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아는 한국 모 신문사 기자로부터 정월에 e메일을 받고 깜짝 놀랐다. ‘동아일보가 지면 개혁을 위해 와카미야 씨를 정치부장에 임명했다’는 새해 첫 꿈을 꿨다는 내용이었다. 내가 취임 기자회견도 했다고 한다. 나에게 오랫동안 이 칼럼을 쓰도록 해주고 있는 동아일보지만 그는 왜 기상…
14일 실시된 일본 총선거는 일본의 우경화에 제동을 걸었다. 내가 이렇게 쓰면 많은 사람이 놀랄지도 모르겠다. 선거에서 여당이 압승해 3분의 2 의석을 확보한 만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정권 기반이 굳어진 게 아닌가. 총리가 노린 대로 됐으며 그는 헌법 개정 의욕도 보이고 있다…
그건 본 적이 없는 광경이었다. “1965년 한일기본조약이 체결됐을 때 개인 보상도 포함해 최종 해결에 합의한 게 아닌가.” “아니, 위안부 문제 등은 예상도 못했다. 국민 개인이 청구할 권리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일본의 전후 보상에 대해 내 눈앞에서 격렬한 논쟁이 전…
배계(拜啓) 박근혜 대통령. 세월호 사고의 뒤처리도 좀처럼 진척되지 않는 가운데 잇달아 터지는 대형 사고. 안팎에 산적한 난제. 대통령으로서 마음 편할 날이 없음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편지를 올리는 것은 그런 나날 속에서 대통령이 마음의 여유를 잃고 계시…
8월 어느 날 ‘혐한(嫌韓)’보도에 열심인 일본의 한 주간지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와카미야 씨는 몸을 던져 자위대로부터 독도를 지킨다고 말했다면서요.” 무슨 말인가 생각해보니 7월 서울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한 발언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청중 한 명이 “일본은 독도를 빼앗기 …
만 90세 고령인데도 연설과 답변은 점점 열기를 더해갔다. 지난주 서울에서 열린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의 강연 얘기다. “무라야마 담화는 결코 바꿔선 안 된다. 한일 양국 정상의 결단으로 위안부 문제 결착을.” 그의 메시지에서는 ‘이것만은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다’는 원로…
‘제국의 위안부’를 출판한 박유하 세종대 교수가 명예훼손으로 고소된 것은 최근 우울한 뉴스 중 하나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교수의 저서 ‘화해를 위해서’에도 공격이 쏟아져 ‘우수 도서’ 지정을 취소하라는 요구가 제기됐다. 그 이유로 “일본의 우익을 대변한다”는 주장이 신문에 실리는 지…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3형제가 이웃하여 살고 있었습니다. 장남은 어릴 때부터 한자를 비롯해 많은 것을 동생들에게 가르쳤습니다. 막내는 공부를 좋아하는 작은형에게도 여러 가지를 배우며 자랐습니다. 하지만 체력이 약한 차남에 비해 막내는 힘이 좋고 욕심도 제법 있어 차남에게 대들기도…
한여름을 연상시키는 듯한 더위에 휩싸인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지난달 말 ‘한중일 심포지엄’이 잇따라 열렸다. 하나는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과 동아일보, 아사히신문이 공동 주최한 행사. 또 하나는 중국사회과학원과 동서대, 게이오대의 공동 주최 행사. 둘 다 3개국을 돌아가며 매년 실시되…
뭐라 말로 할 수 없는 비극적 사고, 아니 사건일 것이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관광선 세월호 침몰 사건 말이다. 그날 나는 서울에서 사고를 접하고 견딜 수 없는 기분으로 TV 앞에 붙어 있었다. 며칠 후 도쿄로 돌아갔지만, 이후 이 사건이 일본에서 보도되지 않은 날이 없다…
7일 아사히신문에 실린 여론조사 숫자를 보고 한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동아일보가 다음 날 그래프와 함께 크게 소개한 바와 같이 한일 국민 대부분이 서로 으르렁거리는 가운데 일중 국민감정은 보다 험악하다는 사실이 제시되었기 때문일까. 아니, 그렇지는 않다. 최근 상황에서 보자면 이것은…
한일 기본조약이 맺어져 국교가 열린 것은 1965년의 일이다. 14년에 걸친 어려운 협상을 타결한 주인공은 한국의 이동원 외무부 장관과 일본 시나 에쓰사부로(推名悅三郞) 외상이었다. 이 두 사람이 하늘에서 맞닥뜨려 대화를 나눴다면 어땠을까. 이: 이야, 시나 장관 아닙니까. 반갑습…
소치 겨울올림픽이 무르익는 가운데 개회식을 둘러싼 정상외교도 나름 볼거리였다. 물론 주역은 개최국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었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 한국 정상은 참석하지 않았지만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등 여러 나라 정상들이 귀빈석을…
지난해 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참배한 이래 우울해졌다. ‘올해야말로…’ 하고 기대를 걸었던 일한 및 일중 관계 타개도 이래서는 멀어질 뿐이다. 미국까지 곧바로 ‘실망’을 표명했지만 내외의 비판을 무릅쓰고 자신의 미학(美學)을 고집한 아베 총리에게는 나도…
크리스마스 선물도 아니고 늘 12월이 되면 북한발 뉴스에 깜짝 놀란다. 2년 전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과 김정은으로의 권력 승계가 있었다. 지난해에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성공, 그리고 올해는 장성택 처형에 아연해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이 나라는 어디를 향해 달려갈 것인가.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