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것만으로 운동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디지털플라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장(사장)이 질문을 던졌다. 김 사장이 가리키는 곳을 봤다. ‘홈트(홈 트레이닝)’로 꾸며진 공간이 있었다. 가운데 놓인 대형 TV에는 화면이 …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인 1995년에 출간된 ‘미래로 가는 길(The road ahead)’이란 책이 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쓴 이 책은 당시 기준으론 허무맹랑했다. 스마트폰, 인터넷 쇼핑을 비롯해 재택근무, 인터넷 영화관 등…. 공상과학(SF) 영화 수…
“집 샀어?” 젊은 사람들로 붐비는 주말 카페나 도심 오피스 식당에 있으면 옆 테이블에서 요즘 자주 들리는 소리다. 때로는 부러움 섞인 이야기가 오가지만 대개는 탄식으로 시작해 분노로 끝난다. 요즘만큼 부동산 이야기를 일상적으로 하게 된 적이 없는 것 같다. 서울 아파트 값(중위가…
“한국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친중(親中)이라는 얘기가 나오던데 실은 친미(親美) 대통령임을 내보인 겁니다.” 최근 만난 중국 정부 산하 기관의 A 씨가 말했다. 지난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확대해 한국을 초청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기꺼…
지난 주말 TV를 보다가 반가운 얼굴을 발견하고 채널을 고정했다. 폭탄 머리에 덥수룩한 수염을 한 그는 캔버스에 무심한 듯 붓질을 하고 있었다. “참 쉽죠!”라는 말과 함께. 미국의 화가 밥 로스를 처음 본 건 1994년 EBS에서 방영된 ‘그림을 그립시다’에서였다. 1983년부터 1…
가장 반가운 날은 비 오는 날이라고 했다. ‘공동작업’이라 부르는 풀 뽑기, 가지치기, 소독하기 같은 일이 없어서다. 비가 밤까지 내리면 외부인 차량 야간 주차 단속도 하루 건너뛸 수 있다. 퇴직 후 아파트 경비원 등으로 일하며 겪고 느낀 걸 책 ‘임계장 이야기’에 담아낸 60대 저자…
“다음번 국무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사람이에요. 어떤 외교안보 정책을 준비 중인지 챙겨서 들어보세요.” 최근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이 연사로 나오는 싱크탱크 화상 세미나 일정을 알려주며 워싱턴의 지인이 해준 말이다. 차기 국무장관이라…. 블링컨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
요즘 주변에 펀드 투자한다는 사람을 찾기 어려워졌다. 실적이 부진한 공모펀드는 처량하고, 사고가 끊이지 않는 사모펀드는 끔찍하다. 최근 펀드 투자자들의 한숨은 더 커졌다. 정부가 2년 뒤부터 주식형 펀드 수익 전액에 양도소득세를 과세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정부는 홍남…
6일(현지 시간) 오후 3시. 프랑스 파리 중심가 리볼리의 ‘유리 피라미드’ 주변은 비교적 한적했다. 평소처럼 수백 m 줄을 선 채 뙤약볕에 지친 표정을 짓던 인파는 보이지 않았다. 그 대신 “온라인 예약 후 지정 시간에 관람 가능”이라고 적힌 표지판이 곳곳에 서 있었다. 방문객들은 …
요즘 미국인들의 자존심이 잔뜩 상했다는 얘기를 현지에서 부쩍 자주 듣는다. 실제로 미국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거치면서 의료제도나 소득 분배, 인종 문제 같은 현안에서 곱지 않은 민낯을 드러냈다. 해외에서 미국을 바라보는 시각도 이전보다 많이 나빠졌다. …
“오늘 1만7000원을 받았습니다.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에 사용한 노래의 저작권료예요. 가사를 제가 썼거든요. 영화가 TV 등에서 아무리 많이 방영돼도 제게 돌아오는 건 없는데 노래 덕분에 수입이 생기네요.” 지난달 민규동 영화감독이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감독은 연출에 …
베이징 특파원으로 부임한 후 한국에 있는 지인들에게서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통계에 관한 것이다. 인구가 3억3100만 명인 미국은 3일 신규 확진자가 5만4904명 발생했다(월드오미터 기준). 같은 날 인구 5100만 명인 우리나라는 신규 …
“다들 그냥 착하고 성실한 공무원 같아.” 더불어민주당 중진 A 의원의 당 초선 의원들에 대한 평이다. 민주당 소속 의원 176명 가운데 초선은 82명으로 절반에 육박한다. 대대적인 물갈이 요구에 부응해 원내로 진입한 초선들을 바라보는 당 안팎의 기대가 컸다. 참신하고 개혁…
선수 수십 명이 몸을 풀고 있었지만 모든 이의 시선은 오직 그에게 쏠렸다. 2016년 4월 미국프로야구 트리플A 더럼 불스 애슬레틱파크에서 만난 강정호(33)에게선 빛이 나는 것 같았다. 그의 옆에는 재활과 훈련을 돕는 트레이너 3명이 따라붙었다. 다른 선수들은 훈련 틈틈이 힐끔힐끔 …
2000년대 초까지 서울 내 일본인학교는 강남구 개포동에 있었다. 주한 일본 기업인 모임인 서울재팬클럽(SJC)은 개포동의 부지 1만6077m²를 사들여 일본인학교를 짓고 1980년에 문을 열었다. 일본인들이 많이 거주했던 동부이촌동에서 개포동 학교까지 통학버스로 약 1시간이 걸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