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케임브리지대를 방문했을 때였다. 대학 내 연구소인 제조공학연구소의 초정밀가공 분야 석·박사학위 과정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매우 인상적이었다. 학위 과정을 위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기업이 관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업이 당면한 문제를 연구 주제로 제시하면 학생의 역량과 …
본격적으로 대선 경주가 시작되는가 보다. 연일 여야 대선 주자들이 정책 공약들을 선보이고 있다. 대선 주자들의 선거 캠프에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을 주도할 정책 어젠다와 장밋빛 청사진을 만들기 시작했다. 대선 공약은 향후 정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2021년 7월 19일 문무대왕함에서 해군사(海軍史)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승조원 301명 전원이 작전 중 배를 버리고 하선한 것이다. 전투에서 배가 침몰한 것도 아니고, 임무교대를 위한 것도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집단 감염으로 임무를 포기하고 전투원 전원이 귀국한 것이다.…
“여성의 활약, 보이는가”는 일본 내각부 남녀공동참획국(男女共同參畵局)이 개설한 웹사이트 이름이다. 일본의 내각부는 한국의 총리실에 해당하고 산하의 남녀공동참획국은 여성가족부와 유사한 조직이다. 이름만 보면 여성의 활약을 보여주는 사이트인 것 같지만, 실상은 그 반대다. 이 사이트에…
지난주 열여덟 해를 함께해 온 친구가 집에 머물다 갔다. 나의 반려견 장군이다. 2000년대 초반 태어난 장군이는 사람들이 나이를 들으면 깜짝 놀랄 만큼 살았다. 내가 이십 대에서 사십 대가 될 때까지, 출판사 편집자에서 작가가 되기까지, 첫 책을 내고 이후 아홉 권의 책을 낼 때까지…
올 6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서 가장 강하게 이야기한 부분은 러시아의 대미국 사이버 공격에 대한 것이었다. 단순히 러시아에 살고 있는 해커들이 미국에 대해 사이버 공격을 한 것이 아니라 러시아 정부가 그 배후에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4월 미국…
더불어민주당이 종부세를 완화하고 ‘재건축 실거주’ 규제 폐기를 결정하자 여권 일각에서 ‘부동산 원칙’을 훼손하는 조치라며 비판이 쏟아졌다. 이 원칙과 관련해 이번 정부에서 인사 문제로 벌어진 온갖 사건들 중 기억에 남는 한 가지 에피소드가 있다. 청와대가 다주택자 참모들에게 집 한 채…
여당 경선 후보 TV토론이 생중계되고 범야권 후보들의 출마 선언이 이어지면서 대선 국면이 본격화되는 것을 느낀다. 이제 시작일 뿐인데 선거판은 이미 사생활 들추기와 네거티브가 넘쳐난다. 미국의 정치학자 래리 새버토가 기술했던 ‘피딩 프렌지’(Feeding Frenzy·상어나 물고기가 …
몇 년 전, 행정고시에 합격해 사회에 막 첫발을 내딛는 분들께 강연을 한 적이 있다. 그날 강연의 요지는 이랬다. ‘일 잘하는 공무원이 되라!’ 그들도 청년인지라 하고 싶은 것에 들떠 있을 수 있는데 나는 “하기로 되어 있는 일, 그 자리가 요구하는 일을 하라. 유능해지라”라고 말했다…
중세를 휩쓸었던 흑사병이 끝났을 때 유럽의 노동인구는 크게 줄어 있었다. 노동자들 임금은 어찌 됐을까. 땅은 그대로인데 일할 사람이 줄었으니 임대료가 떨어지고 임금이 오르는 게 자연스러워 보인다. 실제로 영국 등 서유럽에선 노동소득이 올랐고 불평등이 완화되며 봉건제가 몰락했다. 그러나…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우리나라가 32번째로 선진국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사실 이전에도 다수 국제기구에서 한국은 이미 선진국으로 분류됐고, 2019년 세계무역기구(WTO)에서 한국이 스스로 선진국을 선언한 바도 있어 UNCTAD의 소식이 그리 놀랍지는 않다. 다만 사회 각…
대통령 선거가 돌아왔다. 내년 3월 20대 대선을 8개월 앞두고 대한민국의 7월은 시작부터 뜨겁다. 윤석열 직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최재형 감사원장도 사표를 던짐으로써 사실상 출마를 선언했다. 여야 대선 후보가 거론되는가 싶더니 ‘윤석열 X파일’이 나돌고 있다. 정…
7월 1일부터 새로운 거리 두기 개편 프로그램이 시행된다. 전반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와 지자체별 상황에 따라 거리 두기 내용을 조정한 것이 특징이다. 전 세계적으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대규모 확산 위험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방역 완화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나뉘는 모습이다. 금번…
신립은 조선 선조 때의 무장이다. 북방 여진족으로부터 육진을 지킨 공로로 평안도 병마절도사, 한성부 판윤 등 출셋길을 달렸다. 실록에는 아군이 열세인 와중에도 단기필마로 적진을 돌파하여 승기를 잡은 그의 무용담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백전백승의 용장은 임금의 지극한 총애를 받았다.…
올여름 신작 소설집을 내면서 은사님께 책을 보내드렸다. 작가가 되어 첫 책을 내고 자연스럽게 이어져 오는 일이지만 사실 처음 보내드릴 때는 작은 용기가 필요한 것이기도 했다. 학부를 졸업한 그 많은 학생들 가운데 나를 아실까 망설였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뭔가 쑥스럽고 부끄러운 마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