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무역적자를 목표로 추구하지 않을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중국 시장의 대폭 개방을 위한 ‘4대 중대 조치’ 가운데,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수입 확대 계획을 발표하는 순간이었다. “무역흑자를 목표로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
올해 1월 25일,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 지하 2층. 이곳을 압수수색한 검찰의 이명박 전 대통령(MB) 수사팀이 웅성거렸다. 일부는 “MB가 운(運)이 다한 것 같다”고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다스 실소유주 의혹으로 MB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쉽지 않다”는 게 검찰의 분위기였…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 사흘 후인 9일 한 여론조사 기관은 박 전 대통령에게 법원이 선고한 ‘징역 24년’이 적정한 형량인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업체는 전국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형량이 ‘부족하다’는 응답자가 47.8%인 반면…
1920년대 베이브 루스 이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투수·타자 겸업 모델이 사실상 사라졌다. 투수와 타자의 수준이 경쟁적으로 고도화되면서, 하나만 잘하기도 쉽지 않게 된 것이다. 100년 가까이 투수는 던지고, 타자는 쳤다. 분업은 그렇게 굳어졌다. 이 뿌리 깊은 고정 관념이 20…
중국이 2011년 9월 쏘아 올린 첫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1호가 2일 칠레 서쪽 남태평양에 떨어졌다. 지구촌에는 ‘중국의 고장 난 우주정거장 추락 위험 경보’가 며칠간 울렸다. 언제 어디에 떨어질지, 어떤 재난이 발생할지 등에 관심이 집중됐다. 통제 불능 ‘우주 쓰레기…
즐겨 보는 일본 드라마 중에 ‘고독한 미식가’가 있다. 수입 잡화상을 운영하는 주인공 고로는 출장길의 낯선 장소에서 맛집을 찾아 헤맨다. 메뉴도 쉽게 고르는 법이 없다. 고심해서 선택한 음식을 온 미각을 동원해 집중해서 먹는다. 그의 식사에는 같이 먹는 사람과 술이 없다. 그는 이 행…
성범죄 수사는 일반 수사와 많이 다르다. 수사의 성패는 증거에 달렸는데 피해자가 유일한 증거다. 이마저 물증이 아니다. 진술이 전부다. 둘 사이 일이라 목격자도 없다. 가해자도 이런 사정을 안다. “만취해 기억이 안 난다” “합의한 관계였다”는 말이 단골로 나온다. 수사관은 난감하다.…
정부에 정책이 있으면 민간엔 대책이 있다(上有政策 下有對策). 정부가 현실에 맞지 않는 요구를 하면, 민간은 알아서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한다는 뜻이다. 중국 관료주의 병폐에서 나왔다는 이 말을, 요즘 정부 일자리 정책을 보면서 떠올리고 있다. 정부 일자리 정책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의 대형 서점 ‘아카데미아 고호쿠텐’이 한국문학 특설 코너를 만든 것은 지난해 7월. 사쿠라이 노부오 점장은 처음에는 한두 달 정도 하고 그만둘 생각이었다. 그런데 예상외로 책이 술술 팔렸다. 멀리서 트위터를 보고 온 사람도 있었고, 들기 힘들 정도로 여러…
지난달 26일 아침, 줄리(40)는 프랑스 남부 소도시 트레베에 있는 ‘슈퍼-U’ 슈퍼마켓에 도착했다. 입구에는 꽃이 가득 놓여 있었다. “그는 나를 살리고 죽었어요.” 사흘 전, 줄리는 오전 8시 반경 평소대로 이 슈퍼마켓에 출근했다. 생후 2년 6개월 된 딸과 함께 사는 …
“철저한 경찰 내부 개혁이 가시권에 들어오지 않은 상태에서 경찰이 검사의 수사지휘에서 완전 해방된 채 수사종결권을 행사하게 된다면 ‘경찰국가화’의 위험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중략) 경찰 일각에서는 ‘중복조사’ 방지, 신속한 절차 진행 등을 통한 국민의 ‘편익’ 보장을 들어 검사의 …
“나더러 벼슬을 사라는 말이냐? 나는 너를 이런 식으로 교육하지 않았다.” 6·25전쟁 휴전협정 협상이 한창이던 1952년 10월. 이승만 대통령이 국무총리 후보로 이윤영을 지명했다. 비서가 “국회 인준 동의를 얻으려면 돈을 써야 한다”며 정치자금 1억 원을 갖고 오자 이윤영은 타…
공기업 강원랜드에 2013년 입사한 518명 중 226명이 취업 부정청탁 혐의로 이달 말 회사를 나간다. 입사 6년 차들이다. 지난달 5일부터 이미 업무에서 배제돼 있었다. 궁금한 건 이 정도 규모의 직원들이 한꺼번에 잘리거나 대기발령 상태에 있으면 회사가 굴러갈 수 있느냐였다. 강원…
길고 긴 하루였다. 김여정 때문이었다. 지난달 9일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 날, 김여정이 한국 땅을 밟았다. 김일성 손녀, 김정일 딸, 김정은 여동생의 등장에 한국은 술렁였다. 그 모습이 TV만 틀면 나왔고, 여론도 떠들썩했다. 김여정이 인천공항에 닿은 비슷한 시각, 서울 종로구…
평창 패럴림픽을 경험하고 나서야, 6년 전 호킹이 던진 메시지가 무슨 뜻이었는지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당신의 발을 내려다보지 말고, 고개를 들어 별을 바라보라.” 전 세계 장애인의 축제였던 평창 패럴림픽이 절정으로 치닫던 14일.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