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비싼 외국산 화장품을 주로 쓰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기초화장품의 경우 한국 회사들이 한국에서 만드는 제품들을 쓰고 있다. 사용 중인 화장품의 브랜드와 가격대는 다양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측면에서 외국산보다 만족도가 훨씬 높다. 최근 글…
평소 듬성듬성하던 서울지방경찰청 10층 기자실이 그날따라 빼곡했다.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달 16일이었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이 기자들과 마주 앉았다. 질문 공세가 시작됐다. 초점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의 연루 여부다. 이 청장의 입에 국민과 정치권의…
지난달 29일 오전 10시 50분, 일본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 총리 관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한다는 소식에 로비에 있던 기자들이 웅성거렸다. 카메라 앞에 선 아베 총리는 상기된 표정으로 “방금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했는데 납치 일본인 문제에 …
솔직히 말해 그간 한 번도 교육감 선거에 참여한 적이 없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투표를 했는지 안 했는지 자체가 기억나지 않는다. 그만큼 교육감 선거에 아무 관심이 없었다. 일단 교육감이 뭘 하는 사람인지를 제대로 몰랐다. 명칭을 보아 교육 관련 감투인 것 같긴 한데 이미 대학까…
프랑스에는 한국계 30대 지역구 국회의원이 두 명 있다. 1983년생 35세 조아킴 손포르제 의원(스위스-리히텐슈타인 지역구)은 한국 부모 밑에서 태어난 입양아이다. 1985년생 33세 델핀 오 의원(파리 19구 지역구)은 아버지가 한국인(어머니는 프랑스인)으로 한국식 교육을 받았다…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 크리스털 볼룸을 하루 빌려 행사를 열려면 4000만 원 정도가 든다. 롯데호텔은 일본 대사관에 이 공간을 빌려줬다가 2014년 호된 비판을 받았다. 일왕 생일잔치를 열도록 허용했다는 이유에서다. 돈을 받고 공간을 빌려줬을 뿐, 그 안에서 뭘 하든 (불법이 아…
조직은 확실히 생물이다. 생태계 최강자라도 낡은 트렌드에 묶이면 활력을 잃고 몰락한다. 휴대전화 절대강자 노키아가 그랬고, 전자업계의 공룡 소니도 그랬다. 세상이 변하는 만큼, 조직도 변해야 산다. 부활한 노키아와 소니가 이 점 역시 증명한다. 스포츠는 이런 흐름을 선명하게 보여…
“우리는 미국과 싸우는 게 아니라 중국과 싸우고 있다.” 지난해 말 북한을 방문했던 한 중국인 학자는 북한 관계자로부터 이런 얘기를 들었다. 대북 제재에 동참해 뺨을 때린 ‘형님’ 중국에 대한 ‘동생’ 북한의 불신은 이처럼 극에 달했다. 그랬던 북-중 관계가 불과 수개월 만에 김정…
“암호화는 중요합니다. 스파이나 바람둥이한테만 필요한 조치가 아닙니다.” 2013년 미국 국가안보국(NSA) 도·감청 문건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 전 NSA 요원이 문서를 폭로하기 위해 접근한 저널리스트에게 보안을 유독 강조하면서 했던 말이다. 스노든은 대화 내용을 추적하지 못하게 …
경찰의 ‘드루킹’ 여론 조작 사건 수사를 들여다보면 이해가 안 가는 대목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여론 조작 장소로 사용된 느릅나무 출판사를 압수수색하고 드루킹 김동원 씨 등 3명을 체포한 것은 한 달 전인 지난달 21일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내용을 보면 경…
정치인이 정무직을 맡는 일본에서 사무차관은 관료가 갈 수 있는 최고 직위다. 특히 ‘최강관청’ 재무성의 사무차관은 모든 관료의 최정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한 주간지가 후쿠다 준이치(福田淳一) 재무성 사무차관이 여기자들에게 “가슴을 만져도 되느냐”, “안아도 되느냐”며 상습 …
“에펠탑이 보이는 샤요 극장이 복싱 경기장으로 바뀌었다.” 한없이 자유로운 토론 문화로 유명한 프랑스도 깜짝 놀란 듯했다. 15일 일요일 오후 9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을 맞아 생중계로 TV 인터뷰가 진행됐다. 한국에서처럼 많은 기자들의 질문을 하나씩 …
“윈스턴의 등 뒤에 있는 텔레스크린은 수신과 송신을 동시에 행한다. 이 기계는 윈스턴이 내는 소리가 아무리 작아도 낱낱이 포착한다. 이 금속판의 시계(視界) 안에 들어 있는 한, 그의 일거일동은 다 보이고 들린다. 언제 감시를 받고 있는지 알 수는 없다.” 조지 오웰이 1949년 …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교육의 실타래는 아무도 못 풉니다. 장관은커녕 대통령도 못 풀어요. 하나님은 풀 수 있을까요? 아뇨, 너무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하나님도 못 풉니다.” 예전에 취재 중 만난 한 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의 얘기다. 그는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었다. 평생을 교육계에서 …
“신생아가 4명이나 숨졌는데 누구 책임입니까?” 3일 판사가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3명에게 똑같이 물었다. 이들의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였다. 세 사람은 당시 병원 기획조정실장 박모 교수, 신생아중환자실장 조모 교수, 수간호사였다. 박 교수는 조 교수의 전임자로 이 병원 신생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