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월 중순, 한 대기업에서 실패 사례 공모전을 한다는 흥미로운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좋았을 컬’이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컬처(culture)의 ‘컬’자를 문장 끝에 붙인 것이다. 실패 공유의 문화를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가 단박에 읽힌다. …
인간은 사회적 존재다. 개인은 자유가 없는 사회를 원치 않으며, 사회는 평등이 없는 삶을 용납하지 않는다. 이 갈등을 해소하는 소중한 가치가 정의다. 특히 정치사회와 경제생활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17세기를 대표하는 사상가 B 파스칼은 정의와 현실관계를 언급하면서 뜻깊은 글을…
‘독취사(독하게 취업하는 사람들)’라는 곳이 있다. 독취사는 회원이 240만여 명에 달하는 네이버 랭캥 1위 카페로, 청년들이 취업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이다. 여기에서 청년들은 일자리에 대한 정보를 얻고, 취업 시험을 함께 준비하며, 좁은 취업의 문을 뚫은 선배들의 성공담…
유학 시절 전공과 전혀 상관없는 종교학과 어느 교수 일을 도와준 적이 있다. 첫 번째 회의에서 이 교수는 외부 지원을 받는 과제에서 대규모 설문조사를 했는데 데이터 수집이 끝나 이제 통계만 돌리면 된다고 했다. 원하는 통계량을 제시하면서 이 정도면 5시간이면 되겠지 하고는 시간당 20…
대법원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을 꾸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을 조사해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의 법원 수사도 시작됐다. 수사의 운명은 작명(作名)에 좌우된다는 말이 있다. 이 사건의 보도를 보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부터 ‘사법 농단’ ‘재판 거래 의혹’ 등 다양한…
평소 축구에 눈길도 주지 않다 국가대표 경기에만 열광하는 사람을 ‘국뽕’이라 한다. 국가와 히로뽕의 합성어로, 국가주의에 갇혀 승리에만 열광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나도 국뽕의 전과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추억은 하나 있다. 유학 후 귀국해서 동네에 어린이 축구단을 만들었다…
수요일 밤. 페이스북 메신저가 깜박거렸다. 월요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베트남 대입 시험이 끝난 것이다. 원래 있던 아이들에 더해, 그동안 시험공부를 하느라 바빴던 장학생들이 돌아왔다. 우리나라, 베트남, 캄보디아에서 작은 장학 사업을 하고 있다. 내가 벌고 쓰는 1인 순환 체계다. …
대한민국 경제에서 부동산 시장은 경기 활성화의 지표이자 경기 불황의 뇌관이라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역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경제 정책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였고, 부동산 정책의 성패가 경제 정책 전반의 성패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컸다. 문재인 정부도 집권 초기부터 강력…
최근 포털 중심의 뉴스 유통이 초래하는 폐해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높다. 언론 생태계 복원을 위해 포털의 현 영업 방식은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그러나 언론도 ‘억울한 피해자’만은 아니다. 저널리즘의 기본 가치를 무시한 ‘원죄’가 있기 때문이다. ‘드루킹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일본은 여러 면에서 여타 선진국과 동떨어진 갈라파고스처럼 느껴질 때가 있지만 최근의 아베노믹스만큼은 놀라운 진화 능력을 자랑한다. 잘 알려진 대로 아베노믹스에는 세 개의 화살에 비유되는 세 가지 정책 처방이 있다. 처음 두 개의 화살도 경제 여건에 따라 변화를 거듭했지만, 가장 놀랍게…
5월에도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줄자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고 있다. 인구구조 탓이라는 견해도 있고 대폭 오른 최저임금이 문제라는 목소리도 있다. 마침 비슷한 시기에 한국 노동시장에 밀어닥친 큰 변화, 인구구조와 최저임금, 이 둘의 영향을 어떻게 봐야 하나. 또 당장 내년 최저임금은 어…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다. 남한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긴장 완화 분위기에 고조되었다. ‘센토사 합의’는 세계평화의 토대를 세운 것과 같다고 문대통령은 말했다. 그러나 이는 명백히 자아 과잉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문대통령의 또 다른 칭찬일 뿐이다. 상…
지방선거와 북-미 정상회담 등 정치외교 이슈 탓에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지만 산업현장에서는 좀비기업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좀비기업은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갚지 못해 외부적 지원이 없으면 생존하기 어려운 기업을 말한다. 점잖은 표현으로는 한계기업이라고도 한다. 올 …
왜 하필이면 트럼프가…. 분단 70년 만에 적성국 수뇌가 마주한 정상회담 자리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빌 클린턴 대통령도 아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앉았다는 사실에 양가적 감정이 드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에 견주는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중국 …
보수는 망할 것이다. 대한민국이라는 새의 날개 한쪽이 부러져 가고 있다. 자극적인 선동처럼 들리겠지만 실제 보수 정당의 몰락이 6·13지방선거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텃밭인 영남을 제외하고는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참패할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의 지지를 받지 못한 세력이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