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나라가 또 있을까. 전 세계가 걱정하는데 본인만 태평하다. 유례없는 한국의 저출생 얘기다.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타임스의 한 칼럼은 “14세기 흑사병 때보다 심각하다”고 했다. 올 2월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단순한 대책으로는 대응이 어렵다”고 경고했다. 만국이 ‘우리는 한국처럼…
19일 이스라엘이 이란의 군사기지와 시리아·이라크의 친이란 무장 조직 근거지를 타격했다. 전례 없는 이란의 공격을 받고 보복을 선언한 지 엿새 만이다. 앞서 13일에는 이란이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공격했다. 미사일과 드론 300여 기를 발사한 전격 공습이었다. 중동이 또…
“기본적으로 내 삶이 나아져야 지지율이 두 자릿수로 바뀐다. 후보 개인기는 플러스마이너스 5%, 공천은 잘해봐야 한 자릿수, 공약은 아무리 잘 내도 소수점 단위다.” 올해 초 국민의힘 핵심 인사에게 선거 국면에서 지지율을 변화시키는 요인을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 김춘수 시인이 대표작 ‘꽃’에 쓴 것처럼 야구에서도 구심(球審)이 스트라이크라고 불러줘야만 스트라이크는 스트라이크가 된다. 실제로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규칙은 “심판원이 ‘스트라이크’라고 선언한 것”을 스…
“준공 30년이 넘으면 안전진단 통과 전에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는 게 맞나요?” 10일 총선에서 야당이 압승하자 서울 노원구 상계동과 강남권 등 주요 재건축 단지 공인중개사무소에는 이런 문의가 쇄도했다고 한다. 총선을 석 달 앞둔 올해 1월 정부가 내놓은 안전진단 규제 완화 법안(…
175석 대승을 거둔 이재명 대표는 어쩌면 지난 공천 과정에서의 ‘비명횡사’와 ‘탈당 릴레이’에 대해 “거봐라, 내가 맞았지”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재명의 승리가 아니었다. 집권여당의 참패였을 뿐이다. 정부 임기 3년 차에 치러지는 중간 심판 성격의 선거…
살던 동네를 떠나 이사 온 지 한 달이 더 지났는데 일곱 살 큰딸은 이전 동네에 살던 친구가 준 구멍 난 청바지와 분홍 니트만 찾는다. 옷장에 널린 옷을 마다하고 굳이 그걸 입겠다고 떼 쓴다. 그러곤 놀다가 아무렇지 않은듯 묻는다. “유주는 잘 지낼까?” 일곱 살이 헤어진 친구에 대한…
총선을 열흘여 앞둔 시점인 지난달 27일 오전, 현대자동차(3년간 68조 원)와 LG(5년간 100조 원), 쿠팡(3년간 3조 원)이 ‘짠 듯이’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오후 윤석열 대통령은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첨단 신산업을 중심으로 기업의 투자도 크게 확대…
#1. 총선 5일 전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은 대학 후배가 “국민의힘은 왜 개혁신당하고 힘을 안 합치냐”고 물어왔다. 대수롭지 않게 “이미 늦었고, 당이 이준석을 싫어해”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후배는 “30대 남성표 많이 가진 사람 내치고 국민의힘이 왜 2030 타령하느냐”고 했다.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디르만 중심업무지구(SCBD)’. 면적 45만 m²(약 13만6000평)에 글로벌기업 사무실과 아파트, 쇼핑몰 등이 우뚝 솟은 마천루 지구다. 명품 옷을 걸치고 값비싼 액세서리를 장식한 젊은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현지에서는 ‘SCBD 스타일…
“500원요? 요즘 아이맥스 영화관 티켓값은 2만 원이 넘어요. 영화 입장권 부담금 500원 폐지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소액이라 별로 안 고마운데?’ ‘없애나 마나 한 거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어요.” 얼마 전 대학 시절 영화동아리 선후배들을 만난 자리에서 오간 대화다. 정부가 지…
일선 경찰서에는 ‘경미범죄심사위원회(위원회)’라는 게 있다. 위원회의 설치 근거를 담은 운영 규칙의 첫 조항인 설립 목적에는 그 방향성이 명확히 설정돼 있다. “경미한 형사사건 피의자의 전과자 양산을 방지하기 위하여”라는 것이다. 국내 형사사법 체계의 첫 단추인 경찰부터 우리 사회에도…
수년 전 이집트 카이로 특파원 시절 정부종합청사 ‘무감마’를 갔다가 ‘영험함’을 경험한 적이 있다. 비자를 연장하러 갔다가 족히 3, 4시간은 기다려야 할 듯한 긴 줄의 끝에서 한숨 쉬고 있던 내게 한 남성 직원이 웃으며 다가왔다. “비자?”라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내 팔을 …
입지 논란, 여야 갈등 등을 넘어 우여곡절 끝에 5월 말 경남 사천에 문을 여는 우주항공청의 첫 채용 평균 경쟁률이 16.1 대 1을 넘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주항공청설립추진단은 우주항공청 일반임기제 공무원 경력경쟁 채용시험 접수 결과 50명 모집에 807명이 응시했다고 지난달 말…
“솔직히 투표소로 지정된 주민센터에서 폭발물 검색하듯이 일일이 찾아볼 순 없잖아요.” 선거 역사상 유례없는 사전투표소 불법 카메라 설치 사건이 불거진 뒤 익명을 요구한 선거관리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3일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제한된 인력으로 선거를 관리하다 보니 지방자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