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응답하라 2013’이란 드라마가 만들어진다면 국가정보원 요원을 주인공으로 내세울지 모르겠다. 올 한 해 국정원은 대한민국 정치의…
《 18일 서울 충정로역 지하도. ‘구세군 자선냄비 자원봉사자’라는 글씨가 박힌 붉은 점퍼를 입은 청년이 종을 흔들고 있었다. 중년 여성이 빨간 자선냄비 앞을 지나 조금 걷다가 다시 돌아왔다. 동그랗게 말린 손이 모금함으로 향했다. 이날 만난 박종덕 구세군 사령관(63)의 충정로 사무…
오푸스데이(Opus Dei)는 미국 소설가 댄 브라운의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와 톰 행크스 주연의 동명 영화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가톨릭 단체다. ‘다빈치 코드’에서 오푸스데이는 예수와 마리아 막달레나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살인까지 저지르고 육체적 고행을 즐기는 가톨릭 근본주의…
《 “KB요? ‘Korean Bozo(한국 멍청이)’의 약자입니다. ‘나 같은 멍청이도 이렇게 성공했는데 다른 한국인들은 얼마나 큰일을 해내겠느냐’는 뜻입니다. 하하하.” 지난달 미국 실용과학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과학공학 명예의 전당(ESHF)에 오른 이성규 오하이오대 석좌교수(…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2013년 부부로만 구성된 고령(65세 이상) 가구는 111만8500가구(총 가구 중 6.3%)에 달한다. 2035년에는 291만9000가구(13.1%)로 늘어난다. 고령 부부가 늘어날수록 한쪽 배우자가 병에 걸리면 간병은 고스란히 나머지 배우자의 몫이 된다. 오…
소설가 김영하(45)는 언뜻 보면 ‘가질 것 다 가진 것’처럼 보이는 작가다. 첫 단행본 장편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로 화려한 조명을 받은 이후 평단과 대중의 사랑을 두루 받아왔다. 굵직한 문학상을 휩쓸었고 해외 번역 출판도 이어졌다. 라디오 진행, 줄 잇는 강연 요청, 국…
18일 오후 1시 40분, 평소에는 한적했을 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져 내렸다. 얼굴은 모두 심각했다. 한 아주머니가 “동양종금 (피해자 대책회의) 어디로 가면 되냐”고 개찰구를 통과하는 한 중년 남자를 붙잡고 묻자, 남자는 “여기 내린 사람들, 다 거기 가니까…
강진형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53)는 지난달 25일 별세한 소설가 최인호 씨의 마지막 5년을 함께한 주치의다. 그는 일부러 빈소를 찾지 않았다고 했다. “나중에 묘소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 많은 죽음을 봐온 의사이지만, 한 작가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리는 듯…
26일 박근혜 정부는 모든 노인에게 20만 원씩 지급하겠다고 했던 ‘기초연금’ 대선 공약을 원안대로 지킬 수 없게 됐다고 했다. 이에 따라 노인들 중 약 60%만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금 대상과 금액이 확대됐다는 점에서 우리 복지는 분명 나아지고 있지만 실망의 목소리도 크다…
2017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한국사가 필수과목으로 지정된다는 소식이 있다. 학생들의 학업부담을 늘리고 다른 과목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등 반대론이 있었으나 청소년 절반이 6·25전쟁 발발 연도도 모른다는 설문조사가 나오는 등 부실한 역사의식에 대한 우려가 계속된 데 따른 결과다…
공장 안은 고요하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했다.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쉴 새 없이 움직여야 할 컨베이어벨트는 멈춰 서 있었고, 그 옆에는 주인 없는 공구들만 나뒹굴고 있었다. 멈춰선 생산라인 대신 공장 밖 도로에는 ‘2013 임단협 투쟁쟁취’ 같은 노조의 플래카드만 어지러이 걸려 있었다.…
개성공단 파행 133일째였던 14일, “다시 공단이 문을 연다”는 소식에 유달리 감회가 새로운 사람이 있었다. 2005년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만 8년 동안 개성공단에서 남북한 근로자들에게 무료 진료 봉사를 했던 재단법인 ‘그린닥터스’ 정근 이사장(53)이었다. 그가 이…
의료관광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워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본보는 지난달 22일부터 3회에 걸친 연재물을 통해 의료수출산업의 현주소와 차별화 전략을 자세히 소개한 바 있다. 좋은 일자리의 ‘보고(寶庫)’로 알려진 의료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화두로 제시된 요즘, 지방병원으로서 유례없는…
소설가 정유정 씨(47)를 서울에서 만난 10일 아침, 신작 ‘28’(은행나무) 판매부수가 출간 한 달 만에 10만 부를 돌파했다는 소식을 전하자 “처음 전해 들었다”며 어리둥절해했다. 광주에 살고 있는 작가는 요즘 ‘28’의 인기로 서울행이 잦다. 지난주 한국출판인회의가 집계한…
눈을 뜨면 오전 5시. 옷을 차려입고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봉은사를 찾는다. 법당에서 1시간 정도 머문다. 마음을 내려놓는 시간. 학교의 정각원에서 열리는 법회도 꼭 참석한다.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라는 말을 되새긴다. 가는 곳마다 주인처럼 행하면 서 있는 곳곳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