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RY, OUT OF SERVICE.’ 지난해 9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한 주유소. 세 번째 찾은 주유소도 똑같은 상황이었다. 주유기가 8개나 있었지만 노즐마다 노란색 비닐이 씌어 있었다. 영어로 ‘미안하지만 서비스는 끝났어요’라는 문구가 인쇄된 비닐이다. 판매할 기름이 바…
2016년 치러진 20대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각계각층의 유명 인사들을 총선 후보로 영입했다. 후보 경쟁력, 여론조사 등을 면밀히 분석해 영입인사별 맞춤형 출마 지역구를 구상했다. 언론에 수차례 소개되며 화제를 모았던 영입인사 A는 자유한국당 소속 유력 정치인이 차지하고 있는 …
대기업 마케터인 A 씨(41)는 최근 사무실 컴퓨터 초기 화면을 구글로 바꾸고, 스마트폰에서 국내 포털 앱을 지웠다. 인공지능(AI)이 기사를 편집한 뒤로는 깊이 있는 기사는 왠지 별로 보이지 않았다. 때론 입맛에 맞는 기사가 떴다. 하지만 맞춤형이라 자신과 입장이 다르거나 관심 없는…
태권브이, 황금바둑판, 이순신…. 최근 몇몇 시군이 추진하는 대표적인 전략 사업이다. 전북 무주군은 해발 420m의 향로산 정상에 아파트 12층 높이의 태권브이 로봇 조형물을 구상하고 있다. 예산만 72억 원을 잡았다. 전남 신안군은 189kg의 황금을 사들여 바둑판을 만들려고 한…
이달 2일(현지 시간) 태국 방콕 센트럴월드에서는 국내 중소기업 공동 브랜드인 ‘브랜드K’ 론칭 행사가 열렸다. 45분간 진행된 론칭쇼에서 브랜드K 홍보대사인 축구선수 박지성은 제품 사용법을 시연하고, 유명 가수 에일리와 산들은 K팝을 선보였다. 브랜드K는 우수한 제품을 갖고 있지만 …
명분만 있고 효과는 없는 ‘위선의 정책’이 수두룩하지만 교육정책은 그 괴리가 유독 심한 것 같다. 우수한, 또는 잠재력이 우수한 학생을 공정하게 선발하면서 사회적 불평등을 완화하고 공교육 정상화에도 기여해야 하는 대입제도가 대표적이다. 이런 명분으로 지난 10년간 급격히 확대됐던 학생…
“미국은 ‘동맹 부국(富國)’이지만 러시아와 중국, 북한 같은 나라는 ‘동맹 빈국(貧國)’이지 않습니까.” 미 국방부 2인자인 데이비드 노퀴스트 국방부 부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던 7월. 댄 설리번 상원의원(공화당)의 발언은 당시 기자의 귀에 가장 인상적으로 꽂힌 문장이었다.…
서울 광화문에 8월 14일 천막이 하나 더 세워졌다. 세월호 추모공간 길 건너편이다. 광화문광장 인근 다른 천막들처럼 설치한 날은 있어도 철거 날짜엔 기약이 없다. 천막의 주인공은 탈북민들이다. 발단은 안타까운 사연 하나였다. 7월 31일 서울 관악구 한 임대아파트에서 바짝 마른…
“아빠, 오늘 무슨 일 있어?” 13일 아침. 평소보다 거리에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를 탄 사람이 3배는 많아 보이자 초등학생 딸이 등굣길에 불쑥 물었다. 이날 아침 프랑스 파리 시내 도로 곳곳이 꽉 막혔다. 원인은 지하철 노조 파업이었다. 파리 시내 16개 지하철 노선 중 10…
“경제학자들은 수요와 공급 곡선으로 세상 모든 일을 다 설명하려 든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들이 두 곡선으로 설명하는 수많은 현상 중에는 물론 시장금리의 움직임도 포함돼 있다. 가령 은행 금고에 돈은 많은데 이를 대출해줄 곳이 없다면 금리가 내려갈 수밖에 없고, 반대로 예금은 적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내 성폭행’ 사건 가해자가 이달 5일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직장 내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촉발시킨 사건이었다. 피해 사실을 세상에 알린 지 거의 2년 만에 피해자는 다시 웃을 수 있게 됐다. 신입사원이…
얼마 전 타이베이에서 대만 집권당인 민진당 관계자를 만났다. 올해 7월 말 야당 국민당의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된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시 시장이 내년 1월 대만 대선은 “양안관계(중국과 대만 관계)에서 평화로 가느냐, 전쟁으로 가느냐의 선택”이라고 말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혼신의 역주를 끝낸 ‘빙속여제’ 이상화(30)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37초33의 기록으로 만들어낸 값진 은메달이었다. 아쉬움과 후련함, 그간 힘들게 운동한 기억 등이 버무려진 투명한 눈물이 은빛 빙판 위로 떨어졌다. 연습 트…
한국 소비자물가가 지난달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뉴스를 보자마자 일본 유명 가수 센 마사오(千昌夫·72)가 떠올랐다. 그는 1947년 동북부 도호쿠 지방의 벽촌에서 태어났다. 그는 고교 2학년 때 가출해 무작정 도쿄로 갔다. 일면식도 없는 작곡가 엔도 미노루(遠藤實…
“정시가 무조건 옳다고 보지는 않아요. 하지만 사교육 여건이 좋은 서울도 아니고 맞벌이까지 하는데 우리 아이가 수시전형으로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을까요?” 고교 1학년 자녀를 둔 경기 지역의 한 학부모 말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대학 부정 입학 의혹을 둘러싼 ‘스펙 부풀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