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만을 가질 수 있다. 사람의 몸을 가질 수는 있지만, 그의 마음을 가지기가 어려운 것도 다 이유가 있다. 마음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가 자신의 마음을 내게 보일 수 있도록 한다면, 우리는 그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나름대로 확신할 수도 있다. 마음…
친하게 지내는 선배 한 분이 있다. 소탈하고 영민한 정신을 가진 분이어서 나도 그와 자주 만나 세상과 삶에 대해 대화를 나누곤 했다. 그런데 최근 그는 나와 대화에 집중하지 못한 채 멍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무슨 일이 있는 것 아니냐고 묻자 그는 한숨을 쉬며 나지막하게 자신…
어느 날 가수 김민기는 동료의 집을 방문하여 그곳에서 우연히 동료 여동생이 쓴 일기를 넘겨보게 된다. 흰 털을 가진 개, 즉 ‘백구’의 죽음에 대한 슬픈 기록이 적혀 있는 일기였다. 무엇인가에 홀린 듯 김민기는 9분에 해당하는 긴 곡을 하나 짓게 된다. 그것이 바로 ‘백구’라는 노래다…
강의를 할 때 종종 당혹스러운 일이 벌어지곤 한다. 철학자의 진지한 가르침을 전해주었는데 학생들은 박장대소하는 경우다. 내 이야기가 농담이라고 확신하는지 노트에 필기하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이와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약간의 빈정거림을 섞어 농담을 했다. 학생들의 흥…
국회, 대통령,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 등 모든 정치적인 조직은 기본적으로 ‘대표(representation)☆☆’와 ‘대표되는 것(the represented)’이란 이원적 구조로 작동한다. 여기서 ‘대표되는 것’은 계급이나 집단일 수도 있고, 아니면 환경 문제, 여성 문제 등 더 …
얼마 전 강의를 마치고 교탁에서 강의 자료를 정리하고 있었다. 어느 여성분이 정성스레 포장된 선물을 수줍은 듯 건네준다. “지금까지 고마웠어요. 선생님, 이건 뇌물이 아니에요.” 얼굴을 붉히며 말을 마치고는 강의실 밖으로 무엇인가에 쫓기듯이 나간다. 가방을 챙기고 쫓아갔지만 그 여성은…
《동서양 철학을 가로지르는 사유와, 어려운 철학을 쉽게 풀어쓰는 글쓰기로 학계와 대중의 주목을 받는 강신주 철학박사의 ‘철학으로 세상 읽기’를 매주 한 차례 연재한다. 사랑, 공존, 문화, 경제라는 큰 주제 아래 가족, 걸그룹 열풍, 동성애, 청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