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문안을 드리기 위해 한 노스님을 찾아뵌 일이 있다. 한동안 뵙지 못해 안부가 궁금했고 의논드릴 일이 있어,
엊그제 내린 가을비로 낙엽이 지고 있다. 서리바람이 불어오지 않더라도 제 때가 되면 나뭇잎들은 미련없이 가지를
‘구름은 희고 산은 푸르며 시냇물은 흐르고 바위는 서 있다. 꽃은 새소리에 피어나고 골짜기는 나무꾼의 노
요즘 우리가 겪고 있는 물난리는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 이전에는 태풍이 지나갈 때 국지적으로 폭풍우의 피해를
장마가 오락가락하는 사이에 장작을 팼다. 지금 당장에 지필 땔감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겨울철에 쓰일 장작을 미리
장마가 오기 전에 서둘러 해야 할 일로 나는 요즘 바쁘다. 오두막 둘레에 무성하게 자란 풀을 베고, 고추밭에
나라의 어려운 사정을 생각할 때 밖에 나오기가 심히 부담스러웠다. 몇해 전부터 져온 말빚 때문에 부득이 파리와
남도에 내려간 김에 강진 만덕산 기슭에 있는 다산초당(茶山草堂)에 들렀다. 나는 지금까지 이곳을 열번도 더 넘게
며칠전에 남도를 다녀왔다. 섬진강변에는 매화가 구름처럼 피어 있었다. 경제적인 불황과는 상관없이 이 땅의 여기저기
얼어붙은 산골에도 봄기운이 조금씩 번지고 있다. 응달과 골짜기는 아직도 얼어붙어 있지만, 한낮으로 비치는 햇살과
요즘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난국은 성수대교의 붕괴처럼 하루 아침에 갑자기 일어난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벌써부터
내 오두막에 가을걷이도 이미 끝났다. 가을걷이래야 고추 따고 그 잎을 훑어내고 감자와 고구마를 캐고 호박을 거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