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초 취임 직후 당 부동산특별위원회를 재정비했다. ‘아파트 환상’을 버리라던 진선미 의원 대신 세제 전문가인 김진표 의원을 특위 위원장으로 발탁해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통령을 만나서도 당장 해결해야 할 첫 번째 과제로 부동산 문제부터 꺼냈다. 하…
책상 위에는 두 학자가 펴낸 책 두 권이 놓여 있다. 이들은 같은 대학에서 강의를 했고, 50대 초반에 개혁을 외치다 좌절한 뒤 인고의 시간 끝에 최근 책을 펴냈다. 한 학자는 노무현 청와대에서 대통령정보과학기술보좌관으로 일했다. 대통령과 ‘계급장 떼고’ 토론을 하고 지식기반산업…
택시나 배달 업종 등에서 나타나던 기존 업계와 플랫폼 비즈니스 사이의 갈등이 최근엔 변호사 의사 등 이른바 ‘사자 직업’으로까지 옮겨붙었다. 전문직발(發) ‘타다 사태’로 불릴 정도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와 온라인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은 서로 전면전을 불사…
기업인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많은 연사는 누구일까. 저명한 경영학자나 경제학자를 찾는 수요는 여전히 많다. 네임밸류가 가져다주는 신뢰감을 쉽게 대체할 수 없어서다. 은퇴 후 강연 활동을 하는 전직 최고경영자(CEO)는 당연히 두 팔 벌려 환영이다. 큰 판의 전쟁을 치러내며 축적한 무용…
지금 당장 사겠다고 계약을 해도 올해 안에 가질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제품이 있다. 전기차 얘기다. 소음은 작고 매연은 없는 데다 디자인까지 세련됐다. “출고 시기가 늦어지는 전기차 대신 우리 회사 다른 차를 사면 100만 원을 깎아주겠다”는 프로모션까지 등장했지만 ‘그래도 전기…
‘국민 타자’로 불렸던 이승엽(45·은퇴)은 어린 시절부터 소문난 대식가였다. 밥심으로 홈런을 펑펑 쏘아 올린다는 말도 있었다. 그의 식습관은 일본 진출 이후 바뀌었다. 일본 진출 첫해인 2004년 14홈런의 부진을 보인 게 계기였다. 수준 높은 일본 야구에서 홈런을 치려면 날렵함은…
“청와대 인사 검증은 공적 기록과 세평을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정 부분 한계가 있다.” 2019년 3월 말 당시 윤도한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발표하면서 “국회 인사청문회와 언론의 취재는 검증의 완결로 볼 수 있다”며 이같이 …
열일곱의 김성태는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는 부푼 기대를 안고 1948년 입대했다. 국군이 창설된 해였다. 경기 동두천의 7사단 1연대에 배치됐다. 6·25전쟁이 발발한 1950년 전방에서 고립된 채 북한군과 전투를 벌이다 포로가 됐다. 좁은 감방에서 굶주림과 사투를 벌였다. 1953년 7…
“홍 의원님이 대선에 나가면 무난하게 떨어지실 겁니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나섰던 김웅 의원이 얼마 전 동료 초선 의원과 함께 무소속 홍준표 의원과 식사 회동을 했을 때 얘기다. 보수진영 대선 주자인 홍 의원이 자신의 구상을 밝히자 김 의원이 대뜸 ‘무난한 낙선론’을 면전에서…
20일 밤 10시. SK이노베이션과 미국 포드사가 6조 원을 투자해 미국서 배터리 합작사를 만든다고 발표한 뒤 미국 기자들을 대상으로 콘퍼런스콜(전화회의)을 진행했다. 한미 정상회담 직전에 발표된 투자라 관련 질문이 나올까 싶어 들어봤다. “공장 부지는 미국 밖이 될 수도 있나요?”…
“유물 등록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최근 이건희 컬렉션을 인수해 개관 이래 최대 경사를 맞은 국립중앙박물관(국박)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요즘 국박은 삼성가로부터 넘겨받은 2만1600여 점의 유물과 목록을 일일이 대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막대한 양의 컬렉션을 옮기는 과정…
국민 10만 명 중 1명이 걸린다. 걸린 사람 10명 중 9명은 무증상 또는 경증이다. 치명률은 0.5%대. 예방약과 치료약도 있다. 이 질병은 무엇일까. 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다. 이제 ‘신종’이라는 말을 붙이기도 무색할 정도로 코로나19는 일상 속 질병이 됐…
아직 특정 계파에 몸담지 않은 더불어민주당 초선 A 의원은 요즘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리는 게 두렵다. 대선후보 경선이 다가오면서 걸려오기 시작한 선배, 동료 의원들의 전화는 통상 “당연히 우리 쪽으로 와야지?”로 시작된다. 통화는 적잖은 압박과 고뇌로 이어진다. A 의원은 “총선보다 …
“엄마야!” 영화관 매표소 여성 직원이 비명을 질렀다. 뒤돌아선 채 혼자 일하던 그가 몸을 돌렸을 때 기자를 발견하고 깜짝 놀란 것. 그의 반응에 기자도 덩달아 소리를 지를 뻔했다. 해당 층의 카페는 문을 닫았고 천장 전등도 모두 꺼져 깜깜했다. 매표소만 덩그러니 불이 켜진 상태였다.…
“어떻게 보면 선배님들이 후배들에게 너무 큰 짐을 남긴 거죠. 이건 뭐 방법이 없잖아요.” 언젠가 교육부 관계자가 이렇게 토로했다. 대학에 갈 학생 수는 하염없이 줄어드는데 대학만 남아도는 현실을 두고 한 얘기였다. 그가 말한 ‘선배님’이란 1996년 당시 김영삼 정부 기조에 발맞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