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 없다. 죽을 때를 잘 만나는 것도 장수(將帥)의 복이다.” 김영삼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였던 이경식 씨는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을...
싱가포르의 창이공항은 이용 편의성에서 ‘8년 연속 세계 1위’인 인천공항에 크게 못 미친다. 하지만 순이익 등 경영 효율성에서는 세계 최고다. 창이공항은 겨울올림픽을 치르는 러시아 소치 주변의 4개 공항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베이징 등 중국의 9개 공항을 포함해 12개국 25개 공…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아들 재용 씨에게 에버랜드의 전환사채(CD) 및 삼성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헐값 발행해 재산을 편법 상속한 혐의로 특검에 의해 2008년 기소됐다. 세부 사안에 따라 유무죄가 갈렸지만 적어도 ‘삼성, 또는 이 회장 손보기’ 같은 해석은 거의 없었다. …
세계 교역의 둔화에도 작년 11월까지 22개월째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이어졌다. 올해는 세계 경기회복에 힘입어 수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엔화 약세라는 경고음도 있지만 일단 즐거운 파티 분위기다. 하지만 경상수지 흑자에는 생각보다 복잡한 함의(含意)가 있다. ‘동전엔 양면이 …
신지식농업인회라는 단체가 있다. 농림부가 매년 10∼20명 선정해 발표하는 ‘신지식농업인’들로 구성된 사단법인으로 김대중 정부 초기인 1999년 발족했다. 훗날 이명박(MB) 정부의 초대 농림부 장관이 된 정운천 씨도 창립회원이다. 당시 농민 외에 일반인까지 아우르는 ‘신지식인’엔 심…
산업통상자원부 우태희 통상교섭실장은 지난달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의사를 밝히는 자리에서 기자들과 이런 문답을 주고받았다. 문: TPP에서는 무조건적인 ‘쌀 관세화’가 원칙이다. 쌀 시장 개방에 영향은 없나. 답: “쌀 시장 양허(讓許) 제외는 정부의 기본입…
경남 남해의 김 제조업체는 수년 전 김 건조기 연료를 면세 경유에서 농업용 전기로 바꿨다. 그 덕분에 연료비가 연간 2억4000만 원에서 1억6000만 원으로 크게 절감됐다. 이 전기를 경유로 발전한다면 795kL가 필요하다. 당초 경유소비량 162kL 의 4.9배다. 경유로(爐)를 …
정부의 8·28 전월세안정대책 발표 후 기자는 이 난에서 다음과 같은 요지의 글을 썼다(전세의 안락사를 허(許)하라, 9월 3일). ①집값 상승 기대가 사라지면 전세가는 매매가에 근접하기 마련이다. 억지로 막을 이유가 없다. ②전세의 월세 전환 역시 피하기 힘든 추세지만 ‘연착륙 유도…
매년 1월 강원도 화천에서는 산천어축제가 열린다. 하지만 원래 화천에는 산천어가 살지 않는다. 산천어는 송어의 육봉형(陸封型), 즉 바다와 민물을 왕래하던 어류가 어떤 이유에서든지 육지 민물에 봉쇄당하는 바람에 형성된 종이다. 양양 강릉 등 영동지방에서 동해 쪽으로 흐르는 하천의 최상…
서울 명동성당 건너편에 있는 남대문세무서 건물(나라키움 저동빌딩)은 국유지 위탁개발사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이곳에는 1926년 지어진 3층짜리 허름한 세무서 건물이 2006년까지 있었고 200명 남짓한 세무서 직원들이 4297m²의 금싸라기 땅을 독차지했다. 용적률 57%로 허용…
박근혜 대통령이 기초연금 공약을 다 지키지 못하게 된 데 대해 지난주 사과했다. 대통령의 사과는 정권 출범 초 인사 난맥, 윤창중 씨 사건에 이어 세 번째다. 문제는 기초연금 외에 다른 수십 가지 복지공약도 이행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기회에 복지와 증세의 딜레마를 근본적인 …
이석채 KT 회장과 정준양 포스코 회장에 대한 정권 차원의 사퇴 압박설이 공공연하게 흘러 다니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이명박(MB) 정부 때 임명되고 연임했다. 남은 임기는 1년 반쯤. 최근 박근혜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몇 차례 모임에 두 사람은 계속 초청받지 못했다. 이달 초 시작한 …
부친은 1968년 경남 창원에서 부산으로 전근 오면서 처음으로 전세방을 얻었다. 1958년 결혼해 10년간 남의 집 방을 빌려 살았지만 따로 돈을 내지는 않았다. 경남의 오지를 돌며 교사 생활을 하던 부친이 새 임지에 오면 마을 유지들이 의논해 방을 마련해주곤 했던 것이다. 당시 도회…
유대교의 속죄 의식은 독특하다. 양이나 비둘기를 제물로 삼아 죽이면 죗값을 치른 것으로 보고 사람은 용서한다. 죄와 벌, 속죄와 용서에 대한 옛날식 사고방식이다. 흥부가 남의 곤장을 대신 맞았다는 대목에서 ‘조선에도 대속(代贖) 개념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 비슷한 일이…
미국 디트로이트 시가 파산을 선언했다. 부채 규모 185억 달러(약 20조6000억 원)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이다. 미국 자동차산업의 쇠퇴로 시(市) 세수가 감소하면서 재정난에 빠졌다고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도시 자체의 기능 상실로 인한 쇠락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