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방치된 둘째 아이(America‘s neglected middle child).’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가 미국의 X세대를 설명한 표현이다. 손이 많이 가는 첫째, 어딘가 짠한 막내에 비해 신경이 덜 쓰이는 둘째에 비유할 정도로 주목받지 못하는 세대라는 의미다. X세대에 대한…
사회인 농구에 한창 빠져 있던 때 일이다. 저녁을 같이 먹기로 한 선수 출신 후배가 휴가 중인 현역 육군 소위와 함께 나왔다. “학창시절 내내 농구만 한 녀석이 어떻게 장교 친구도 있냐?”는 물음에 고교 졸업 후 생수 배달 일을 하던 후배는 ‘농구로 대학까지 간 친구’라고 소개했다. …
“6·1지방선거의 경기 남양주 표심을 뜯어보면 흥미로운 점이 나올 것이다.” 이번 선거 결과를 둘러싼 백가쟁명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정치권 인사는 “남양주는 꼭 복기해 봐야 하는 곳”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인구 약 71만의 남양주는 최근 선거에서 계속 더불어민주당이 강세를 보…
국내 대기업 연구개발(R&D)부서에서 센서를 개발하고 있는 A 씨는 최근 업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업무량이 많아서? 오히려 반대다. 필수 부품이 없어 연구를 진행할 수 없다는 게 고민이다. 미국 B사에 제작주문을 맡겨오던 ‘포토 다이오드’는 보통 설계를 끝내고 발주를…
‘허생전’을 쓴 조선 후기의 실학자 연암 박지원은 ‘명론’에서 “천하의 재앙 중에 담담하여 욕심이 없는 것보다 더 참담한 것은 없다”고 썼다. 여기서 욕심은 욕망과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 세상은 텅 빈 그릇과 같고 이를 채우려면 사람들이 욕망을 품고 움직여야 하는데 그러려면 사회적 지…
국내 비대면 진료 스타트업 ‘닥터나우’의 사무실에는 자리마다 팻말이 있다. 직원의 영어 이름과 성격유형지표(MBTI), 자신을 규정한 단어들이 쓰여 있다. 예를 들어 이 회사 장지호 대표(25)의 MBTI는 외향적 리더 유형인 ‘ENTJ’이고, 자기소개는 ‘#디테일 집착 #사용성 #워…
지난달 16일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김진욱 처장은 공수처 출범 1년 4개월 만에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숙한 모습을 보여드린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당초보다 인원이 줄어) 처·차장 포함해 검사 25명, 수사관 40명, 일반 직원 2…
12년 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미술관에서 포드자동차 기자간담회를 취재한 적이 있다. 앨런 멀럴리 포드 회장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저녁식사를 겸한 자리였는데 만찬 장소에 놀랐다. 이 미술관의 백미(白眉)인 디에고 리베라(1886∼1957)의 걸작 벽화 ‘디트로이트 산업’…
일요일이던 5월 29일 오전 11시 20분경,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팬카페에 게재됐다는 사진에 대해 들었다. ‘건희 사랑(희사모)’에 들어가 봤다. 윤 대통령 부부 사진이 오전 8시 27분부터 잇달아 올라와 있었다. 첫 느낌은 ‘낯설다’였다. 대통령 집무실과 반려견을 품에…
얼마 전 만난 친구 A는 이사 갈 집을 알아보는 중이라고 했다. A가 사는 지역은 최근 신축 아파트가 대거 입주를 시작하며 전세 매물이 쌓이고 지난해 말부터 전세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전세 구하기 수월하지 않냐”고 했다가 “뭘 모르는 소리를 한다”는 타박을 들었다. 아무리…
오래전 한 대형 화재사고를 취재했다. 병원에 모인 유족들과 대화를 이어가던 중 30대로 보이는 남녀가 들어섰다. 그들은 한쪽 구석에서 오래도록 말없이 서 있었다. 일을 하다가 사고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달려온 것 같은 차림새에 황망한 탓인지 빨개진 눈, 오누이 같은 느낌이 유족처럼 보…
문재인 정부 5년간 한국전력 주주들은 피눈물을 흘렸다. 문 정부 출범 직전 4만5800원이던 한전 주가는 30일 2만3300원으로 반 토막 났다. 매년 수조 원씩 이익을 내던 초우량 기업이 만성 적자 기업으로 전락한 탓이다. 한전은 국제유가가 하락한 2020년을 빼고 2018년부터 줄…
살다보면 그냥 지나친 날이었는데 뒤돌아보니 중요한 날들이 있다. 별생각 없었던 사소한 식사가 사랑하던 이와의 마지막 만남이었던 걸 뒤늦게 깨닫는다. 아무 일도 없었던 평범한 날에 불현듯 자신을 평생 괴롭히던 두통이 사라졌단 걸 나중에 알게 되기도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022년 5월은 대한민국 문화예술계의 뉴스가 쏟아진 한 달이었다. 한국 배우 사상 첫 국제 주요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강수연, 시인 김지하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이 하루 간격으로 이어진 데 이어 ‘큰 별’들이 다진 문화토양을 더 높게 쌓아올린 후배 예술인들의 활약이 이어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또 눈물을 흘렸다. 현철해 인민군 원수의 빈소에서다. 19일 사망한 현철해의 빈소를 하루 뒤 찾은 김정은은 유해를 바라보며 비통한 표정을 짓더니 손수건까지 꺼내 들고 눈물을 훔쳤다. “상실의 아픔을 금치 못한”(북한 조선중앙통신 표현) 김정은은 현철해의 시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