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까지 서울 내 일본인학교는 강남구 개포동에 있었다. 주한 일본 기업인 모임인 서울재팬클럽(SJC)은 개포동의 부지 1만6077m²를 사들여 일본인학교를 짓고 1980년에 문을 열었다. 일본인들이 많이 거주했던 동부이촌동에서 개포동 학교까지 통학버스로 약 1시간이 걸렸…
2009년 6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SK텔레콤 경영진이 찾아왔다. 최 회장 일행을 맞은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당시 전무였다. 그때는 미국에서 아이폰이 출시된 후 글로벌 휴대전화 시장이 요동치던 시기였다. 시장의 격변기에 한국 휴대전화 시장을 이끄는 삼성과 S…
기업들이 젊은 세대에 주목한 것은 몇 년이 채 되지 않는다. 2∼3년 전만 해도 기업들은 이 세대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들을 연구하는 책이 많이 팔렸고 기업을 대상으로 한 강의가 잇달았다. 최근에는 한발 더 나아가, 기업이 조직 내에서 절반을 넘기 시…
일흔에 가까운데 청춘들이 열광하는 할머니가 있다. 은발 커트 머리가 예사롭지 않다. 파마도 염색도 안 했다. 나긋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유튜브 밀라논나 채널을 운영하는 장명숙 씨(68)다. 유튜브 활동 반년 만에 구독자 수 50만 명을 거뜬히 넘겼다. 초반에 대학 교양강의 같…
‘이제 부산이다(Time for Busan).’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강행으로 ‘금융허브’ 홍콩이 흔들리자 최근 부산이 팔을 걷고 나섰다. 홍콩을 떠나려는 금융기관과 인재를 끌어오겠다는 것이다. 타깃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자설명회를 열고 사무실 무상임대, 세제 혜택 등도 …
1998년 폐업한 양조장이 귀촌 청년들의 일터와 복합 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이 공간은 귀촌을 원하는 청년들이 일정 기간 머물며 체험할 수 있는 ‘청춘텃밭 커뮤니티센터’로 활용될 계획이다. 이런 변화를 주도한 이들은 2년 전 경북 문경을 찾은 20대 도시 청년 5인방이다. 도원우 대표…
23kg 아홉 살 아이가 컴컴한 여행가방 안에 갇히던 순간 얼마나 무서웠을까. 뜨거운 지붕 위를 맨발로 걸어 집을 나온 아이는 얼마나 겁이 났을까. 한 아이는 죽고 한 아이는 살았다. 심장이 벌렁거려 읽기조차 힘든 뉴스들이었다. 읽기도 힘든 뉴스를 쓰기로 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워싱턴 부임 후 처음으로 찾았던 미 국방부 청사 분위기는 삼엄했다. 입구를 지키는 시커먼 감시견에서부터 손목시계까지 벗고 전신 스캐너를 통과해야 하는 보안검색 절차는 사람을 묘하게 긴장시켰다. 오각형으로 생긴 건물 내부는 또 어찌나 복잡하던지. 군복에 군화를 갖추고 꼿꼿하게 움직이는 …
50세가 넘어 처음 가본 요리교실. 일본 라멘 위에 올려 먹는 간장에 조린 계란을 만드는 법을 배웠다. 평소 요리를 거의 하지 않았기에 재미나기 그지없었다. 완전히 새로운 세계였다. 퇴근 후 집에서 매일 혼자 해봤다. 한 달간 간장에 조린 계란만 100개. 아내는 “이 많은 걸 누가 …
16일 오후 프랑스 파리 7구에 위치한 의회의사당. 정문 오른쪽에 위치한 동상 뒤로 경찰 4명이 보초를 서고 있었다. 기자가 동상 주위를 맴돌자 경계의 눈초리를 보냈다. 동상의 주인공은 루이 14세 시절 재무장관이었던 장바티스트 콜베르(1619∼1683). 콜베르는 중상주의(重商…
기업은 경기가 갑자기 나빠진다 해도 근로자를 바로 줄이지는 않는 경향이 있다. 다른 비용을 아끼거나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꾸려는 노력을 먼저 할 뿐, 감원(減員)은 항상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놓는 게 보통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기업은 아무리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인다 해도 당장 새로운 직…
한 초등 영어학원은 주기적으로 레벨 테스트를 치러 반을 바꾼다. 테스트 날짜가 다가오면 배앓이를 하거나 진정제를 먹는 아이가 있을 정도로 분위기가 예민해진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레벨 테스트를 온라인 재택 시험으로 바꾸자 갑자기 성적이 치솟은 아이들이…
“지금 중국의 소비는 주로 3억 명의 중산층에서 나옵니다. 그들의 1인당 평균 소득은 이미 한국 수준과 비슷합니다. 이 3억 명은 미국 전체 인구와 비슷하죠.” 11일 오후 중국 국무원이 연 ‘중국 경제상황 관련 간담회’. 탕민(湯敏) 국무원 참사는 중국의 소비 수요 문제를 묻는 …
얼마 전 사석에서 만난 경제 부처 고위공무원은 국회 얘기가 나오자 분통을 터뜨렸다. 국회에서 의원입법 형태로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법안 중에 상당수는 규제개혁위원회의 규제심사를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였다. 법안 하나를 국회에 제출하려면 당정 협의, 공청회, 규제심사, 법제처 심…
골수 한화 팬 A는 멍하게 TV 프로야구 중계를 보고 있었다. 이날도 한화는 큰 점수 차로 지고 있었다. 그는 수시로 쓴 한숨을 내뱉었다. 보다 못해 주위에선 “응원 팀을 바꿔 보면 어때”라고 권했다. 이에 돌아온 허탈한 대답. “그렇게 할 수 있었으면 진작 그랬지.” 요즘 한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