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10월 10일 따스한 가을 햇살 아래 서울 경복궁 경회루에서 한국여류문학회 주최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주부 백일장이 열렸다. 꿈 많은 학창 시절을 보낸 뒤 결혼해 그리 넉넉하지 못한 살림살이와 자녀들 양육에 파묻혀 지내던 가정주부 141명이 참가해 가슴 속 깊은 곳에 숨어 있…
“뻥이오.” 1972년 전북 고창에서 가열된 뻥튀기 기계를 터뜨리자 동네 꼬마들이 귀를 막고 있다. 기관차 화통처럼 생긴 뻥튀기 기계에 하얀 자루를 받쳐 놓을 때면 꼬마들은 동전 몇 개 들고 이 기계 앞에 모여들었다. 대포 소리 같던 뻥튀기 소리에 길을 가던 사람들이 깜짝 놀라곤 했다…
“선물에 특별보너스도 받았어요” 1979년 추석을 앞두고 서울 구로공단에서 일하는 여성 근로자들이 고향으로 향하는 관광버스에 올라 환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고 있다. 귀향을 돕기 위해 회사가 제공한 관광버스 50여 대에 나눠 탄 근로자들은 더 없이 밝고 즐거운 표정이다. 회사가 지급한 …
1977년 10월 한 초등학교 가을운동회에서 학생들이 이어달리기를 하고 있다. 운동회의 여러 종목 중에서 달리기의 인기가 단연 높았다. 특별한 기술이나 장비가 없어도 누구나 할 수 있는 데다 규칙도 까다롭지 않아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초등학교 운동회는 학생과 학부모, …
1992년 8월 6일자 동아일보에는 서울 시민들이 추석 귀성열차표 예매를 위해 서울역 광장에서 텐트와 돗자리를 펴고 새우잠을 자며 날이 새기를 기다리는 모습을 소개했다. 이렇듯 고향에 계신 부모를 찾아가는 귀성길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광복 이후 설날과 추석 같은 명절에 고향으로 …
1982년 8월 한낮의 뜨거운 더위에 한 가정주부가 수돗물을 고무 물통에 받아 아이들의 무더위를 식혀주고 있다. 고무 물통이 아이들의 간이 수영장 겸 목욕탕으로 깜짝 변신한 것이다. 그 주부는 마음씨 좋게도 물통 주변을 맴도는 새끼 오리들에게도 호스로 물을 뿜어주고 있다. 오리들도 시…
동아일보 1982년 7월 8일자 ‘가뭄 속 피서식품 수요만 늘어’라는 제목의 기사는 한낮에 얼음 배달꾼이 큼지막한 얼음을 리어카에 싣고 배달하는 도심 풍경을 전했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안동 34.3도, 서울 32.3도로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냉장고가 널리 보급되기 전에는 무더운…
그해 여름은 정말 무더웠다. 1981년 7월 29일 서울역 광장에서 젊은이들이 신문지를 깔고 잠을 청하고 있다. 무더위를 피해 한시라도 빨리 산으로 바다로 가고 싶어 새벽열차를 타려는 청춘들의 모습이다. 당시 피서객을 실어 나를 수송 수단이 부족해 서울역은 표를 미리 사지 못한 피서…
1969년 6월 3일 당시 유원지로 유명했던 송추계곡에서 고교생 몇 명이 춤을 추고 있다. 교모까지 쓰고 있는 모습을 보면 학교에서 소풍을 온 듯하다. 놀거리와 볼거리가 많지 않았던 시절 소풍 같은 ‘공식 유흥시간’을 밋밋하게 보내기 아쉬웠을 것이다. 청소년의 영화관 출입조차 학교에서…
1979년 6월 25일 밤 전국에 큰비가 내렸다. 270mm의 비가 내린 전북 이리(지금의 익산시) 지역에서는 뒷산이 무너져 내리면서 66m²(약 20평) 남짓한 외딴집을 덮쳐 아침 밥상에 둘러앉아 있다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일가족 7명이 압사하는 등 전국에서 12명이 숨졌다(동아…
1990년 8월 1일 경찰이 담배꽁초를 바닥에 버린 남성을 적발해 단속하고 있다. 이날부터 경찰은 서울 명동 입구를 비롯해 도심 곳곳에서 길거리에 담배꽁초와 껌 등을 버리면 범칙금 4000원을 부과하는 공공질서 위반 집중단속을 실시했다. 집중단속 대상은 거리에서 침 또는 껌을 뱉거나 …
1970년대 고교야구는 한국 최고의 스포츠 행사였다. 동아일보는 1926년 8월 중학교 야구의 명문인 서울의 중앙 휘문 경신 배재중 재학생과 졸업생들로 4구락부 연맹전을 만들었다. 1936년 일장기 말소사건으로 동아일보가 정간되면서 연맹전은 중단됐다. 1946년 9월 부활해 1947…
1976년 5월 건국대 축제 때 우유 마시기 대회가 열렸다. 빨리 마시기, 멋있게 마시기, 커플 대항 등 종목도 다양했다. 우유를 파트너에게 먹여주는 ‘쌍쌍 마셔주기’ 경기가 단연 인기를 모았다. 이날 대회에서 우유 한 병을 가장 빨리 마신 기록은 3초였다. 대학 관련 소식을 전하는…
1974년 11월 밤 10시 50분 목포행 완행열차 안. 다음 날 오전 10시 50분에야 도착하다보니 젊은이들이 지루했나 보다. 수원역 부근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자 공안원이 제지하고 있다. 당시는 지금보다 먹고사는 게 어려워 열차 승객의 60%가 완행열차를 이용했다. 특히 야…
1979년 5월, 모내기가 한창인 전북 고창의 논두렁에서 어머니가 누나 등에 업혀 온 아이에게 선 채로 젖을 먹이고 있다. 흙 묻은 손을 닦을 새도 없이 바삐 논으로 돌아가야 했을 어머니는 딸에게서 아이를 덥석 받아 안을 여유도 없었을 테다. 투박한 손으로 두 아이를 감싸곤 하염없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