잘 비교되는 일본 도쿄 미나토구에서 분양하는 한 신축 아파트의 분양가를 봤더니, 32층에 위치한 전용면적 82m²의 분양가가 1억4200만 엔이었다. 미나토구치고는 조금 싼 지역이긴 하지만 소비세 10%를 더해도 1억5600만 엔, 원화로 15억 원이 넘지 않는다.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