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진짜 진지해요”라고 말하는 순간조차 개그맨 같은 야구 선수가 있다. 15년 넘게 진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는 NC 베테랑 내야수 박석민(35)이 주인공이다. 그가 얼마나 웃기는 선수인지는 유튜브나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그의 이름을 넣어보면 된다. 어떤 영상을 골라도 몇 분 동안 세…
일본 도쿄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는 첫째 딸이 방학 때 1박 2일 스키캠프를 보내 달라고 조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는 비상시국에 철없는 소리를 한다며 흘려들으려 했는데, 구체적인 가격을 보고 마음이 복잡해졌다. 목적지는 나가노의 한 스키장. 신칸센과 하…
“가장 괴롭고 어려운 날이다.” 인사 시즌, 어떻게 임원들에게 ‘퇴임’을 통보하는지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에게 물으니 이 같은 답이 돌아왔다. 가족도 챙기지 못한 채 회사를 위해 수십 년 달려온 임원들에게 이별을 통보하는 것은 CEO에게도 고역이라는 것이다. 그는 “예를 갖추기…
전남 강진에서 태어난 소년은 고등학교 때 관악대에서 클라리넷을 처음 접했다. 정신없이 클라리넷에 빠져들었고 음대에 진학하기로 결심한다. 시골집 부모님에게 무릎 꿇고 말씀드리자 아버지는 소를 팔아 클라리넷을 사주셨다. 소년은 클라리네티스트이자 지휘자로 성장했고, 과거 자신처럼 어려운 환…
올 한 해는 전 국민이 ‘집값 우울증’에 빠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비싼 아파트는 더 비싸졌고 서울에서 서민 아파트로 통했던 곳도 로또 당첨금에 육박할 만큼 올랐다. 더 나은 동네, 더 좋은 집에 이사 가려던 사람들은 대출 등 규제에 막혔고, 집 없는 사람들의 내 집 마련 기회는 …
두 살 아이가 세상을 뜬 지난달 17일 아침, 광주 운암동의 한 아파트 단지 횡단보도로 되돌아가 본다. 주변 폐쇄회로(CC)TV에 찍힌 사고 발생 시각은 오전 8시 40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가는 아이들이 많은 때였다. 어린이보호구역에 놓인 횡단보도에서 유모차를 끄는 30대 여…
지난달 추첨한 2021학년도 서울 사립초등학교의 입학 경쟁률은 예년보다 높았다. 일부 인기 학교들은 15 대 1에 육박했고 10 대 1을 넘은 학교들도 많았다. 보통 2 대 1, 높아야 5 대 1 정도 했던 경쟁률이다. 예비 초1 엄마들 사이에서는 역대급 경쟁률이란 말이 나왔다. 작년…
11·19전세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까지 75주 연속 올랐다. 상승 폭(한국감정원 기준, 0.15%)도 3주째 꺾이지 않고 있다. 전세난에 지친 수요자들이 중저가 주택 구매에 나서면서 11월 전국 집값은 0.54% 올라 4개월 만에 상승 폭을 키웠다. 이런 …
알리사 페라 미국 백악관 전략소통국장의 사임은 지난주 워싱턴에서 주목받은 뉴스였다. 페라 전 국장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대변인, 국방부 대변인 등을 지내며 3년 넘게 트럼프 행정부의 메시지를 발신해온 주요 참모 중 한 명. 그런 그가 사임하는 것은 이른바 백악관 엑소더스가 본격적으로…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 1개월간 이어진 코로나19 봉쇄령이 완화된 첫날인 이날, 광장 일대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프랑스는 공권력 국가인가”를 외치는 시위대와 경찰 간에 돌과 최루탄이 오갔다. 시위대가 거리에 설치된 방범용 폐쇄회로(CC)TV…
야코브 할그렌 주한 스웨덴대사는 건축가 아내와의 사이에 3명의 자녀가 있다. 2주 전 그는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과의 좌담회에서 육아를 위해 휴직을 세 번 했다고 말했다. 아이마다 7개월씩 모두 21개월간이다. 할그렌 대사는 이때를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였다”고 했다. 첫째가 1…
“외부에 지나치게 노출됐던 것 아닌가.” 정치인 출신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에 대해 정부 안팎에서 이런 얘기가 나온다. 박 원장은 지난달 도쿄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를 만나러 총리 관저로 들어가며 보란 듯 자신을 드러냈다. 들어갈 때는 물론 나올 때도 기자들의 질문에 답…
미국 대선이 막판으로 치닫던 10월 말 펜실베이니아주 교외의 한 유세 현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A 씨를 만났다. 60대 백인 남성인 그는 새벽부터 이곳에 나와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다. 트럼프 자랑을 한참 하던 그에게 “선거에서 지면 승복할 것이냐”고 물었다. 그는 “당연하…
최근 베이징을 벗어나 여행을 갔다. 중국 고속열차 ‘가오톄(高鐵)’로 2시간 거리인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시에서 머물다가 사흘 만에 베이징으로 돌아왔다. 다음 날 운동을 하려고 배드민턴 체육관에 들어갈 때 휴대전화로 입장 확인 QR코드를 스캔하니 요란한 사이렌이 울렸다. 마치 범인…
집권세력의 ‘역사와의 대화’가 부쩍 잦아지고 있다. ‘소명’ ‘맹세’ ‘레거시’ ‘백년대계’ 등의 화두가 최근 여권 인사들 사이에서 더 자주 들린다. 검찰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은 ‘시대적 소명’이고, 가덕도 신공항은 ‘국가백년대계’, 종전선언 추진은 ‘역사’와 마주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