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담당 기자를 하면서 ‘대입 3년 예고제’라는 단어를 기사에 얼마나 많이 써왔는지 모른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또 교육부 수장이 바뀔 때마다 늘 3년 예고제 약속이 나왔고, 언론은 일말의 기대를 담아 이를 보도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 기사를 쓸 때도 마찬가지였다. 하…
국내 3대 연예기획사의 하나인 JYP의 수장 박진영이 한 TV 프로그램에 나와 “아직 집과 차가 없다. 나는 물욕이 없는 사람이다”라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다른 프로그램에선 전세로 사는 2층 저택을 소개했다. 넓은 정원에 농구장과 헬스장까지 갖춘 이 집의 전세금은 굳이 그가 말…
올해 한국인이 해외 인터넷쇼핑몰에서 직접 구매한 규모가 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데는 기자도 한몫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우유병, 옷, 장난감 등 유아용품을 해외 인터넷쇼핑몰에서 샀다. 한국 판매가보다 절반가량 싼 제품을 발견할 때면 알뜰쇼핑을 한다는 뿌듯함과 그동안 바가지…
대학 선배가 11년 전 작은 음식점을 열었다. 가게 이름이 어느 정도 널리 알려진 뒤 한 직원이 똑같은 메뉴로 비슷한 상호의 가게를 차렸다. 세 음절 단어 두 개로 구성된 원래 상호에서 뒤의 단어만 같은 어감으로 살짝 바꿨다. 전국 100여 개 가맹점을 거느린 프랜차이즈 업체 사장이 …
지적장애인이나 자폐장애인을 고용해 명함과 인쇄물을 제작하는 장애인 기업 베어베터의 이진희 대표는 며칠 전 취직을 위해 찾아온 장애인 10명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의 고시를 개정하면서 더이상 장애인 직원을 뽑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자…
프로스포츠 구기종목에는 ‘신고(申告) 선수’라고 불리는 이들이 있다. 팀이 등록할 수 있는 선수는 제한돼 있는데 그 속에 포함되지 못한 선수들이 신고 선수다. 각 구단이 ‘등록 선수 외에 이런 선수들도 있다’고 신고만 하면 돼 그런 이름이 붙었다. 예전에는 연습생이라고 불렀다. 계약금…
도청을 당하고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린 경험이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갑작스럽게 알려진 2011년 12월 말. 급하게 중국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로 파견됐다. 북-중 국경의 현황을 전하고 탈북자를 접촉하기 위해서였다. 중국 당국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외국 기자들의 일…
최근 20대 ‘아이돌’ 스타를 자주 만났다. 6일 개봉한 영화 ‘동창생’의 주인공인 그룹 빅뱅의 최승현(탑). 그는 영화에서 눈빛으로 말하는 간첩 역할을 맡았다. 선 굵은 그의 연기가 눈여겨볼 만했다. 만나보니 최승현은 영화 속 인물처럼 진중한 분위기였다. 말수는 적지만 기자의 질…
요즘 신의 직장은 공기업, 국책연구기관 같은 곳이 아니다. 구직자들이 선망하는 직장을 최근 가장 구체적으로 구현해 보인 한 기업의 예를 들어볼까. 사내 수영장과 호텔급 식당, 가족 해외여행 지원 등 꿈의 복지로 큰 주목을 받았던 국내 정보기술(IT) 기업 제니퍼소프트. 이 회사가 정한…
미국에서 가장 무서운 차는 뭘까. 경찰차? 미국 연수생이나 유학생들은 농반진반(弄半眞半)으로 노란색 스쿨버스라고 이야기한다. 주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스쿨버스 관련 교통 벌점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특히 학생들의 승하차를 위해 멈춰 선 스쿨버스를 추월하면 엄격한 처벌을 받는다. 몇…
최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선 공기업들의 부실 해외 자원개발 사업이 논란이 됐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미래를 내다보고 추진해야 할 해외 자원개발 사업이 충격적일 만큼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는 2009년 캐나다 하베스트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 회사…
“왜들 다 저보고 하라고 하세요. 아무 길도 보이지 않는데….” 2011년 12월 박근혜 대통령은 당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한 인사의 건의에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수능 날이면 관공서 출근 시간을 늦추고 비행기 이착륙을 통제하는 나라. 이 사회에서 대입 시험이 갖는 의미는 무겁고 무섭다. 수능은 12년간 달려온 레이스를 단 하루에 평가받는 절차이므로 사실 실력뿐만 아니라 운이 중요하다. 시험 당일의…
2007년 10월 세계 최고 명문 미국 하버드대가 역사학자 드루 길핀 파우스트 교수를 새 총장으로 맞이했다. 세계 언론이 ‘하버드의 첫 여성 총장’이라고 대서특필하자 파우스트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나는 하버드대의 여성 총장이 아니라 그냥 ‘하버드대 총장’입니다.” 올해 …
얼마 전 한 시중은행 부행장으로 승진한 A 씨와 식사를 함께했다. 은행원 생활의 절반 이상을 영업 일선에서 보낸 자타 공인 영업통이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A 부행장은 영업 현장의 전설(?)을 자랑스레 얘기했다. “하여간 그 시절에는 단돈 10원이라도 예금 더 끌어오는 놈이 최고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