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우크라이나인들에게 호소합니다. 만약 적들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가 있다면 공식 봇(Bot)으로 보내주세요. 우크라이나에 영광을.”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정보기관 텔레그램 채널에는 매일 이런 안내문이 올라온다. 러시아군 이동이나 공격 시간과 지점, 포격 영상 등을…
지난해 1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가 실렸다. ‘일본의 경제력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강하다’는 28%로 ‘약하다’(32%)를 밑돌았다. ‘강하다’는 응답은 2018년 37%, 2019년 33%로 갈수록 떨어졌다. 정치력 군사력 외교력 등 다른 국력…
외교관들은 논리로 무장한 사람들이다. 외교 무대에서 총칼로 싸울 순 없다. 그 대신 논리적인 대화로 상대방의 말문을 막히게 하면 승리다. 반대로 논리가 부족해 말을 못 하면 곧 패배다. 외교관의 패배는 개인의 패배가 아닌 국가의 패배다. 외교관들은 이 큰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말을 …
14일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 팡리. 영불해협이 보이는 이 마을 해변에서는 추운 날씨에도 평화롭게 서핑을 즐기는 청년들이 보였다. 인구 300명가량의 이 작은 마을은 최근 프랑스에서 갑자기 유명해졌다. 이곳에 2035년까지 차세대 유럽형 가압경수로(EPR)가 추가 설치될 예정이기 때문이…
뉴욕 맨해튼 동쪽 47번가에는 다그 함마르셸드 플라자라는 좁다란 광장이 있다. 바로 도로 건너편에 유엔본부가 있는 명당이라서 각종 단체의 집회와 행사가 연중 끊이지 않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열렸던 17일, 뉴욕의 우크라이나계 시민들이 모여 “전쟁을 막아 달라”고 외친 장소도…
2017년 6월 29일. 취임 51일 만에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첫 한미 정상회담 하루 전인 이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상견례를 했다. 미리 백악관을 나와 차에서 내리는 문 대통령 내외를 반갑게 맞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환하게 웃으며 기념촬영을 마치고 문 대통령을 정중하…
일본 도쿄의 일본외국어전문대학에 다니는 이나다 도모미(가명·20·여) 씨는 한국에 관심이 많다. 엄마와 함께 한국 TV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을 좋아하게 됐고, 그 후 K팝과 한국 음식 등으로 관심 범위가 넓어졌다. 2020년 4월 이 대학에 입학하며 ‘한국에 직접 가보겠다’는 목표를 …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오늘 개막한다. 오늘이 지나면 베이징은 2008년 여름올림픽과 2022년 겨울올림픽을 동시에 치른 세계 첫 ‘듀얼 올림픽 도시’가 된다. 베이징 시민들의 자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 보인다. 하지만 이런 베이징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은 14년 전과 확연…
지난주 러시아의 침공 우려가 커져가는 우크라이나를 찾았다. 수도 키예프를 거쳐 북동부 국경도시 하르키우, 러시아 국경에서 1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곱토우카 국경검문소를 각각 방문했다. 현장에서 만난 우크라이나 시민 10여 명에게 러시아의 위협,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문…
1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 전날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 발사에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제재를 전격적으로 단행하면서 북한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그동안 무관심에 가까울 정도로 북한 문제에 대한 언급을 거의 하지 않던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
2020년 8월이었다. 일본 도쿄의 살인적인 무더위를 피해 겨울 올림픽이 열렸던 나가노현으로 여름휴가를 떠났다. 숙소에 도착해 지도를 받아보니 승용차로 5분 거리에 ‘마쓰시로 대본영(전쟁 때 일본군 최고지휘부)’ 지하호가 있었다. 태평양전쟁 말기인 1944년 일본 군부는 ‘본토 결전’…
미국의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는 통화정책회의를 하면 3주 뒤에 그 의사록을 공개한다. 개별 위원들의 구체적 발언이 모두 소개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날의 회의 분위기를 전반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단서가 많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12월 14, 15일 회의를 정리한 14쪽 분량의 의사…
중국은 6년 동안 한국 문화 수입을 철저히 막아 왔다.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까지 내렸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별에서 온 그대’(2014년), ‘태양의 후예’(2016년) 등 한국 드라마들은 2016년 상반기까지 중국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이후 ‘공식적’으로 자…
“우리가 아는 세상은 이제 사라지고 있다.” 동아일보의 신년 인터뷰에 응한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석좌교수가 내놓은 국제 정세에 대한 예측은 섬뜩했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광대한 시장과 막강한 정부 지원으로 쌓은 경제적 영향력을 외교·군사적 영향력으로 바꾸고 있는 중국…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크리스마스 전에 출마 선언을 해야 합니까?’ 일간 르피가로가 성탄절 전에 실시한 설문조사다. 프랑스는 한국과 비슷한 시기인 내년 4월 대선이 열린다. 5년 중임제인 탓에 현직 대통령도 재선을 원하면 ‘공식 출마 선언’을 해야 한다. 하지만 선거를 4개월 앞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