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한민국을 달군 화두는 분노였다. 각종 선거에서 나타난 20∼40대의 분노가 그것이었다. ‘세계 9번째의 무역 1조 달러 국가’라지만 가라앉은 서민경기, 치솟는 물가와 전세난, 양극화, 청년실업, 노후불안에 민심이 돌아섰다. ‘경제지표나 대기업은 괜찮다는데 나는 그 온기를 못 느…
삼성을 이끄는 이건희 회장은 달변의 경영자가 아니다. 오히려 눌변에 가깝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가끔 핵심을 찌르면서 화제가 된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의 총수란 위상과 함께 곱씹어볼 만한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2년 전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
그리스가 2009년 10월 숨겨놓았던 재정적자를 고백하면서 불을 붙인 유럽 재정위기가 깊어만 간다. 당장 2∼4월 만기가 되는 이탈리아 등의 국채가 제때 연장될지 여부가 문제다. 6월 말까지 핵심자기자본비율 9%를 지키려면 유럽 은행들이 155조 원을 확충해야 하는데 얼마가 실패할지도…
돈에도 값이 있다. 돈값은 어떻게 잴까? 잣대가 둘 있다. 첫째 실물과의 교환비율로, 둘째 외국돈과의 교환비율로 잰다. 전자가 물가라면 후자는 환율이다. 물가와 환율이 오르면 그 나라의 돈값이 떨어졌다는 뜻. 기자는 작년 7월 21일자 이 난 칼럼 ‘집요하게 잘못 가는 MB물가정책’을…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은 타계하기 5년 전인 2006년 12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라꼴이 이게 뭐냐”며 우리 경제 현실에 강한 위기감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그는 경북 포항시의 포스코 영빈관(백록대)을 찾아가 15시간 넘게 기다린 두 명의 젊은 기자를 만나 기업인을 포함한 …
강성호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쇄빙선 아라온호가 남극에서 유빙과 충돌해 선체에 구멍이 난 러시아 어선 스파르타호를 구조한 일이 감격스러웠다. 아라온호가 아니었으면 러시아와 인도네시아 출신 선원 32명은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을 맞을 수도 있었다. 선원들은 ‘온 바다’라는 뜻의 배 이름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중 하나는 ‘한-칠레, 한-유럽연합(EU) FTA가 발효된 후 우리가 칠레와 EU에 대해 무역수지 적자를 봤다’는 것이다. 일반인만이 아니다. 스스로 경제전문가라면서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이 많다. 이들은 FTA에 대해, 교역에 대해,…
기원전 50년대 로마 호민관 클로디우스는 빈민층에 싼 값으로 밀을 나눠주던 제도를 무상배급으로 바꾸었다. 가난한 사람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조치였다. 식량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지자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 늘었고 재정압박도 커졌다. 서구 역사상 최초의 급진 복지정책은 10년도 못 가고…
일요일이던 4일 로마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엘사 포르네로 이탈리아 복지부 장관은 흐르는 눈물 때문에 말을 잇지 못했다. “이 방안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데, 우리는…요구….” 옆에 있던 마리오 몬티 총리 겸 재무장관이 “사크리피치오(sacrificio·희생)”라고 그녀 대신 말해…
자그마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대기업 회장처럼 돈이 많지 않으며 정부 고위 당국자처럼 영향력을 갖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작은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나는 고용을 창출하여 가계에 도움을 주고, 세금을 내 국가경제에 기여한다”는 것이었습니다.친기업 vs 친수출 중심 …
“실업자는 노동인구의 25%. 1인당 국민소득은 100달러 이하. 수출은 2000만 달러, 수입은 2억 달러. 한국의 경제 기적 가능성은 전혀 없다” 미국의 외교전문잡지 포인어페어는 1960년 10월호에서 한국의 현실과 미래를 혹평했다. 그해 한국의 수출액은 아이티와 비슷했고 필리…
전상표 대구 영진전문대 일본교류협력연구소장이 어제 아침 도쿄 출장길에 한 지하철역에서 전화를 걸어왔다. 일본 기업 연구원 출신인 전 소장은 “일본 부품소재 기업들이 공동생산이 가능한 한국 기업을 찾고 싶어 한다”면서 “주말에 귀국하면 양측을 연결하는 일에 매달릴 것”이라고 말했다.‘기…
한국과 미국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타결한 이틀 후인 2007년 4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 한 회의실. 한미 FTA 협상 결과를 여당인 열린우리당에 설명하러 간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종훈 한국 측 수석대표가 정세균 당 의장과 악수하자 30여 명의 의원은 “수고 많았…
한국과 미국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타결한 이틀 후인 2007년 4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 한 회의실. 한미 FTA 협상 결과를 여당인 열린우리당에 설명하러 간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종훈 한국 측 수석대표가 정세균 당 의장과 악수하자 30여 명의 의원은 “수고 많았…
백두산의 중국 쪽 지역에서 ‘온천별장호텔’을 운영하던 박범용 총경리(사장)는 2007년 8월 기막힌 일을 당했다. 중국 지린(吉林) 성 산하 창바이산(長白山)보호개발구관리위원회가 중장비를 동원해 호텔 건물을 다 헐어버린 것. 지린 성 정부는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백두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