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의 찬반을 떠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직접 설명에 나선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참모들에게 설명을 맡길 수도 있었지만 워낙 첨예한 문제인 만큼 윤 당선인은 직접 조감도 패널을 짚어가며 설명하고 질문에 답했다. 그 뒤로도 윤 당선인은 인사 발표 등에서 기자들의…
“아무 걱정하지 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후 홀로 재택치료를 시작한 아버지는 연신 “괜찮다”고 했다. 기자는 감염 우려에 찾아갈 수 없어 답답하고 죄송했다. 그날 밤 전화 한 통이 왔다. 아버지의 재택치료 모니터링을 맡고 있는 간호사라고 했다. 신장에 무리…
최근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대출 빗장을 풀었다. 전세대출 한도를 전셋값의 80%로 올리는 한편 1인당 5000만 원으로 묶었던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높였다. 은행마다 ‘억대 마통’이 부활했고 일반 신용대출 한도도 최고 3억 원까지 늘었다. 일부 연소득 제한 규정을 제외하고, 대출 문턱은 …
“야, 휠체어 타고 왔다고 안 일어나냐?” 장애인 체육 관계자가 모인 회식 자리였다. 건배사를 하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달라’고 부탁한 참석자가 지체장애인 한 사람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러자 이 장애인을 시작으로 웃음이 번졌다. “참, 너는 원래 못 일어나지”라는 다음 대사 때…
전쟁에서 이기려면 기본적인 전력, 전략과 전술, 자본 등 많은 요소들이 필요하다. 여기서 절대 빠뜨려선 안 되는 게 있다. ‘사기(士氣)’다. 사기가 높으면 전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더라도 승리할 수 있다. 반대로 사기가 저하되면 상대에 밀릴 수밖에 없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 시…
“허 참 누가 못 앉게 일부러 돌덩어리들을 올려놓았네.” 14일 정오 서울 종로구 북악산(백악산) 법흥사 터. 평일 점심시간인데도 빼곡히 몰린 등산객들 사이로 수군대는 소리가 들렸다. 5일 북악산 남측 탐방로 개방 행사 때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앉아 논란이 된 초석(礎石·주춧돌)을 포…
맥도널드가 처음 패스트푸드라는 개념을 도입했을 때 매장 안에는 없는 게 많았다. 고객이 직접 음식을 받아오는 방식을 채택했기에 서빙 담당 직원부터 모습을 감췄다. 메뉴도 많지 않았다. 몇 가지 메뉴에만 집중하면서 최단시간 조리를 목표로 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1위 패스트푸드 브랜드로 …
19세에 상경했으니 이제 서울에서 산 세월이 더 길어졌다. 그럼에도 굳이 여의도 용어로 말하자면 ‘충청의 딸’이다. 시간이 멈춘 듯한 대전 구도심을 볼 때는 여전히 목구멍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온다. 선거철마다 주워섬기는 ‘○○의 아들, 딸, 사위, 며느리’를 들으면 “저건 가짜”라고 …
#1. “새 정부가 출범하면 이제 나를 반정부 성향이라고 부를지 궁금하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검찰 간부 A 씨는 “원래 모든 공무원은 친정부일 수밖에 없는 거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갈등을 빚던 시절 이 간부…
“기사 나가서 오늘 바쁘실 텐데 저희가 일 도와줄 직원 보내 드릴게요.” 본보는 올해 초부터 기업들이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성장하려는 노력을 뜻하는 ‘넷 포지티브’와 관련해 해외 기업과 국내 기업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이달 1일엔 삼성전자와 충남 금산군의 한 홍삼 제작·판매…
사회적 제도가 한번 만들어지면 여간해선 바꾸기 어렵다. 앞선 제도에 맞춰 다른 제도나 관습이 만들어지니 나중에는 비효율적인 줄 알아도 하던 대로 계속 하게 된다. 사회과학에선 이를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y)이라고 부른다. 정책을 결정하고 입안할 때도 이 경로의존성이 작용…
보이스피싱 범죄가 우리 사회에 본격 출현한 건 2006년이다. 그 무렵 인터넷 국제전화가 널리 보급된 것과 관계가 있다. 피싱범들은 발신지를 숨기기 용이하고 사용료도 저렴한 인터넷전화로 ‘안전한’ 중국에서 맘 놓고 사기를 치기 시작했다. 당시 동아일보 기사는 그해 6월 경찰에 접수된 …
화창했던 사월의 어느 날, 전남 구례의 화엄사 홍매화 앞에 섰다. ‘화엄사 홍매화 보기’라는 인생 버킷리스트가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이 소원은 언제부터 왜 갖게 된 걸까. 구례에서 하동까지의 여정이 펼쳐지는 윤대녕의 단편소설 ‘3월의 전설’을 읽어서였을까. 마음의 행방을 쫓다보…
세종특별자치시는 지난달 9일 치러진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분석할 만한’ 민심이 표출된 곳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세종에서 득표율 51.9%로, 44.1%를 얻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7.8%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충청의 아들’ 기치를 내건 윤 후보는 대전, 충남, 충북…
대선이 끝난 뒤 주변에서 가장 많이 물어보는 게 “그래서 이재명은 앞으로 어떻게 되냐”는 거다. 그가 주장하던 ‘정치보복’의 일환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냐부터 ‘문재인 코스’를 밟아 일단 해외로 떠나지 않겠냐는 등 다양한 추측이 난무했다. 당분간이라도 조용히 지내지 않겠냐는 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