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창업자들은 ‘저러다 망하는 거 아니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과감하게 도전해요. 설령 망해도 책 한 권 쓸 정도의 경험은 남는다고 생각하거든요.” 최근 사석에서 만난 유학파 출신 스타트업 대표의 말처럼, 실패는 어떤 관점에서 대하느냐에 따라서 실패 그 이상이 된다. 적…
“검경의 이러한 광범위한 사찰은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연일 ‘사찰 논란’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국민의힘이 낸 논평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10월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이 낸 논평이다. 약 7년 전의 상황은 지금과 흡사하다. 당시 검경은 정치권 …
“열 받는다, 울고 싶다.” 요즘 주식 관련 유튜브나 인터넷 카페를 보면 이런 우울한 말들이 넘쳐난다. 지난해 7월 3,305로 사상 최고가를 찍었던 코스피가 3,000 선에 안착하지 못하고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스피 상승률은 주요 20개국(G20) 증시 가운…
학창시절 변변한 학원 하나 다니지 않고도 이른바 ‘명문대’를 졸업한 김모 씨(39).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내기 전까지 그는 ‘사교육 무용론자’였다. “잘하는 애들은 알아서 잘한다”를 줄기차게 설파했던 그의 신념을 꺾은 것은 다름 아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020년…
“소득의 30%를 국민연금 보험료로 낸다고 생각해봐라. 어느 국민이 버티겠나. 먼 미래의 일이 아니고 우리 청년세대가 겪게 될 일이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소장파 연금 전공 학자 A는 한숨부터 쉬었다. 수년 만의 조우였지만 근황 이야기도 건너뛰고 열변을 토하기 시작했다. 국민연금…
올해 연말은 유독 차가운 것 같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변이를 거듭해 우리의 일상을 여전히 삼키고 있어서다. 많은 사람들이 송년 모임을 취소해야 했고, 연말마다 활기찬 기운으로 가득했던 광화문 거리는 초저녁부터 썰렁한 모습이다. 세밑마다 퍼져나갔던 온정의 물결도 …
올해 한국의 최대 외교 이벤트는 단연 5월 한미 정상회담이었다. ‘한미 동맹은 70년 전 전장에서 어깨를 맞대고 함께 싸우면서 다져졌다’는 양 정상 공동선언의 첫 문장은 동맹의 공고한 뿌리를 보여줬다. 한국만의 착각이 아니다. 지난해까지 주미 일본대사로 있던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10년이 흘렀는데… 갑갑하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고위 당국자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10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세월, “갑갑하다”는 ‘강산이 한 번 변했는데’ 김정은을 아직도 잘 몰라서 그렇다는 얘기다. 나름대로 북한 소식에 정통하다고 자부하는 그의 목소리엔 답답…
북클럽 서비스가 있다. 같은 책을 읽은 뒤 그 내용에 대해 토론한다는 간단한 콘셉트다. 책을 읽었다는 증거(과제)를 제출하지 않으면 돈을 냈더라도 모임에 초대받지 못한다. 책 한 권을 읽는다는 게 참 쉽지 않은데, 그 어려운 걸 해내지 않으면 ‘본전’도 못 찾는다는 거다. 이런 상품을…
물가조사기관인 통계청은 5년에 한 번씩 물가조사 품목과 가중치를 바꾼다. 22일 통계청은 달라진 소비 패턴 변화를 반영한 소비자물가지수 개편 결과를 내놨다. ‘노타이’ 확산에 55년 만에 넥타이가 빠지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필수품이 된 마스크가 새로 포함됐…
강원 평창군 월정사는 전나무 숲길로 유명하다. 사찰 입구에서 일주문에 이르는 산책로는 울창한 나무들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어 인산인해다. 반대 방향의 상원사로 가는 산책로는 상대적으로 관광객들이 적은 편이다. 그런데 바로 이 길 중간 외진 곳에 중요한 역사 현장이 감춰져 있다. 흔…
“설마 실무자가 세금 관련 정부 보도자료에 그런 문구를 넣었겠습니까. 다 사정이 있어서죠.” 지난달 22일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2021년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고지’ 보도자료 둘째 줄엔 ‘전 국민의 98%는 과세 대상이 아님’이란 문구가 적혀 있다. 납세는 신성한 국민의 의무다. 그런…
2년 전 친환경 기업 비전을 선포한 오비맥주는 산더미처럼 쌓이는 맥주 찌꺼기가 고민거리였다. 맥주를 생산하고 남은 맥주박이나 효모, 알코올이 해마다 30t이 넘는데 고스란히 폐기물로 처리해야 했다. 요즘처럼 환경 감수성이 예민한 시대에 소비재 기업에 ‘친환경 기업’이라는 평판은 포기할…
예전 법조 출입기자들은 검찰이 보낸 공소장이 법원 영장계에 도착하면 다음 날 아침 법원에서 공소장을 열람했다. 하지만 개인정보 보호가 강화되고 본인 사건 공개에 대한 민원인의 항의가 잇따르자 법원은 2017년 9월 법조 출입기자단에 대한 공소장 제공을 금지했다.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
더불어민주당이 대선을 앞두고 외부 인재를 데려오는 데 꽤나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총선만 해도 대기업도, 유망 스타트업도, 심지어 세계은행까지 관두고 정치판으로 오던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다들 먹고살기 팍팍한 데다 역병 속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정치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