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요즘처럼 자주 만나 회의하는 것을 최근 잘 보지 못한 것 같다. 일주일에 한두 차례 당정청 회의는 물론이고 당정 및 산업계 긴급 정책간담회, 토론회 등을 풀가동하고 있다. 회의가 열릴 때마다 굵직굵직한 대책이 쏟아진다. 위기 상황에서 정권 핵심들의 속…
‘유튜브 알고리즘은 사람들이 더 오래 체류하게 왜곡돼 있다. 자극적 정보 등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광고 수익을 늘리게 설계돼 있다.’ 유튜브에서 알고리즘을 담당했던 엔지니어의 발언이다. 그는 영국 가디언과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힐러리…
김정은이 피식 웃었다. 허둥대는 노광철(인민무력상) 때문이었다. 지난해 9월 19일 평양 백화원. 남북 군사합의서에 서명한 송영무 당시 국방부 장관이 포즈를 취한 것과 달리 노광철은 합의서 서명 페이지를 찾지 못해 한참 뒤적거렸다. 10여 초나 흘렀다. 그러자 김정은이 ‘뭔 일인…
“우리도 국민이다.” 지난해 8월 29일 서울 광화문광장. 굵은 빗줄기 속에서 이날 하루 생업을 접고 집회에 참석한 전국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5인 미만 사업장은 최저임금을 차등화해 적용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 각지에서 미용실, PC방, 편의점 등 60여 개 업종에…
“미리 저축을 좀 해 둬요.” 재테크에 대한 조언이 아니다. 올해 첫째를 동네 일반고에 보낸 엄마에게 ‘아이가 학교에 잘 다니느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학기 초에 학교를 갔더니 수업 받는 아이들 태반이 자고 있고, 따라올 아이만 들으라는 식”이라며 “학교는 배우는 곳이 아니…
유럽은 올해 여름 독한 폭염에 시달렸다. 지난달 25일 프랑스 파리의 낮 최고기온은 섭씨 42.6도로, 1873년 관측 이래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도 40도가 넘었다. 이런 무더위가 최근 독일에서 다소 생소한 ‘찬반’ 논란을 일으켰다. 독일 의회에서 육류에 붙이…
“18∼34세 젊은 고객을 매장으로 오게 해야죠. 온라인, 오프라인 연계가 관건이에요.” 2년 전 미국 고급 백화점 바니스 뉴욕의 고위 여성 임원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새로운 디자이너를 발굴하기 위해 서울에 온 길이었다. 온라인으로 더욱 치열해진 경쟁 속에 바니스에서만 파는 ‘…
미국 외교관들을 한꺼번에 그렇게 많이 본 것은 처음이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물론이고 존 설리번 부장관, 데이비드 스틸웰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브라이언 훅 이란특별대표 등 고위 당국자들의 얼굴도 보였다. 미 국무부 청사 1층 대강당이 꽉 찼다. 지난달 말 국무부 창립 …
요즘 금융계에선 ‘노무라의 예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4월 노무라증권이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국내외 기관 중 가장 먼저 1%대(1.8%)로 끌어내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당시는 일본의 경제 보복이 표면화되기 전이어서 대다수 경제연구기관들이 2%대 중반의 성장률을 예상하고 …
시세조종(주가조작) 범죄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는 대개 범죄자들이 수갑을 차는 것으로 끝난다. 사필귀정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고개 숙인 범죄자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을 수도 있다. 신체를 구속하긴 쉬워도 빼돌린 돈을 찾아오는 건 쉽지 않다. 예를 들면 이렇다. 코스닥 상장사 대…
1일 대만 타이베이를 떠나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는 대만 항공사 비행기에 올랐다. 자유를 찾아 홍콩을 떠나 대만으로 향하는 ‘홍콩 엑소더스’ 현장을 취재한 직후였다. 대만 신문인 ‘롄허(聯合)보’ 한 부를 집어 들었다. 비행기가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할 무렵 갑자기 승무원이 신문을 …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남녘 동포들의 뜨거운 마음이 담긴 선물을 보내어 온 데 대하여 사의를 표시하시면서….” 지난해 11월 제주산 귤을 북한으로 보낸 지 닷새 뒤. 북한 노동신문에는 이런 짤막한 기사가 실렸다. 9월 평양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보내온 송이버섯 2t…
1988년 겨울 올림픽 개최지 캐나다 캘거리는 겨울 스포츠의 천국이다. 올림픽 오벌을 비롯해 당시 올림픽을 치른 경기장이 고스란히 유산으로 남아있다. 요즘도 캘거리는 전지훈련을 위해 찾는 각국 선수들로 붐빈다. 그런 캘거리가 다시 한번 올림픽을 개최한다면 어떨까. 기반 시설이 워낙 잘…
그의 이름은 후나고 야스히코(船後靖彦·62). 도쿄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무역회사에 입사해 ‘상사맨’으로 일했다. 평범하고도 무난한 삶이었다. 42세가 되던 1999년 여름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이때부터 손에 힘이 없어지면서 젓가락, 칫솔 등을 제대로 쥘 수 없었다. 급기야 다음 해 …
“사형 선고한 적 있습니까?” 오랜만에 통화한 판사에게 안부 인사로 뜸을 들이다 물었다. 고민한 적이 있지만 실제로 선고한 적은 없다고 했다. 20년 넘게 법관으로 일하고 있는 이분은 고민했던 이유를 몇 가지 댔는데 끄트머리에 가서는 “사실상 실효가 없어서…”라고 했다. 사형을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