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반도체 도전이 성공하면 명실상부한 종합 반도체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2019년 4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은 삼성전자 경기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2030년까지 파운드리(위탁생산) 세계 1위, 팹리스(설계 전문) 시장점유…
“저기…, 무슨 역할을 맡은 누구시죠?” 1998년 드라마 ‘대왕의 길’ 제작 발표회에서 그는 이 질문에 큰 충격을 받았다. 앳돼 보이는 기자가 낯설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 이름이 완전히 잊혀졌구나!’ 그는 탄식했다. 주연 배우가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인터뷰하는 모습…
‘비서실장이 교육감인가.’ 최근 감사원이 발표한 서울시교육청에 대한 감사 보고서를 읽다가 든 생각이다. 보고서에는 서울시교육청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 해직 교사 등 5명을 특별 채용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절차를 무시한 정황이 상세히 담겨 있다. 그런데 여기서 조희연 서울시교…
천재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명작들은 60년 넘게 주인 손을 떠나 있었다. 1938년 독일 나치정권이 한 유대인 가족에게서 클림트 그림을 약탈했고 이후 오스트리아 정부의 수중으로 넘어갔다. 당시 미국으로 망명했던 그림 주인 마리아 알트만은 2000년 빼앗긴 그림들을 되찾으려 나섰다. …
1991년 출시된 남양유업의 불가리스는 마시는 발효유의 대명사 같은 존재다. 그런데 최근 불가리스가 경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13일 열린 한 심포지엄에서 남양유업이 학술적인 연구 발표를 가장해 불가리스가 마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발표했…
대한민국 헌법 제48조는 이렇게 되어 있다. ‘국회는 의장 1인과 부의장 2인을 선출한다.’ 그러나 21대 국회는 개원 9개월이 지나도록 이 조항을 지키지 않고 있다. 현재 국회의장단은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상희 국회부의장, 둘뿐이다. 국회의장은 대통령과 같은 삼부요인이다. 대통령의 국…
22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발언이 이슈가 됐다. 은 위원장이 “가상화폐 투자는 잘못된 길”, “거래소 폐쇄” 등을 언급하면서 전체회의에 일괄 상정된 40여 개 법안들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올라간 법안에는 은행의 대출 원금 감면을 강제하…
며칠 전 점심식사를 빨리 마치고 회사 근처 경복궁에 갔다. 너른 풀밭과 색색의 꽃잎 사이로 정장을 입은 직장인들이 한가롭게 거닐고 있다. 멀리 고운 한복을 입고 손을 맞잡은 젊은 커플이 보인다. 옛 왕들이 주연을 베풀었을 경회루(慶會樓)에는 늘어진 버드나무 옆으로 조그마한 목선(木船)…
‘역량의 반감기(半減期)’. 경영학자나 기업 인사부문(HR) 담당자들이 주로 쓰는 용어라고 한다. 역량의 유효기간쯤으로 이해하면 쉽다. 반감기가 긴 직무역량을 가지면 경쟁력도 오래가지만 반대인 경우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다. 역량의 반감기는 사람에 따라, 경쟁 환경에 따라, 그리고 기…
총력전(總力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국가의 모든 전력을 총동원해 치르는 전쟁. 요즘 미국 상황을 이보다 더 적확하게 표현할 단어가 있을까. 백신 접종에 국가적 역량을 쏟아붓는 미국이 총력전을 펼치는 부분이 또 있다. 바로 경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미국의 일자…
“지금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선거법 개정이다. 민의를 왜곡한 비례위성정당이 22대 국회에서 또 출현하도록 놔둘 것인가.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누군지 알고 뽑은 국민들이 몇 명이나 되냐.” 최근 통화한 법조계 인사는 “정치권이야말로 가장 후진적”이라며 이같…
초등학교 때 야구를 시작한 그에게도 꿈이 있었다. 프로 선수가 되는 것, 유명한 선수가 되어 큰돈을 버는 것.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돕는 것. 무엇보다 그는 야구가 좋았다. 포지션은 다른 아이들이 꺼리는 포수였다. 힘든 자리였지만 힘들지 않았다. 무조건 열심히 했다. 열심히만 하면 …
1960년대 미국에서 수습 프로그래머 9명에게 제한시간 2시간을 주고 코딩 등의 문제를 풀어보도록 했다. 1등과 꼴찌의 성적 차이는 엄청났다. 코딩에선 20배, 디버깅(오류 수정)은 25배, 프로그램 실행에선 10배나 차이가 났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탁월한 인재 한 명이 월등한 성과…
정부 관계자들이 종종 자문을 하는 외교안보 분야 A 교수를 지난해부터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료들이 찾았다. 미중 관계 얘기를 듣고 싶다는 것. A 교수 눈에 비친 경제 고위 관료들은 기술·경제와 안보·외교가 긴밀히 얽힌 미중 패권경쟁의 실체를 잘 몰랐다. 그는 “반면 외교…
4·7 재·보궐선거 대승 이후 승리에 도취된 국민의힘은 권력의 공백 속에서 어떻게 하면 가장 빠른 시간에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질 수 있는지 보여줬다. 중진들 간의 당권 다툼으로 당 회의에선 고성이 나오고, 의원들은 모이기만 하면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겨냥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