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맞아 한국을 찾았다. 열흘 남짓 있는 동안, 언론은 온통 조국 법무부 장관에 관한 이야기뿐이다. 현대차가 노조의 파업 없이 노사 합의에 성공했다는 반가운 뉴스나 LG디스플레이가 5000여 명의 직원을 내보내기로 했다는 우울한 뉴스는 많아야 수십 개의 댓글을 달고 포털 순위…
조국 장관 임명과 관련된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져 나오는 과정에서 때 아닌 ‘웹패널 조사’ 논란이 불거졌다. 일반인들에겐 생소하기조차 한 개념이지만 여론정치 시대의 단상이다. A조사업체 임원이 공영방송의 모 시사 프로그램에서 의뢰를 받아 B사가 수행한 조사 결과를 비판하는 글을 자신…
아무 일도 없었다. 언론과 야당이 한 달 넘게 조국 법무부 장관의 행적과 자질 문제를 제기했지만 결국 아무 일도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의혹만으로는 인재를 포기할 수 없다는 단 한마디로 어지러운 판을 정리하는 ‘공력’을 선보이며 예정대로 조국 교수를 장관에 임명했다. 오히려 이제 여…
동시대에 대학을 다닌 남성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필자가 대학 초년생 때 이분들에 대한 강렬한 추억은, 단추도 제대로 안 채운 교련복을 입고 수업시간을 밥 먹듯이 빼먹는 불량한 모습이었다. 이런 인상은 졸업 직후 양복을 멋지게 빼입더니 한국 경제의 기적을 이룬 일꾼으로 금방 바뀌었다. 돌…
책방을 열기 전 카피라이터로 오래 일했다. 이런저런 브랜드 슬로건을 쓰기도 했고 다른 이가 쓴 좋은 슬로건도 많이 만났다. 그중에 곱씹을수록 명작이란 생각이 드는 것이 바로 ‘Just Do It’이다. 다 아는 대로 나이키의 슬로건이다. 나이키는 운동화와 스포츠 의류, 용품을 파는 회…
정부는 내년 예산을 금년보다 9.3% 증가한 513조5000억 원으로 확정했다. 정부는 국가 부채 비율이 국내총생산(GDP)의 40% 미만으로 외국에 비해 낮아 예산 확대가 별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과연 우리나라 재정은 안심해도 되는 것인가? 결론적으로 단기간에는 현재 국가부채 비율…
산업혁명 초기 미국은 영국에 면화를 공급하던 식민지였다. 그러나 미국은 독립 이후 영국의 첨단 기술을 따라잡으려 국가적 노력을 기울였다. 영국 젊은이 새뮤얼 슬레이터는 이때 최신 방적기 설계도를 암기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는 영국인들에겐 반역자로 불렸지만 미국에선 ‘산업혁명의 아버지…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다. 일본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의 수출을 규제하며 시작된 갈등이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국)’ 제외와 이에 맞선 대한민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통보, 독도 방위 군사훈련으로 이어지며 공방의 강도가 점차 격화되고 있다. …
최근 한일 간의 무역 마찰로 일본에 가는 한국인 여행객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한국인에게 인기가 있던 관광지의 상인들에게는 적지 않은 타격일 것이다. 그동안 워낙 많은 수의 한국인이 일본에서 관광과 쇼핑을 즐겼기 때문이다.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던 장소 중에 오다이바(お台場)라는 곳…
미국 대통령만큼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인물은 없을 것이다. 북핵 문제, 미중(美中) 무역 전쟁, 한일(韓日) 갈등 등을 바라보면서 벌써부터 국내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까? 여론조사…
시민사회와 민주주의를 일본의 학자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민주주의 수준을 논의할 때 서로 당황하곤 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2018년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의 민주주의는 각각 21위와 22위로 모두 결함 있는 민주주의(flawed democracy)에 속한다…
일을 할 때 국어사전을 옆에 두는 버릇이 있다. 모르는 단어를 찾을 때보다는 익히 쓰고 있는 단어의 원뜻을 찾을 때 사전을 자주 뒤적거린다. ‘좋아하다’의 뜻을 찾아본다. ‘애정 하는 마음을 느끼다’라고 쓰여 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애정’의 뜻을 찾아본다. ‘사랑하는 마음.’…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이라는 시처럼 산을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 이름 모를 꽃들이 눈에 더 잘 들어온다. 하산 시에는 아래를 내려다보고 조심해 걷게 되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 현실은 반대로 가는 듯하다. 글로벌 경제 여건이 당초 예상보다 악화돼 경제가 어렵…
다음 주면 책방을 시작한 지 만 3년이 된다. 책방을 하겠다고, 그것도 임대료 비싼 강남에 내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죄다 반대했었다. 지금 같은 시대에 책방은 될 일이 아니며, 더 이상 젊은 나이가 아니므로 실패해도 만회할 시간이 없다는 등 반대의 이유는 많고 타당했다. 그런데…
현 정부 출범 이후 재정 지출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내년 예산은 5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일자리 증대를 위해 공무원 17만 명 증원을 추진하고, 빈 교실 전등 끄는 사업 등 과거 취로사업 같은 단기 사업 예산도 많이 늘렸다. 각종 복지사업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무상급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