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1970년대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끌었던 세상에서 가장 긴 이름이다. 김 씨 집안 5대 독자의 장수(長壽)를 기원하기 위해 좋은 단어를 다 갖다 붙이다 보니 72글자나 됐다. 이름을 부를 때는 한 글자도 빠뜨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는 ‘고양이’다. 나가겠다고 울어대서 문을 열어줬는데 나가지 않는다.” 나탈리 루아조 프랑스 유럽담당장관의 통렬한 비판이다. 2016년 6월 국민투표 가결 후 3년에 가까운 시간을 돌고 돌아 브렉시트를 열흘 앞두고 겨우 도달한 지점이 브렉시트 3개월 …
공교롭게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작년과 올해, 그것도 재계 빈소에서 기자들로부터 같은 질문을 받았다. “엘리엇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엘리엇 공세로 지배구조 개편안을 철회한 직후였던 지난해 5월에는 묵묵부답이었고, 주주총회를 앞둔 이달 초에는 잠시 생각하다가 “…
‘구청에서 단속 나오면 돈 좀 찔러주면 되고.’ ‘왜 대처를 못했지? 어떻게든 보도를 막으면 되지 않나?’ ‘(수갑) 차기 전에 1000만 원 준다고 했어.’ ‘빅뱅’의 승리(본명 이승현·29)와 가수 정준영 씨(30), FT아일랜드 최종현 씨(29)가 카카오톡에서 나…
15일 오후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 역할)가 폐막한 베이징 인민대회당을 떠나 중국 국무원 브리핑장으로 향했다. 외신은 거의 참석하지 않은 자리였다. 궈웨이 국무원연구실 부주임은 이날 폐막식에서 통과된 정부 업무보고 수정 상황을 소개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5일 전국…
14일 많은 사람들이 ‘간헐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단식’을 강제로 하게 됐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갑자기 접속 오류가 발생한 데에 따른 것이다. 로그인이 안 되거나 화면이 아예 안 떴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이용자가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에 이르는 만큼 사상 초유의 …
세대를 규격화해 구분 짓긴 싫지만 굳이 말하자면, 기자는 ‘X세대’(1970∼1980년생)였다. 스무 살 때 귀를 뚫고 머리를 길러 한쪽 눈을 가리고 다녔다. 윗세대인 86세대(80년대 학번·1961∼1969년생)에게서 ‘요즘 것들은 버릇없다’는 소리를 내내 듣고 살았다. ‘세…
박원순 서울시장은 강을 건넜다. 얼마 전에 “지금까지 내가 해서 안 된 것 있었나. 내기를 해도 좋다”고 했을 때는 건너온 다리마저 불태웠다. 내기 얘기는 빈말이 아니다. 이미 자신의 많은 것을 걸었다. 제로페이가 실패하면 대권 주자로서 입지가 흔들린다는 걸 스스로 잘 안다. 갈…
이번 ‘광화문에서’ 칼럼은 광화문이 아닌 ‘집에서’ 썼다.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에 맞춰 3월 한 달간 회사를 휴직했기 때문이다. 휴직을 결정하기까지 내적 갈등이 많았다. 교육팀장을 맡으면서 알게 된 교육계 지인들은 아이의 초등 입학이 최대 고비라며 휴직을 권했다. 한 가까운 교사 지인…
자신이 이끄는 기업만큼 유명한 스타 경영자들이 있다. 세 부류로 나누면 다음과 같지 않을까. 이나모리 가즈오 일본 교세라그룹 명예회장, 고(故) 마쓰시타 고노스케 파나소닉 창업자처럼 극기, 투혼, 불요불굴의 정신을 강조하는 구도자(求道者)형 경영자가 있다.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돈다는 ‘천동설’은 인류에게 1400년 이상 진리였다. 그러다 15세기 위기를 맞는다. 달력(율리우스력)에 열흘 이상의 오차가 생겼고, 장거리 항해가 늘면서 좌표 오류 문제가 불거졌다. 농사, 종교, 무역 등에서 차질이 생기면서 불만이 커졌다. 1543년. 코페…
지난달 19일 프랑스 의회에서 법안 하나가 논란이 됐다. 학교 교실마다 프랑스 국기인 삼색기와 유럽연합(EU) 국기를 같이 달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이다. 우파 공화당의 에리크 치오티 의원이 발의했지만 중도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도 힘을 보탰다. 애국심과 국가 정체성을 강조해 ‘강한…
다이어트 방법은 다양하지만 살 빼는 원리는 단순하다. 인풋보다 아웃풋이 많으면 된다. 적게 먹거나 더 많이 움직이거나. 말은 쉽지만 실천은 어렵다. 여러 요인이 있지만 단시간에 승부를 보려는 조급증도 주요한 실패 요인이다. 그래서 인풋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단식을 선택하곤 한다. 운동은…
2012년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의 한 조사실. 당시 서울 강남 유흥업계를 주름잡던 ‘룸살롱 황제’ 이경백 씨는 검사에게 진술하며 ‘월정’이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논현지구대가 4개 팀인데 각 팀 총무에게 월정 200만 원씩 줬죠.” 이 씨는 총무를 맡은 고참 경찰관에게 매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움찔했을 것이다. 전 세계로 생중계되는 카메라 앞에서 난생처음 기자들의 직접 질문과 답변을 요구받았을 때 분명 그렇게 보였다. 하노이 미디어센터에 모인 내외신 기자들은 처음 보는 장면에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역사적인 ‘하노이 선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