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북한 황해도의 한 마을. 깡마른 상관이 목에 힘을 팍 주더니 말했다. “궁금한 거 있으면 다 물어보라.” 더 마른 병사가 조심스럽게 나섰다. “남조선에서 포를 쏘면 사람도 맞힌다면서요?” 상관이 슬쩍 다가와 속삭였다. “움직이는 사람까지 쫓아간다.” 40대 탈북민의 경험담이…
드라마 PD 및 영화감독, 캐스팅 디렉터들은 작품을 앞두고 ‘숨은 보석’을 찾을 때 서울 대학로 연극 무대를 곧잘 두드린다. tvN ‘응답하라’ 시리즈와 ‘슬기로운’ 시리즈를 연달아 성공시킨 신원호 PD와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녹두꽃’ 등을 연출한 신경수 PD가 대표적이다…
올해 1월 초 통계청은 이미 배포한 보도자료를 돌연 취소하며 기사를 쓰지 말아 달라고 했다. 보도 예정 시각을 불과 20분 남겨둔 시점이었다. 통계청과 국세청이 ‘포괄적 연금통계’ 개발에 필요한 자료 공유를 놓고 합의하지 못했다는 게 이유였다. 심지어 해당 내용은 그날 열린 국무총리 …
2017년 5월 닻을 올린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그야말로 거침없었다. 대선 다음 날 취임한 문 대통령은 일자리위원회 구성이라는 1호 지시를 시작으로 업무지시를 쏟아냈다. 청와대는 훗날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이 난 검찰의 이른바 ‘돈봉투 만찬’을 계기로 검찰을 헤집었고, 청와대 비서…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격리 기간 동안 새벽배송부터 배달음식, 퀵커머스를 그 어느 때보다 유용하게 이용했다. 격리 중이란 특수한 상황에서 누리는 편리함은 더 각별했다. 현관 앞에 놓인 상자를 안으로 들일 때마다, 만약 이런 서비스가 없었다면 재택치료 중인 국민이 180만 명에 달하는 이…
3·9대선 이후 국책은행 직원들이 좌불안석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추진하는 KDB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때문이다. 윤 당선인은 대선 공약이던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을 두고 지난주 “약속했으니 그대로 지키겠다. 지방에 대형 은행이 자리 잡는 게 지역 균형발전에 필수적”이라고 했다. …
최근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해커집단은 ‘랩서스’다. 남미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신생 조직인데 실적이 어마어마하다. 지난해 12월 브라질 보건부를 공격하며 등장한 이후 이달 들어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을 잇달아 털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선 그래픽처리장치(GPU) …
대형 산불이 날 때마다 주목받는 이들이 있다. 산림청 소속 산불재난 특수진화대다. 2019년 4월과 2020년 5월 강원 영동지역 산불, 그리고 이달 발생한 경북 울진-강원 삼척 산불까지 특수진화대는 화마(火魔)와의 전쟁 최일선에서 국민과 산림을 지켜냈다. 특수진화대는 헬기와 일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학교가 실종된 지 벌써 3년째. 이달 초 개학 이후 3주 만에 유치원생을 포함한 학생 누적 확진자는 100만 명을 넘어섰다. 교사 확진자도 급증하면서 학교마다 대체 교사를 구하느라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개학은 했지만 교실 구성원 전체가…
“스타트업 대표들이 대기업의 투자 미팅을 제안받으면 어떤 느낌이 들 것 같아요?” 초기 창업자를 지원하고 육성하는 일을 업으로 하는 한 액셀러레이터 대표가 불쑥 질문을 던졌다. 스타트업이야 늘 돈과 사람에 궁한 입장이니 대기업의 투자를 반기고 환호하는 것은 당연한 게 아니냐고 했지만 …
보는 관점에 따라 해석이 크게 엇갈리는 방역 지표가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률이 그렇다. 2020년 1월 코로나19 국내 유입 후 2년 2개월 동안 한국에선 1만 명당 약 2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 프랑스, 영국의 10분의 1 수준이다. 정부는 이 수치를…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은 한 사람이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우리에게 알려준다.” 스티븐 호킹 박사(1942∼2018)는 이렇게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 거는 기대가 컸던 이유이기도 하다. 심 후보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주요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시각장애인용 공보물 3종 세…
16일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SDS가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두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황성우 삼성SDS 사장은 이날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주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한 부회장은 ‘게임최적화서비스’(GOS)로 인한 갤럭시 S22 시리즈의 …
수년 전 최고(最古)의 고려 금속활자 여부로 논란을 빚은 ‘증도가자(證道歌字)’ 사건의 핵심은 출처와 구입 경로였다. 당시 증도가자 소유자와 일부 서지학자들은 해당 활자가 고려시대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를 인쇄한 금속활자라며 보물 지정을 신청했다. 그러나 7년 논란 끝에…
“자라와 H&M 같은 패션 브랜드들이 설치한 재활용 수거함은 소비자들의 죄책감을 달래는 ‘위약(placebo)’일 뿐이다. 기부품의 상당수는 결국 가난한 나라의 쓰레기 매립지로 향한다. 지난 25년간 패션 산업이 환경 피해를 줄이려고 시도했던 모든 노력은 실패했다.”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