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총선은 제도권 정치에서 ‘친노(친노무현)의 부활’을 공식화한 선거였다. 당시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 경선 과정에서 후보들에게 ‘노무현’이라는 이름은 절대반지였다. 대표 경력에 ‘노무현’이 있고 없고는 민주당 지지층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10%포인트 이상의 지지율…
“이거 내 팔 근육이야. (식당에서) 쌀 나르고 설거지한 근육! 엿장사 꽃장사 떡장사 파출부…. 여자라고 나, 글도 안 가르쳐주고, 이름도 막내딸이라고 대충 지어놓고…. 막례가 뭐여?” 인기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72)가 팔뚝을 걷어붙이고 한껏 힘주며 이렇게 말한다. 제2차 세계…
지난달 14일 서울중앙지법의 중법정 311호.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손해배상청구 소송 관련 재판 개입 의혹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무토가 고문인 건 알았나”라는 질문에 “아마 몰랐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답했다. ‘무토’는 윤 전 장관이 2013년…
“신규 개발보다 국토 재생 중심으로 기조를 전환한다. 기존 도심의 중추기능 회복을 통해 도시 경쟁력을 제고한다.” 2011년 1월 정부가 확정한 ‘제4차 국토종합계획 수정계획(2011∼2020)’은 사실상 ‘신도시 포기 선언’이었다.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 등 구조적 변화에 따라…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강의 영상을 다시 찾아봤다. A대학 교수로부터 ‘하버드대에 강사법을 적용하면 어떻게 되겠냐’는 질문을 받고 나서다. 웅장한 규모의 계단식 강의실에 수강생 수백 명이 빼곡히 앉아 있고, 샌델 교수는 지휘를 하듯 그들의 질문을 조율했…
“한국이 화웨이 5세대(5G) 통신장비를 계속 사용하면 미국이 지금처럼 한국과 협력을 유지할 수 없을 겁니다. 이것은 중대한 동맹 이슈입니다.” 4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열린 국제안보콘퍼런스. 패널로 나선 대북 전문가 고든 창 변호사(68)가 중국 이…
올해 초 큰맘을 먹고 건조기,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등 이른바 미세먼지 가전 3종을 들였다. 세탁실에 건조기 둘 자리가 없어 거실에 둬야 했지만 불편을 감수하기로 했다. ‘장비발’로 미세먼지 공격을 어떻게든 피해 보겠다는 생각에서다. 화장품 가게를 가도 얼굴에 묻은 미세먼지를 없…
“헝가리가 ‘후진국’이라서 실종자 수색 및 선체 인양이 늦어진다고 생각하세요?”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침몰한 지 이틀 뒤인 지난달 31일. 사고 현장에서 만난 헝가리 기자가 물었다. “전혀 아니다”라고 부인했지만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는 표정엔 섭섭…
정기예금을 가입하러 은행에 갔는데 1년 만기와 10년 만기 상품이 있다. 만약 두 상품의 금리가 같다면 무엇을 택해야 할까.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는 고객이라면 당연히 1년 만기를 고를 것이다. 일단 1년을 맡겨보고 다시 어디에 투자할지 판단해야지, 이자율도 같은데 굳이 10년간 돈을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무턱대고 불법 시위를 하는 것은 아니다. 널리 알리고 싶은 그 나름의 주장이 있어서다. 며칠 전 법원 결정을 무시하고 현대중공업 주주총회장을 점거한 것은 조선업이 불황인 와중에 고용이 더 불안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의 표출이었다. 3월 국회 난입 사태는 …
지난달 31일 베이징의 관변 연구기관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중국 경제 무역 부서 전직 고위관료들이 대거 모여 미국의 전방위적 기술, 무역전쟁을 한목소리로 성토했다. 왕춘정(王春正) 전 공산당 중앙재경영도소조판공실 주임은 미국이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린 데 대해 “비(非)시장 수단…
장미란(36)은 한사코 손을 보여주지 않으려 했다. 거듭된 요청에 그는 수줍게 손바닥을 펴 보였다. 세계에서 가장 힘센 여자의 손은 굳은살과 물집으로 가득했다. ‘역도 여제’로 명성을 떨치던 시절. 장미란은 매일 하루 평균 5만 kg의 쇳덩이를 들었다 놨다. 굳은살과 물집은 그가 역도…
이상했다. 25∼28일 일본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표정은 왠지 밝지 않았다. 26일 박진감 넘치는 스모 경기를 볼 때엔 ‘화가 났나’ 싶을 정도로 뚱해 보였다. 그의 지난 나흘간 동선을 떠올려 봤다. 가장 활기 있었던 모습은 25일 오후 6시경 도쿄 미국대사…
“충북 명문고 논란에서 진짜 재밌는 게 뭔 줄 압니까? 입시교육을 적폐 취급하며 명문고 설립에 반대하는 전교조 간부 출신인 교육감도 정작 자기 자식은 서울대 법대를 보냈다는 겁니다. 현 정부 들어 (그 아들은) 청와대에 입성했답디다. 그런데 왜 도민들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겁니까?…
“지금 바이오산업이 중요한 것을 누가 모르나. 어떻게 규제를 풀지가 핵심인데….”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한 지 얼마 뒤 이런 말이 나왔다. 대통령이 나서 정부 연구개발비를 연 4조 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100만 명 규모의 ‘국가 바이오 빅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