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Pittsburgh Pirates)의 홈구장 PNC파크는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야구장으로 꼽힌다. 앨러게니강 북쪽에 자리한 PNC파크는 ‘로베르토 클레멘테 브리지’로 남쪽의 다운타운과 연결된다. 팬들은 다운타운에 차를 세워두고 이 다리를 건너 경기장에 입…
“축하는 드리지만, (방송에선) 안 봤으면 좋겠어요.” 지금껏 봤던 가장 묘한 댓글이 아닌가 싶다. 짧은 문장 한 줄에 이토록 섬뜩하게 벼린 ‘정색’이 담겨 있다니. 그것도 높임말로. 싫어도 정말 싫나 보다. 기사는 별것 아니었다. 연예인 S 씨가 득남했다는 소식. 경사스러운 …
동아일보 교육면에 ‘우리 학교에서는’이란 코너가 있다. 얼마 전 한 명문고 학부모가 이 코너에 실어 달라며 기고문을 보내왔다. 학부모회 회장이라 밝힌 그는 “우리 학교의 아름다운 봉사활동 이야기를 소개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읽다보니 실은 학교 이야기라기보다 자신의 자녀가 그 학교에서…
서울시를 포함해 시도 등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민의 손으로 단체장을 선출한 것은 1995년부터다. 그전에는 국가에서 정해 내려 보내는 관선시장, 도지사였다. 내년 6월에는 민선 7기 지방선거가 열린다. 서울시의 민선 시장은 31대 고건(1998∼2002년), 32대 이명박(2002∼20…
두 달 전 일이다. 한 정부 관계자와 정부의 대북 ‘레드라인(한계선)’과 관련해 언쟁을 벌인 적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어설 경우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알 수 없다. 북한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지 않기를 바…
“대표님, 저 장가 좀 보내주세요.” 지식플랫폼 기업인 에스티유니타스의 윤성혁 대표(37)는 지난해 한 직원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 이 직원의 부탁 요지는 “회사가 성장했지만 외부에서는 아는 사람이 없어 여자친구 부모에게 회사를 소개하기 힘들다. 회사 홍보 좀 해달라”는 것이…
‘국민타자’ 이승엽(41·삼성)과 이별할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삼성은 10개 팀 중 9위에 머물고 있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는 힘들다. 등번호 36번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 이승엽’을 볼 수 있는 건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얼마 전부터 삼성의 마지막 방문경기를…
“종교는 있으세요?” 아, 이렇게 맑고 뻔할 수가. 물론 예상은 했다. 종교 담당이니 취재원이라면 당연히 물어보리라. 신부와 목사, 스님, 이맘…, 모두가 그랬다. 종교란 영역을 표시하는 ‘시그니처(signature·서명)’ 같은 느낌? 괜히 쭈뼛거리다 먼저 털어놓은 적도 있다. …
서울 인왕산 둘레길을 걷다 보면 청와대가 멀리 내려다보이는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 발밑으로는 작은 동네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다. 청운동, 효자동, 누상동, 누하동, 옥인동, 사직동, 체부동, 필운동, 내자동, 내수동…. 옛 동네의 모습을 아직 간직한 곳들이다. 청와대 근처라 경호 목적…
15일 오후 11시 반,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택시 승차 거부를 당했다. ‘예약’ 불이 켜진 택시가 목적지를 듣고 가버리길 몇 번, 빈차가 지나가기에 목적지를 말하지 않고 일단 탔다. (경기 고양시) 삼송으로 가달라고 했다. 택시기사가 되물었다. “(서울 강남구)삼성요?” “아니 …
“억류된 첫날부터 풀려날 때까지 혼자서 2757끼를 먹었다.” 북한에 2년 반 동안 억류됐다가 풀려난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는 13일 이렇게 밝혔다. 기약 없는 미래에 대한 극심한 불안과 외로움 속에 매 끼니가 생쌀을 씹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버텨냈고 결국 자유를 얻었다…
교육부가 두 개의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을 10일 내놨다. 일부 과목만 절대평가하는 1안과 전 과목을 절대평가하는 2안이 그것이다. 개편안 브리핑에서 교육부는 “국민 의견을 물어 1안 아니면 2안으로 결정할 것”이라며 “‘믹스(절충)안’은 없다”고 했다. 국민은 무엇도 정답이 아니라고…
중앙부처 고위 공무원인 A의 말에 한때 현혹됐다. 2015년 A는 만날 때마다 통일 시대에 대비한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그가 추진하는 B사업이 실현되면 통일이 손에 잡힐 것 같을 정도였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은 대박’ 발언이 약효를 발휘하던 때이긴 했다. 그렇더라…
최근 사석에서 한 여성 경영인을 만났다. 나름 ‘유리 천장’을 깼다는 평가를 받는 분인데, 어렵사리 들은 속내는 영 딴판이었다. 한마디로 위로 갈수록 더 외롭더란 얘기다. “물론 예전보단 양성평등이 훨씬 나아졌죠. 여성 상사라고 가벼이 여기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지시를 내리면 성별…
최고 지성 집단인 대학에 이런 수식어를 붙이게 될 줄은 몰랐다. 현 중3 학생이 대학입시를 치르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절대평가가 도입되는데 내신에는 상대평가가 유지돼 혼란이 예상된다. 수험생은 더 치열한 내신 준비에 시달리고 대학은 변별력 잃은 시험 답안지로 합격생을 골라…