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7월 전국의 수은주가 연일 32도를 웃도는 불볕더위가 계속되면서 영호남 가뭄이 갈수록 심각해 곳곳에서 기우제를 지내고, 공무원과 민방위대의 동원령이 내려졌다. 전국적으로 수돗물 소비가 급증하는 가운데 한해지구에서는 식수가 부족하자 이동급수차를 동원해 식수난을 해결했다. 양동…
1987년 6월 서울의 한 대학 정문에 기말고사를 연기한다는 공고가 게시됐다. 당시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자 민주화 투쟁의 달이었다. 연세대 학생 이한열 군이 시위 도중 최루탄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 등으로 대학 주변 거리 곳곳은 최루탄 연기가 자욱했다. 민주화 열기는 지방 도시의 반정…
1987년 6월 서울 명동성당은 반독재 민주화운동의 성지였다. 서울 시내는 박종철 군 고문 치사사건의 조작 은폐를 규탄하고 호헌 철폐와 독재 타도를 외치는 국민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전두환 정권의 강경 진압에 맞선 학생과 시민들은 명동성당을 민주항쟁의 거점으로 삼아 농성을 벌였다. 최…
1973년 5월 27일 서울운동장 축구장.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이후 20년 만의 본선 진출을 고대하던 한국 축구대표팀은 A조로 홍콩과 1974년 서독 월드컵 예선전을 치렀다. 홍콩 골키퍼가 다이빙하며 손으로 쳐내는 순간, 한국 김진국이 안간힘을 쓰며 살리려 했으나 아깝게 골라…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대 한 전선에서 미군 병사들이 가톨릭 신부의 집전 아래 경건한 모습으로 성체성사를 하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와 자유를 지키기 위해 머나먼 타국의 전쟁터에서 젊음과 생명을 바친 유엔군 참전용사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는 대한민국이 있는 것 …
1975년 5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벤치에 남한과 북한의 경비병이 나란히 앉아 있다. 제362차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에서 유엔군 대표들은 “북한은 땅굴 작업을 즉각 중지하고 파놓은 땅굴을 부숴버리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회담장 밖에서 경비를 서고 있던 남북 경비병들이 회의가 길어지…
1970년대 5월 농촌 들녘의 모습이다. 이웃들끼리 날짜를 잡아 새벽부터 품앗이로 돌아가며 모내기를 마치고 나면 아낙네들이 머리 위에 가득 이고 오는 새참이 기다려진다. 땀으로 흥건히 젖은 몸을 논두렁 옆 흐르는 물에서 대충 씻어내고, 서로 막걸리 한 사발씩 돌리면 왜 이웃사촌인지 몸…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 주신,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시다.” 1970년 5월 15일 서울 영등포초등학교 교실. 스승의 날을 맞아 어린 학생들이 선생님 가슴에 정성스레 준비한 카네이션을 달아 드리고, 이를 지켜보는 학생들은 ‘스승…
1993년 8월 7일부터 11월 7일까지 93일간 ‘새로운 도약에의 길’이라는 주제로 대전 엑스포가 세계 108개국과 33개 국제기구가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폐장을 일주일 앞둔 주말, 22만 명의 관람객이 몰려 인기 전시관의 경우 6∼7시간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었다. 대전 엑스포의…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1978년 5월 6일 서울운동장에서 동아일보 주최 ‘어린이 큰잔치’가 열렸다. 날렵한 오토바이가 한 줄로 늘어선 다섯 대의 승용차를 뛰어넘어 땅 위에 사뿐히 내려앉…
1980년대 초 시골 장터로 향하는, 보따리를 머리에 인 아낙네들의 모습이다. 시골에 살던 사람들은 누구나 어린 시절 장날 부모님 손을 잡고 장으로 향하던 부푼 마음을 기억한다. 시장 입구의 뻥튀기 아저씨와 풀빵 장수, 직접 기른 채소와 나물을 파는 할머니, 알록달록한 플라스틱 그릇들…
1960년 4월 19일 정오 서울시청 앞에서 고교생들이 ‘민주주의 사수하자’는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며 가두시위를 벌이고 있다. 제4대 정·부통령을 선출하기 위해 3월 15일 실시된 선거에서 자유당이 반공개 투표, 야당 참관인 축출, 투표함 바꿔치기, 득표수 조작 발표 등 부정선거를…
1992년 한양대 학생들이 인문관 앞에서 직사각형 형태의 일반적인 족구 코트를 변형해 ‘조국은 하나다’라고 쓰인 한반도 지도 모양 코트에서 학생들이 족구를 즐기고 있다. 당시는 6월 항쟁을 통해 쟁취한 개정 헌법에 따라 여야 합의로 대통령 직선제를 실시해 당선된 노태우 정권이 집권하던…
1973년 군사문화를 상징했던 교련 교육시간에 서울의 한 고교 학생들이 소총 사격 자세를 취하고 있다. 1968년 1월 21일 북한군 특수부대요원 김신조 등이 청와대를 기습한 ‘김신조 사건’ 이후 사관생도나 학군후보생 등 군사교육 이수자가 일반 대학생과 고교생을 대상으로 안보의식을 높…
1981년 3월 전남 순천 남초등학교 주변에서 11대 국회의원 선거 합동연설회가 열렸다. 행사장 주변 곳곳에서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김치 안주에 막걸리를 마시며 안부를 묻고 어느 후보가 좋은지 정담을 나누고 있다. 11대 총선은 전두환 전 대통령과 추종자들이 민주정의당을 창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