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했다. 사는 곳과 관계없이 그 자리에서 투표용지를 출력해주는 시스템은 획기적이었다. 부재자투표제는 예전에도 있었지만 사실 번거로웠다. 새로운 제도의 도입으로 이젠 어디서나 쉽게 투표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민주주의 선거제도가 도입된 이래 신분 차별…
북한 노동신문은 세월호 참사 발생 사흘 뒤인 4월 19일 CBS와 MBC방송을 인용해 “학생들과 교원 등 470명이 타고 있던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했다”고 짤막하게 보도했다. 하지만 20여 일이 지난 이달 13일부터 사진을 늘려 매일 1∼8장씩 게재하고 있다. 사진은 해양…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 오른쪽 옆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산 끝까지 올라가면 나오는 두 동짜리 아파트. 안대희 전 대법관은 1989년부터 올해 2월까지 25년을 이 아파트 1층에서 살았다. 안 전 대법관이 올해 3억4500만 원에 49평(163m²)짜리 이 집을 팔았으니 서울 시내에…
요즘 미국에서 ‘아마존’이 난리다. 여기서 아마존은 월드컵이 열리는 나라에 있는 그 아마존이 아니고, 컴퓨터를 켜면 나타나는 아마존이다. 맞다. ‘없는 것 빼고 모든 것을 다 판다’는 수식어를 갖고 있는, 세계 최대의 온라인 마켓 아마존닷컴이 미국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는 것이다…
“어, 딸기가 시들었다∼!” 자신이 터뜨린 고함은 베란다에 남겨두고, 일곱 살배기 아들은 ‘최고의 속도’로 화장실로 뛰었다. 잠시 후 조심스레 들고 나타난 건, 물뿌리개. 시든 딸기 잎에 물을 뿌리고, 그 옆 토마토에도 나눠 준 뒤에야 안도의 미소를 날렸다. 옹색한 베란다에 딸…
제6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전반기 왕중왕전이 서울고의 개교 첫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를 지켜본 원로 야구인은 “서울고가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정상에 올랐다”고 말했다. 서울고는 야구부에 대한 학교와 동문회의 지원이 가장 확실한 학교인데 무슨 소리일까. 그가 지…
검찰 고위직을 지낸 한 법조인이 들려준 얘기다. “내 아이큐가 130이라면 그분은 170은 될 것이다. 그분의 말은 그대로 옮기면 바로 글이 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런 말을 했다. “나이가 들면 아무래도 총기가 흐려진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은 분이 있다. 얼마나 현안 파악…
“왜 막지 못했나?”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 사회를 뒤덮은 말이다. 규정보다 많은 짐을 실은 해운사, 위험을 알고도 방치한 ‘관피아(관료+마피아)’ 조직, 승객을 버리고 도망친 선장과 승무원, 초동 대처에 실패한 해경, 허둥댄 정부…. 원망의 화살은 곳곳을 향했다. 우리는 스스로에…
얼마 전 일본으로 유학을 떠난 후배에게서 반가운 전화를 받았다. 직장을 그만두고 제빵 기술을 배우러 떠난 그는 일본어에 까막눈인 자신의 좌충우돌 일본 적응기를 실감나게 풀어놓았다. 그중 재미있었던 것이 유학자금 일부를 펀드에 투자하기 위해 은행에 다녀온 일화다. 일본어를 잘하는 친…
19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한마디로 ‘적폐(積弊·오랫동안 쌓인 폐단)’를 향한 전쟁 선포였다. 해양경찰청의 해체, 안전행정부 및 해양수산부의 조직·기능 축소 등은 가히 파격적이다. 관피아(관료+마피아) 등 퇴직 공직자의 낙하산 취업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 방침도 예상을 뛰…
2012년 초 대통령선거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 참모들은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선거 슬로건으로 쓸지를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대선 막판에 그 슬로건을 선택하기는 했지만 박 대통령은 여성 대통령 슬로건을 전면에 내세우는 걸 부담스러워했다. 여성성을 부각시키는 것이 전…
‘우간다(우리는 지금 유럽으로 간다) 여행’이란 말이 있다. 기자와 같은 ‘응답하라 1994’ 세대, 즉 1990년대 초중반 학번들이 여름방학에 서유럽을 여행할 때 지침서 역할을 했던 책에서 유래한 말이다. 우간다 여행에서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은 “중국인? 일본인?”이었다. 대부분 한…
한 달 전쯤의 일이다. 독자가 “억울한 일이 있다”며 만나자고 했다. 70대인 그는 서류뭉치를 한 아름 들고 본사 근처까지 찾아왔다.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목소리의 톤이 높았다. “구경도 못한 돈 500만 원을 무슨 수로 갚으라는 말입니까.” 사연은 딱했다. 5년 전 어느 날 휴대전…
왕이 예술가가 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은 사진 애호가다. 서시베리아 토볼스크 시의 크렘린을 항공 촬영해 2010년 자선경매에 내놓은 사진이 우리 돈 약 20억 원에 팔렸다. 당시 사진을 산 사람은 러시아 유명 펄프업체 사장이었다. 블라디미르 …
미국 사람들은 자전거 헬멧(안전모)을 정말 열심히 챙겨 쓴다. 한적한 주택가와 공원에서 자전거를 탈 때도 헬멧은 거의 필수다. 어린이들은 반드시 헬멧을 착용하도록 규정한 자치단체도 많다. 역시 선진국이라 시민들이 철저한 안전의식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대서양 건너 네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