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한 외딴섬의 작은 방에 감금됐다. 방 안에는 쇠 한 덩어리와 낡은 도면 한 장뿐. 며칠 밤낮을 고민한 끝에 그 도면이 문에 걸린 자물쇠를 딸 열쇠 설계도라고 결론을 냈다. 변변한 도구가 없어 간신히 쇠를 갈아 열쇠를 완성했다. ‘드디어 밖으로 나간다’는 기대감에 부푼 순간, 열…
도브라는 비누 브랜드로 국내에 잘 알려진 유니레버는 세계에서 존경받는 소비재 기업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면서도 적잖은 수익을 내는 이 회사는 글로벌 리더십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유니레버는 2000년 초반까지만 해도 경쟁사인 P&G에 1위 자리를 내주고 고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두 달 만에 또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사과한 이유도 ‘세수 예측 실패’로 지난해 11월과 같다. 정부는 2021년도 국세 수입 전망치를 지난해 7, 11월 두 차례 고쳤다. 세금이 예상보다 많이 걷혔기 때문이다. 이달 13일 정부…
2009년 1월 프로축구 성남 일화에서 방출당해 은퇴의 기로에 놓여 방황하고 있었던 이동국은 당시 최강희 전북 감독을 만나며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1998년 포항제철고를 졸업하고 프로에 데뷔한 이동국은 그해 프랑스 월드컵에 출전해 ‘오빠부대’를 끌고 다니며 최고의 인기를 누렸지만 방…
국내에서 기업주도형벤처캐피털(CVC) 자회사를 설립한 첫 지주사가 GS㈜라는 건 어쩌면 예정된 수순이었는지도 모르겠다. GS그룹 총수가 허태수 회장(65)이라서다. 허 회장은 현재는 GS리테일과 한 몸이 된 GS홈쇼핑에서 17년간 일했다. 최고경영자(CEO) 재임 기간만 13년이다. …
“제2차 세계대전 때 게토지역 유대인들이 가슴에 단 노란 별이 떠오른다.” 최근 한 대형 커피전문점이 손님 중 미접종자의 컵에 노란색 스티커를 붙여 논란이 됐다. 이 소식을 접한 이들은 미접종자에 대한 조치가 독일 나치의 인종차별을 연상시킨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기업은 “방역패…
“그들은 정부가 하는 일을 국민에게 알리는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보호가 필요하다.” 지난해 7월 미국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연방 검사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기존의 (언론 사찰) 정책은 언론인들이 취재원 공개를 강요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데 있어 국가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A 씨는 대기업 인사과에서 17년간 경력을 쌓은 전문가이자 모범적 리더였다. 하지만 그는 칭찬을 받을 때조차 동료들로부터 미움을 받게 될까 봐 두려웠고 새로운 도전에도 주저하곤 했다. 그는 어린 시절 부모님이 모범생인 본인과 그렇지 못했던 오빠를 끊임없이 비교하는 환경에서 자랐다. 이…
11일 한 전직 장관의 전화를 받았다. 동아일보 신년기획 “새 정부 인사, ‘한국판 플럼북’으로”를 보고 털어놓을 게 있다는 얘기였다. 그는 재임 시절 국장단 진용을 짜려면 청와대 비서관들에게 읍소해야 했다고 했다. 청와대 비서관은 1, 2급 공무원으로 장관보다 직급이 낮다. 그에 따…
이달 5일 새해 처음으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모두발언 말미에 “공시가격 1억 원 이하 저가 주택에 대한 투기거래 조사 결과를 1월 중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는 투기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는…
화장품 종류 중 ‘컨실러(concealer)’라고 있다. 말 그대로 뾰루지나 잡티를 일시적으로 가리는 용도다. 화장 직후엔 그 나름 감쪽같지만 지워지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에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게다가 덧칠할수록 그 부분만 화장이 두꺼워져서 오히려 더 티가 난다. 요즘 각종 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한 ‘돈룩업’은 6개월 뒤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는 상황을 가정한 ‘블랙코미디’ 영화다. 지구가 에베레스트산 크기의 혜성과 부딪힌다는 설정의 영화가 SF가 아닌 블랙코미디로 분류된 이유는 인류 종말이라는 사건 자체보다 사건을 다루는 정치인들의 행태를 풍자하는 데…
“아버지가 주목한 건 영웅이 아니었습니다. 식민 지배, 6·25전쟁, 정치적 소용돌이에도 아이를 키우고 살림을 하고 행상에 나선 이들이었지요. 역사의 고비마다 상처를 입었지만 묵묵히 일상을 살아간 이들이 생명을 품고 이어지게 한 존재였으니까요.” 화가 박수근(1914∼1965)의 장남…
지난달 22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 2 첫 화를 보다 흠칫 놀랐다. 극 중반 주인공 에밀리의 친구이자 가수의 꿈을 키우는 민디가 프랑스 클럽 무대에서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를 열창하는 장면이 2분여간 이어졌기 때문이다. ‘에밀리……
국내 5세대(5G) 이동통신 이용자 수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2000만 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2019년 4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지 2년 7개월 만이다. 첫 등장은 화려했다. 정부와 이동통신사들은 ‘롱텀에볼루션(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를 내세우며 일상과 산업에 혁명적 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