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판결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 버번 위스키는 정말 끝내주는군.”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초여름. 해리 트루먼 당시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가까운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만찬 도중 집주인에게 한 말이다. 바비큐와 카나페를 안주로 곁들이면서 버번을 들이켜 취기가 오른 직…
최근 중국 관변학자, 중국 매체 기자와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 토론할 기회가 있었다. 기자는 “북한의 석탄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수출 금지 품목이 어디로 가느냐”고 물었다. “상당수가 중국으로 가기 때문에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생각이었다. “북한은 미국을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리콜 대상이면서 아직 긴급 안전진단을 받지 못한 BMW 차량에 대해 운행중지를 요청했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게다가 운행중지 대상이 고급 자동차의 대명사인 BMW여서 더욱 충격적이다. 아직 안전진단을 받지 못한 2만여 대의 차주 불만이 눈에 선하…
4월 말 일본 도쿄 신주쿠역 앞에서는 이례적인 집회가 열렸다. 여성들이 주체가 돼 성추행 성폭력을 추방하자는 내용이었다. 특히 권력 핵심 부서인 재무성의 후쿠다 준이치(福田淳一) 전 사무차관이 여기자에게 “가슴을 만져도 되냐”는 등의 성희롱 발언을 상습적으로 한 사실을 강하게 규탄했다…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했는데, 국민은 ‘먹방(먹는 방송)과의 전쟁’으로 인식했다. 지난달 말 정부가 발표한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에는 수많은 내용이 담겨 있었지만, ‘먹방 규제’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국가가 비만 억제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국민의 취향까지 통제하는 게 적절한지를 놓고…
인태연 신임 대통령자영업비서관이 8일 두 라디오 프로그램에 연달아 출연해 인터뷰한 내용을 보며 공감 가는 대목이 많았다. 특히 인 비서관이 “지금 자영업자들은 위기인데, 여기서 최저임금이 2년에 걸쳐 30% 가까이 오른다. 이는 목까지 물이 차 있는 상황에서 입과 코를 막는 현상이 발…
로스쿨 학생들은 중간·기말고사 때 시험지에 이름을 쓰지 않는다. 그 대신 무작위로 부여되는 수험번호를 문자로 전송받아 적는다. 교수의 ‘채점 특혜’ 시비를 막기 위해서다. 조교가 답안지를 앞자리부터 걷으면 “뒷자리 학생에게 몇 초를 더 줬다”는 항의가 빗발친다. 학점이 좋은 학생들은 …
‘내일을 위한 시간’은 장피에르 다르덴, 뤼크 다르덴 형제가 2014년 선보인 영화다. 주인공 산드라는 복직을 앞둔 회사에서 동료들이 그녀의 복직 대신 1000유로(약 130만 원)의 보너스를 택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부당한 해고에 이의를 제기한 그녀는 간신히 재투표 기회를 얻는다. …
지난해 5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당선 직후 공영방송 TF1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마크롱, 승리 이후에’를 뒤늦게 보게 됐다. 유명 다큐멘터리 감독이 마크롱 후보의 대선 출마 선언부터 당선 확정까지 8개월 캠페인 내내 쫓아다니며 찍은 영화라 상당히 흥미진진했다. 행사장…
이렇게 될 줄 알았다. 3일 국가교육회의 공론화위원회가 발표한 ‘2022학년도 대학 입시개편 공론화 결과’ 말이다. 공론화위는 이날 ‘시민참여단의 공론 과정은 의미 있었다. 하지만 대입제도 개편을 어째야 할진 모르겠다’로 요약되는 결과문을 발표했다. 이로써 교육부가 국가교육회의에, 국…
추신수가 소속된 텍사스 레인저스가 멀쩡한 야구장을 허물고 새 구장을 짓겠다고 4월 발표했을 때, 미국의 스케일에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는 1994년에 개장해 25년도 안 됐다. 당시 1억9100만 달러(약 2041억 원)가 들었다. 지…
중국 베이징시는 5월부터 안전 규정을 위반한 옥외 광고판과 간판 철거에 대대적으로 나섰다. 노후돼 안전 위험이 큰 옥외 광고판과 간판을 최대한 빨리 모두 정리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베이징의 중국 공산당원 사이에 돌고 있는 옥외 광고판 철거 배경은 ‘안전 위험’과는 거리가 있다. …
“한국인은 휴가를 꺼린다.” 2011년 7월 파이낸셜타임스(FT)에는 한국의 휴가문화를 다룬 기사가 실렸다. 이 신문은 “한국의 연평균 휴가기간은 11일에 불과하고 그나마 대부분 단기로 나눠서 사용한다. 휴가보다는 보너스 급여나 ‘근면하다’는 직장 내 평판을 택한다”고 지적했다.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국회 정무위 업무보고에서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제한) 규제를 완화하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힌 25일, 한 은행권 관계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며 고개를 갸웃했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해 윤 원장마저 태도…
대검찰청 본관 건물 옆에 지상 6층 규모로 2008년 10월 완공된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 이 건물이 공사 중일 때 대법원 청사에서 북쪽 대검찰청 방면 사무실에선 판사들이 대화를 나눌 때 커튼을 내리곤 했다. 대검에 국내 최대 규모의 디지털 분석 장비가 설치된다는데 혹시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