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새벽 어두울 때 나는 집을 나섰다. 거리에는 새벽 기도와 예불 가는 사람들의 종종걸음만 보였다. 출근 전 지방의 요양원에 누워 있는 안중근 의사의 조카며느님, 다시 말해 안 의사 동생인 안정근 의사의 며느님을 문병하고 싶었다. 나는 2017년 8월 19일자 ‘동아광장’ 칼럼…
2월 5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하청 직원이었던 김용균 씨가 사망한 지 58일 만에 장례 일정이 발표됐다. 당정이 공공 부문인 발전소의 하청 근로자 정규직화와 2인 1조 업무와 같은 안전조치 철저 이행을 약속했고 유족과 대책위원회가 이를 수용하면서 미뤘던 장례를 치르게 된 것이다. 고…
우리는 인생의 대부분을 부동산에서 보낸다. 집, 사무실, 공원, 학교, 병원, 심지어 무덤까지. 그러나 부동산의 바탕인 땅은 물이나 공기와 달리 유한한 자원이고, 사유지든 공유지든 소유자가 존재한다. 따라서 그 가격, 특히 과세 기준인 공시가격이 어떻게 정해지느냐가 땅의 활용과 자원배…
20대 남성의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해 정부 여당의 고심이 깊다고 한다. 20대 여성의 지지율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지만 20대 남성 지지율만 유독 낮으니 원인을 찾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다양한 분석이 있지만 20대 남성이 처한 경제 상황에 근본적 원인이 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대한 1심 판결을 놓고 세상이 시끄럽다. 여당은 ‘양승태 측근, 사법농단 세력의 조직적 저항과 보복성 재판에 매우 유감’이라며 흥분했다. 여당은 사법농단 세력 및 적폐청산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법관 탄핵까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야당은 반색하며 김 지사의 즉각 …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을 두고 투기 여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목포 구도심 개발을 주도한 손 의원은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과 친척, 지인 명의로 해당 지역에 부동산을 구입한 것 자체가 투기라는 주장에 대해, 목포 문화재를 위한 선의의 행동이었을 뿐 투기는 전혀 아니었다고 반…
여론 지형에 대한 인식이 여론 형성 자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소위 밴드왜건과 언더도그 효과다. 여론조사가 중요한 이유다. 그러나 정치 환경이 양극단화하면서 한 대통령의 지지율 추정 값도 지지층은 ‘과소 추정’, 반대층은 ‘과대 추정’됐다고 믿는다. 여론조사는 이러한 ‘선택적 인…
지난해 12월 지면을 통해 자유한국당이 존재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이야기했다. 미국 정치학 용어로 선거 실패 후 힘을 잃고 방랑하는 ‘재야’ 상태에 있다. 그렇다면 한국당은 어떻게 재야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아래와 같은 현안들에 대해 창의적인 발상이 필요하다. 첫 번째 …
통계청 간부들을 만날 때마다 나는 그들의 정체성이 궁금하다. 그들은 대통령이 임명한 대한민국 정부에서 일하는 공무원이다. 하지만 그들의 통계에 대한 전문성은 그들을 학계의 동료로 여기게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반대에 통계청장이 가계동향조사 응답 거부 시 과태료 부과 입장을 바로 철회하…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속담은 대개 의사가 제 병 못 고치는 것처럼 다른 사람 문제는 해결해 주면서 정작 자기 자신과 관련된 일은 젬병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하지만 요즘 사법농단이나 스포츠계 ‘미투(MeToo)’ 사태에서 보듯이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것처럼 당사자 이해관계가…
이번에는 예천이다. 경북 예천군의원 9명이 해외출장을 갔다가 가이드의 얼굴을 폭행하고 접대부를 불러 달라고 요구해 공분을 사고 있다. 예천 주민들은 “군의원을 잘못 뽑아 죄송하다”며 대국민 사과를 하고 군의원들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와중에 해당 의원들의 여행 보고…
야근을 할 때 자주 가던 사무실 앞 패스트푸드점에 얼마 전 무인 주문대가 생겼다. 입구에 서 있는 이 ‘키오스크’는 꽤나 위압적인 덩치를 자랑한다. 나는 키오스크가 익숙한 세대인데도, 늘 먹던 세트 메뉴를 찾고 주문하는 데까지는 한참이 걸렸다. 우선 큰 화면 속 글자와 사진을 하나…
세상에 답이 없는 문제도 있을까? 국회 사법개혁특위가 올해 첫 검경 개혁 소위를 열고 수사권 조정 문제를 논의했지만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사개특위가 구성될 때만 해도 야당이 극력 반대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는 몰라도 검경 수사권 조정은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지…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 만큼 정부의 청년일자리 지원금도 크게 늘었다. 대표 사업인 ‘청년내일채움공제’만 봐도 지난해 약 4000억 원을 썼으나 올해는 1조 원 정도로 늘린다고 한다. 청년이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하면 정부가 1인당 연간 650만 원(2년) 또는 800만 원(3년)을 지원…
한류 붐이 예전만 못하다지만 여전히 일본 TV에서는 심심치 않게 한국 드라마가 방영된다. ‘동이’가 낳은 아들이 ‘영조’고 영조의 손자가 ‘이산’임을 아는, 한국 역사에 밝은 한 일본인 친구와 드라마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는 한국에서 제일 쉬운 일이 무엇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