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해 오고 있다. 1956년 처음 그 용어가 등장한 이후 의료, 생산, 자율주행, 광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음성으로 질문을 주고받는 인공지능 스피커가 지금의 아이들에게 익숙한 친구 정도로 생각되는 걸 보면, 아…
2002년 6월의 어느 여름날 오후. 대검찰청 청사 8층의 검찰총장 집무실은 단출하다 못해 썰렁했다. 넓은 방의 한쪽 벽을 차지한 책장과 장식장은 비어 있었고, 커다란 책상 위도 깨끗이 정리되어 있었다. 유명 작가의 그림이나 글씨도 변변한 것은 찾을 수 없었다. 흔히 보는 책상 위 가…
과학적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정치와 코로나19 방역정책의 폐해는 지난해 전 세계 차원의 문제였다. 오죽하면 ‘소설보다 과학을 선택하겠다(choose science over fiction)’는 구호가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민주당의 구호로 활용됐을까. 미국 공화당 정부의 비과학적…
인생의 절반을 한국에서 살고 나머지 절반은 미국과 일본에서 살았다. 한국에 올 때마다 이 나라가 얼마나 빠르게 발전하는지를 느낀다. 작년부터 한국 생활을 시작한 아내는 한국의 배달 서비스와 홈쇼핑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나는 KTX 모바일 예매 서비스의 편리함에 감동했다. 불과 삼사…
산문가이자 독서 팟캐스트 진행자인 김하나 작가와 행사를 함께 했다. 주제는 고 박완서 선생님 작품에 대한 이야기였고 북토크를 진행하는 내내 선생님 작품에서 느꼈던 감동과 경이가 이어졌다. 행사가 끝나는 게 아쉬울 정도였다. 김하나 작가의 차를 얻어 타고 집으로 향하는데 화제는 영화로 …
우리는 합리적이라는 말을 들으면 칭찬으로 받아들인다. 말 그대로 이치에 맞는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같은 한자를 쓰는 합리주의에 기반한 의사결정이론은 사회과학에서도 큰 줄기를 이룬다. 경제학을 비롯한 주요 사회과학 학문에서는 우선 인간이 합리적이라는 가정하에 이론을 전개하고, 점차 이 …
4·7 재·보궐선거 결과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특히 보수우파 후보들에게 몰표를 안긴 ‘2030세대’의 유례없는 선택은 참패한 집권 여당은 물론이고 압승한 야당에도 핵심 연구 대상이다. 이들 청년세대의 표심이 향후 어디로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불허의 상황을 맞았다. 사실 민주주의 사회…
차기 대선이 10개월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4년을 돌아볼 만한 시점이다. 대통령 지지율의 특징은 임기 동안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는 점이다. 역대 대통령은 예외 없이 이러한 ‘지지율 하락의 법칙’을 따라왔다. 이 법칙은 미국에도 적용된다. 문 대통령은 다를 것이란 …
덴마크에 레드 어소시에이츠(ReD Associates)라는 컨설팅 회사가 있다. 철학적이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 해결책을 찾아내는 곳이다. 이 회사의 솔루션 덕분에 기사회생한 유명한 사례 중의 하나가 레고다. 레고는 1932년에 창업한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장난감 회사 중 한 곳이지만…
집값이 소득보다 빠르게 오르는 현상이 오래 지속되는 가장 큰 이유를 꼽아보라고 하면 ‘금융화’와 이에 대한 대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뭉친 돈들이 밀물처럼 부동산시장으로 몰려오는 ‘부동산의 금융화’ 상황에서, 현 정부는 이전 정부가 풀었던 금융규제를 정상화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핀셋…
지난 몇 달간 ‘디지털 신기술 인재 양성 혁신공유대학’ 사업으로 국내 대학들이 떠들썩했다. 올해 예산 832억 원이 투입되어 새롭게 시작될 이 사업은 차세대 반도체, 미래 자동차, 바이오헬스, 에너지 신산업, 인공지능, 빅데이터, 실감미디어, 지능형 로봇을 포함하는 신기술 8개 분야에…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인생은 극적(劇的)이다. 결혼하자마자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된 남편의 옥바라지에 10년 넘는 세월을 보냈다. 본인도 공안 사건으로 2년 6개월 동안 감옥생활을 했다. 긴 세월, 인고(忍苦)의 시간이었으리라. 그런 연유로 40세가 넘어서야 외아들을 얻었다. 30년…
이달 1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로셸 월렌스키 박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CDC의 데이터는 백신 접종자들이 바이러스를 옮기지 않으며, 질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일부 과학자들은 백신 접종자의 보호 효과 지속 기간에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하며 아직 단언하기는 …
일본 니가타현 첩첩산중에는 나트륨 온천이 있는 마을이 있다. 산악 지역에 있는 온천은 대개가 유황 온천이고, 피부에 좋다는 나트륨 온천은 대부분 바닷가에 있다. 그렇다 보니 첩첩산중에 있는 나트륨 온천이라 지역민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하루는 그 동네 온천에 갔다가 집에 오는 길에 한…
이태 전 예테보리 도서전 참석차 스웨덴에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도서전 개막 전 스웨덴 한 문예지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스톡홀름에 잠시 머물렀다. 유럽권 독자들을 처음 만나는 터라 긴장과 기대를 가지고 행사장에 갔고 담당자들의 따뜻한 환대를 받으며 북 콘서트가 시작되기를 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