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의 주간 데일리오피니언 조사를 살펴보면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 간 공천 갈등으로 인한 선거 패배 여파로 2016년 총선 후 넉 달 만에 당시 새누리당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해 민주당에 뒤지기 시작했다. 그 후 재역전(2021년 7월 2주 차)까지는 무려 24…
좀 다쳤다. 얼마 전 새벽에 토사곽란이 일어 급히 화장실에 가다 그만 균형을 잃었다. 얼굴은 세면대 모서리에 찧었고 무릎은 타일 바닥에 부딪혔다. 다친 자리가 금세 부풀어 올랐는데 왼쪽 눈과 코 사이 미간, 부딪힌 자리가 아슬아슬했다. 욱신거리며 아팠지만 시계를 보니 새벽 4시를 조금…
일본의 수도인 도쿄도에는 23구와 26개의 시가 있다. 23구 중 하나인 신주쿠구에 도청이 위치해 있다. 신주쿠구에서 15년을 살았는데, 좀 조용한 곳에서 살고 싶어서 한 달 전에 26개 시 중 하나로 이사했다. 도심에서 좀 떨어져 있긴 하지만 교통편도 그리 나쁘지 않고, 무엇보다 공…
나처럼 글 쓰는 일을 하는 남편이 일 년간 집중해서 해야 할 작업이 생겼다. 우리는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집이 아닌 다른 곳에 작업실을 마련하기로 하고 ‘방’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때때로 나도 함께 쓸 계획을 하고.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작업실 월세를 정한 다음, 부동산 순례를 …
‘상어 공격’이 미국 대통령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까. 황당한 질문 같지만 미국의 저명 정치학자인 크리스 에이킨(프린스턴대)과 래리 바텔스(밴더빌트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답은 “그렇다”이다. 저자들은 “현실론자를 위한 민주주의(Democracy for Realists)”라는 2016…
2010년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폐막식 기자회견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주최국 한국에 감사를 표한다면서 질문할 기회를 한국 기자들에게 우선적으로 주겠다고 했다. 미국이었다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기자들의 손이 올라갔겠지만 장내는 조용했다. 그때 한 동양인 남자가…
일본 굴지의 보험회사인 다이이치생명은 매년 전국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어른이 되면 갖고 싶은 직업’을 조사해 발표한다. 처음 조사를 시작했을 때는 야구 선수가 인기였다. 6년 연속 장래 희망 직업 1위를 차지했다. 축구가 인기를 끌면서는 야구 선수가 2위로 내려갔다. 2002년에는 …
최근 우리에게 가장 큰 관심을 받은 동물은 얼룩말 세로일 것이다. 2021년생 얼룩말 세로는 지난주 어린이대공원 나무 울타리를 부수고 동물원을 탈출해 도로를 달리고 골목을 누비다 세 시간 반 만에 포획되었다. 도심에 나타난 세로의 모습은 우리가 평소 무감하게 지나던 모든 풍경을 새로운…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의 경영권 쟁탈전이 카카오의 승리로 막을 내린다. 시작은 행동주의 펀드와 소액주주였다. 이들이 뭉쳐 에스엠의 불투명한 경영 행태를 시정하며 선진 자본시장 사례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그러던 것이 카카오와 하이브의 느닷없는 등장으로 조(兆)단위의 인수합병(M&a…
‘국회의원 정수 확대’ 얘기가 나오니 총선이 다가옴을 실감한다. 극단 대립으로 점철된 국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바닥이다 보니 저마다 ‘정치 개혁’을 외치지만 결국 ‘국회의원 정수 확대’, ‘비례대표제 확대’, ‘공천 컷오프’ 등 ‘단골 메뉴’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단골 메뉴…
책방 근처에 가끔 가는 분식집이 있다. 모든 분식집이 그렇듯 이 집도 손님에게 질문하지 않는다. ‘라면 둘이랑 꼬마김밥 네 줄요!’ 음식을 주문하면 그걸로 끝. 그러니까 여기선 ‘라면 면발을 꼬들꼬들하게 해드릴까요? 아님 좀 풀어진 게 좋으세요?’라든가 ‘떡볶이는 덜 맵게 해드릴까요?…
챗GPT 열풍으로 생성AI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생성AI란 텍스트, 이미지 등의 데이터를 학습하여 기계가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해 주는 기술이다. 이제 인공지능 기술은 단순반복 업무나 지식 집약적 업무를 넘어 창작과 예술의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다. 자율주행이나 의료 분야에서 인공지…
“세상에는 세 가지 헛된 가르침이 있으니 ‘사람의 운명은 타고나는 것이며, 그것은 신의 뜻이며, 모든 것에는 아무런 원인이 없다’는 것이 그것이다.” 장아함경에 나오는 말씀이다. 불교에 조예가 깊은 분들은 이 말씀을 어떻게 가르치는지 모르겠다. 나는 ‘정해진 미래란 없으며 오늘을 어떻…
고 김수환 추기경의 일생을 다룬 다큐멘터리 ‘바보야’를 시청했다. 김수환 추기경은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많은 국민에게 존경받은 사표일 것이다. 1969년 한국인 최초로 추기경으로 서임되고 30여 년간 서울대교구장으로 재임하면서 그가 책임져야 했던 시대는 다큐멘터리에서 그가 요약한 대로…
연금개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개혁안을 추진 중이던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돌연 논의를 중단했다. 국민연금에 내는 보험료율을 9%에서 15%로 인상하는 쪽으로 공감대를 이뤘다고 하자 국민 여론이 급격히 나빠졌다. 개혁이 무산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잘 알려졌다시피 국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