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소방장(42)은 올해로 경력 12년차 소방관이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화마(火魔)와 사투를 벌이는 생활을 10년 넘게 해오고 있다. 이제는 주변에서 ‘베테랑’ 소리를 들을 정도다. 그에게는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 소방관 생활 내내 꿈꿨던 일이지만 한 번도 실현되지 않았다…
#장면 1 2006년 8월 1일, 국회 교육위원회. 노무현 대통령이 임명한 김병준 교육부총리에 대해 제자 논문 표절, 논문 중복 게재, 연구 실적 부풀리기, 연구비 중복 수령 의혹이 불거져 긴급 상임위가 소집됐다. 한나라당(당시 야당) 주호영 위원이 공세를 취했다. …
이름만 대면 알 만한 한 금융회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 회사는 수익이 급격히 나빠짐에 따라 인력 구조조정을 하기로 결정했다. 희망퇴직자 모집 공고가 발표되자 노조는 전국의 직원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았다. 인력 감축에 반대하는 결의를 다지기 위해서였다. 회의가 시작되자 한 30대 …
한국의 재벌 기업들이 직면한 현안 가운데 가장 파괴력이 큰 이슈는 승계 문제, 그중에서도 가장 민감한 사안은 역시 세금 문제다. 개인이 보유한 회사 지분을 타인에게 양도 혹은 상속하려면 최고 50%의 세금을 내야 한다. 현금이 없다면 주식을 팔아서라도 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경영권의…
2011년 서울의 한 교회에서 녹화된 동영상 파일이 정국을 흔들고 있다. 싸이의 신곡 뮤직비디오보다 재미없지만 의미 있는 1시간짜리 동영상이다. 포털에서는 문창극 풀영상이라는 키워드로 분류돼 있다. 총리 후보자인 문창극 장로가 교인들을 상대로 특강하는 모습이다. 동영상에는 후보자의 역…
지난달 14일 개봉한 영화 ‘인간 중독’. 15일까지 관객 143만 명이 들었다. 비교적 흥행에 성공한 영화이지만 평단에서는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평단의 반응과 달리 기자는 이 영화에서 건질 게 있었다. 그래서 두 번 봤다. 1960년대 군인 관사라는 독특한 분위기를 그려낸 미술…
박근혜 대통령이 KBS 이사회가 올린 길환영 사장 해임 제청을 수용했다. KBS 뉴스 시간은 이미 정상화됐다. 시청자 눈에는 KBS 파업 사태가 일단락된 듯 보일 수 있다. 그런데 KBS 이사회가 ‘공정 방송’ 실현의 주요 자양분이 될 사안을 빠뜨려 안타깝다. 이사회는 9일 길 사…
올 초 집 근처 자주 다니던 주유소 한 곳이 문을 닫았다. 주변 다른 주유소에 비해 L당 휘발유 가격이 50원가량 싸서 늘 손님이 끊이지 않던 곳이다. 알아보니 가짜 석유를 팔다 적발된 것이 폐업 이유였다. ‘싼 게 비지떡’이라더니…. 차에 연료 부족 경고등이 떠도 일부러 그 주유소를…
“우리 팀은 하나예요, 하나.” 뭐가 하나란 말인가. 귀가 솔깃했다. 지난달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가 한창이던 목동구장. 쉬는 시간에 담배 한 대 피우던 프로야구 NC 스카우트가 말을 이어갔다. “NC 선수단은 감독님 말만 따르면 돼요. 사장님이 간섭하는 일이 없어요.” …
기사를 보고 눈물이 났다는 얘기를 들은 건 실로 오랜만이었다. 지난달 22일 동아일보 내러티브 리포트를 통해 제주도의 모녀 사연을 소개한 후였다. 주제는 추락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딸과 초등학생 손녀를 돌보며 어렵게 메로(심해에 사는 흰 살 생선) 식당을 운영하는 여사장 이야기였다. …
‘헉, 이렇게 많이 사라졌나.’ 얼마 전 옛날 기사를 검색하다 깜짝 놀랐다. 기자는 지금으로부터 6∼7년 전인 2007, 2008년에도 지금처럼 정보기술(IT) 분야를 담당했다. 그런데 최근 당시 기사의 주인공이었던 기업들이 상당수 사라졌다는 걸 알았다. 정말 물리적으로 사라졌든,…
정치인의 말은 삼겹살과 같다. 겉으로만 판단해선 안 된다. 속을 들여다봐야 한다. 맥락을 잘못 짚으면 엉뚱한 기사를 쓰기 십상이다. 부끄럽지만 솔직히 고백해야겠다. 필자는 이번에 제대로 잘못 짚었다. 이정현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의 사의 표명을 두고서다. 엊그제 한 언론이 이 사실…
실연이나 사별(死別)의 고통을 이겨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으로 사람들은 ‘망각(忘却)’을 꼽는다. 아픈 기억을 잊어버리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망각은 신의 선물’이라는 말까지 있을까. 특히나 요즘처럼 정보가 쏟아지는 세상에서는 적당한 망각이 경쟁력이 될 …
‘바운티 헌터(Bounty Hunter).’ 범죄자를 잡는 민간인 현상금 사냥꾼을 말한다. 19세기 서부 개척시대 미국 정부는 흉악범을 잡느라 골머리를 앓았다. 국토는 광활한데 치안 인력이 부족했다. 결국 미 정부는 범인을 검거하거나 사살하는 사람에게 돈을 주기 시작했다. 1873년에…
첫 월급을 받던 그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대학생 티를 채 못 벗은 병아리 수습기자 시절, 통장에 들어온 첫 월급에 감개무량했다. 부모님께 드릴 선물을 사고 친구들에게 한턱냈는데도 수십만 원이 남았다. 신문 경제면을 펴니 마침 필요한 기사가 눈에 띄었다. 제목은 ‘새내기 직장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