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A 군(13)은 자신이 나고 자란 베트남을 떠나 낯선 한국에 왔다. 결혼한 어머니를 따라온 것이다. 1년이 지났지만 A 군은 한국 학교에 입학하지 못했다. 바쁜 부모가 A 군의 교육까지 챙기지 못해서다. A 군은 중도입국 청소년이다. 외국에서 살다가 한국에 온 다문화가정 …
“과감한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386도 예외는 아니다.”(초선 A 의원) “세대교체는 공감하지만 40대는 젊고, 50대는 늙었다는 식으로 무 자르듯 얘기하면 안 된다.”(3선 B 의원) 몇몇 의원들과 식사 자리에서 갑론을박이 오갔다. 요즘 여의도의 주요 화두는 단연 내년 총선…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어느 놀이학교. 대기업 오너의 손주들이 많이 다닌다는 이곳은 뜻밖에도 첨단 건물이 아닌 2층짜리 낡은 주택에 있었다. 넓은 잔디 정원 한쪽에 모래밭과 그네가, 미니 사육장에 토끼와 강아지가 있었다. 독립서점처럼 꾸며진 작은 도서관에서 아이들이 언제든 그림책을 읽을…
“어려운 연극이라 관객이 얼마나 올지 걱정했어요. 그런데 공연 직전 희곡을 쓴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자 전 회, 전 석이 매진됐어요. 진기록이었죠.” 1969년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초연 때를 떠올리며 임영웅 연출가(83)가 한 말이다. 사뮈엘 베케트(1906∼1989)가 노벨…
지난달 30일,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주요 임원들 150여 명이 참석한 경영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비상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주문했다. 황 부회장은 “투자의 적절성을 철저히 분석해 집행해야 한다”며 “향후 발생 가능한 외환 및 유동성 위기에도…
서울대 교수노동조합이 곧 출범한다. 서울대의 교육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교수들의 교권 확보와 임금·근로조건 개선에 힘쓸 것이라고 한다. 전임교원(교수, 부교수, 조교수) 2200여 명 전원이 회원인 서울대 교수협의회가 주축이다. 교수협의회가 8월, 10월 노조 설립에 대한 찬반 의견을 …
한국의 군사 분야 기여가 언급된 미국 국방부 프레젠테이션의 슬라이드는 3번째 장(章)에 있었다. 한국이 험프리스 미군 기지 이전에 얼마나 많은 역할을 했는지 등을 보여주는 이 대목은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이 아끼는 자료였다. “한국과 일본이 미국을 벗겨먹고 있다”는 도널드 트럼…
최근 취재차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ETH Zurich)를 방문했다. 세계적 명문 공대라면 흔히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스탠퍼드대 등 미국 학교를 떠올리겠지만 취리히 공대도 화려하다. 상대성 이론을 발표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을 비롯해 노벨상을 탄 이 학교 졸업생만 21명에 달한…
유명 정보기술(IT) 회사 사장의 아들 A 씨는 미국 명문 공대에서 박사 학위를 땄다. 그는 국내에서 전공 분야인 인공지능(AI) 연구를 계속하고 싶었다. 여러 곳에서 제의가 왔지만 기업 안팎의 경직된 문화와 제도에 실망했다. 국내에선 마음껏 뛰기 힘들다고 본 A 씨는 재작년 미국 I…
이번 파생결합펀드(DLF) 대량손실 사태에서 피해자들이 가장 많이 분통을 터뜨리며 하는 말은 “은행에서 팔기에 안전한 줄 알았다”, “차마 은행이 이럴 줄은 몰랐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은행이라는 곳은 증권사나 저축은행 같은 다른 금융회사에 비해 더 신뢰할 만하다는 …
“집 빨리 안 팔면 감옥 간다고요?”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자 많은 사람들이 화들짝 놀랐다. 무주택자에게 청약 기회를 확대한다는 좋은 취지인데 벌칙 조항이 문제였다. 규제 지역에서 청약에 당첨된 1주택자가 새집 입주 뒤 6개월 …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수,천))시에서 태어난 홍콩인 찬퉁카이(20)와 여자친구 푼모 씨(20)는 지난해 2월 8일 대만 타이베이(臺北)로 여행을 떠났다. 같은 달 17일 푼 씨의 어머니는 푼 씨로부터 “오늘 홍콩으로 돌아갈 거예요”라는 와츠앱 메시지를 받았다. 하지만 그날로 연…
“우린 앞으로도 악플(troll·악성댓글)을 멈추지 못할 것이다.”(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그래, 이젠 인정하자. 쳇바퀴처럼 돌고 돈다. 다 부질없어 보인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열흘이 넘었다. 스물다섯 살의 안타까운 낙화(落花). 눈부신 스타가 아니라도 허망하기 이를 데 없다. …
20일 경주행 새벽 첫 기차에 몸을 실었다. 몸은 천근만근, 눈꺼풀은 무거웠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일요일 아침의 늦잠을 포기하고 마라톤을 위해 경주행이라니. 스스로 생각해도 정상이 아니었다. 옅은 잠에서 깨어 신경주역에 내리니 ‘비정상’인 사람들이 한가득했다. 여길 봐도,…
11일 일본 도쿄 중의원회관에서 부흥담당 부대신 간케 이치로(菅家一朗) 의원을 만났다. 이달 초 후쿠시마 제1원전을 취재한 인연으로 후쿠시마현 출신인 그를 만났다. 도시락을 먹으며 1시간여 동안 원전 이야기를 나눴다. 일어서려는데 간케 의원이 갑자기 “제 안경 어떻습니까”라고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